과천, 세종시 원안추진 호재?
[머니투데이 장시복기자][청사 이전시 개발계획 가시화 등 인센티브 기대]
"'과천=정부청사'라는 인식은 이미 옛날 얘기죠. 청사와 인근 집값의 상관관계는 거의 사라졌다고 보면 돼요."
지난 22일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 국토해양위 상임위에서 부결되면서 원안 추진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논란의 당사자인 정부청사가 위치한 경기 과천 일대 부동산시장은 잠잠하다. 오히려 청사가 이전되면 인센티브가 주어져 호재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올들어 과천은 재건축 위주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 과천의 전체 아파트값은 지난해 말 대비 2.08% 떨어졌다. 거래도 2분기 들어 급감했다.
부동산114 이호연 과장은 "과천 부동산시장은 지난 3월 이후 매수세가 줄어들고 거래도 감소하면서 약세를 보였다"며 "다주택자 매물이나 대출부담으로 인한 물건이 조금씩 나오면서 가격이 하향 조정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4월 말 과천 주공1·6·7·9단지 등 4개 단지가 안전진단을 통과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시장 침체에다 경기도가 같은달 초 '2020 과천시 도시주거 환경정비 기본계획안'을 승인하면서 재건축 용적률을 당초 과천시 안(200~250%)보다 낮은 140~150%로 통보한 영향이다.
국토부가 발표한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올 1월 초 주공7단지 전용 74㎡는 8억9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말에는 8억1000만원으로 1억원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공4단지 60㎡도 올 1월 5억2000만원에서 지난달 4억8500만원으로 하락했다. 지난달 신고분 기준 거래량도 과천을 통틀어 5건에 불과했다.
6·2 지방선거 이후에도 간간이 나오는 급매물 위주로만 거래가 이뤄지는 형국이다. 여인국 과천시장 당선자는 "(재건축 용적률 상향에 대해) 재차 도에 건의할 계획"이라며 "주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안을 이끌어내겠다"고 밝혔지만 반응은 없다.
이렇게 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지자 이번 세종시 원안 추진, 즉 청사 이전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D공인 관계자는 "과천 집값은 강남 집값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며 "재건축 용적률과 대출규제 등의 변수 영향이 크지 세종시 문제의 직접적 영향은 적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정부부처 이전이 결정됐을 당시에도 과천 집값하락에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실제 이로 인한 변화는 없었다"고 전했다. 과천은 행정도시 이미지가 강하지만 실제 이 지역 경제의 청사 의존도는 낮다는 것이다.
앞서 2006년 세종시 추진 당시 한국토지공사가 정부 용역을 받아 제출한 '과천청사 종전부지 활용방안 수립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청사 이전시 과천 거주 공무원(448명)이 이주할 경우 가구 감소율이 1.83%에 불과해 집값은 0.12% 소폭 하락에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오히려 청사 이전시 개발계획이 가시화되는 등 인센티브가 주어지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나온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청사가 이전하면 그 자리를 공동화되게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며 "강남 배후지인데다 청사 자리가 기업·문화·과학시설 등으로 활용된다면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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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복기자 sibok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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