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연속 가을야구' LG, 올해가 우승 도전 적기인 이유

양형석 2025. 3. 1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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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개막특집 10개 구단 전력분석 ⑧] 한국시리즈 우승 노리는 LG 트윈스

[양형석 기자]

 9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프로야구 시범경기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를 찾은 관중이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 연합뉴스
KBO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팀은 12번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12번의 우승을 차지한 KIA 타이거즈지만 최근 가장 꾸준한 성적을 올리고 있는 팀은 단연 LG 트윈스다.

LG는 2019년째부터 6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을 포함해 2013년부터 최근 12년 동안 무려 9번이나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2000년대의 암흑기에서 벗어나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리는 강팀으로 변모한 것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LG가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것은 29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던 2023년이 유일했다. 매년 좋은 성적을 올렸음에도 정규리그 우승에는 한 발 모자랄 때가 많았고 가을야구에서도 한국시리즈의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했다는 뜻이다. 지난해에도 정규리그 3위에 올라 준플레이오프에서 kt 위즈를 꺾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삼성 라이온즈에게 1승3패로 패배해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시리즈 2연패에 실패한 LG는 2024시즌 정규리그 9승을 따냈던 선발투수 최원태(삼성)가 팀을 떠났지만 불펜투수 2명을 영입하면서 전력을 강화했고 빅리그 6년 경력의 새 외국인 투수가 가세했다. 김현수를 비롯해 박해민·오지환·박동원 등 핵심 선수들이 점점 나이를 먹고 있는 LG는 팀이 본격적인 세대교체에 들어가기 전에 한 번 더 우승에 도전해야 하는데, 2025년은 그 적기로 꼽히고 있다.

[투수진] 유영찬 없는 2025년 LG의 새 마무리는?

LG에는 2019년부터 LG 유니폼을 입고 6년 간 활약하며 2022년 다승왕과 2023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비롯해 73승46패 평균자책점3.25의 성적을 올린 '잠실예수' 케이시 켈리가 있었다. 켈리는 지난해 19경기에서 5승8패4.51로 기복을 보였고, LG는 그해 7월 외국인 투수를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로 교체했다. 에르난데스는 가을야구에서 불펜 투수로 변신해 1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에르난데스와 총액 130만 달러에 재계약한 LG는 13승을 올렸던 좌완 디트릭 엔스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베네수엘라 출신의 우완 요니 치리노스를 총액 100만 달러에 영입했다. 빅리그 6년 동안 3개 팀을 거치며 20승17패4.22의 성적을 기록한 치리노스는 빅리그에서도 44번의 선발 등판 경험이 있을 정도로 선발에 특화된 선수로 올 시즌 에르난데스와 원투펀치로 활약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LG가 엔스와의 재계약을 과감하게 포기할 수 있었던 이유는 2024시즌을 통해 좌완 에이스가 될 수 있는 손주영이라는 좋은 투수를 발굴했기 때문이다. 시범경기에서도 8이닝1실점으로 호투한 손주영은 올 시즌 활약이 기대된다. 여기에 어느덧 LG 선발진의 맏형이 된 임찬규가 올해도 변함없이 믿음직한 투구를 선보일 예정이고 군복무를 마친 좌완 송승기가 시즌 초반 5선발로 낙점됐다.

LG는 팀 내 최고령 투수 김진성(27홀드)을 제외하면 두 자리 수 홀드를 기록한 선수가 없었을 정도로 허리가 다소 빈약했다. 염경엽 감독이 가을야구에서 선발로 영입했던 에르난데스를 불펜으로 돌렸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게다가 LG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면서 26세이브를 기록했던 유영찬은 2024년 12월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사실상 올 시즌 전반기까지 1군 복귀가 쉽지 않다.

LG는 지난해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에 힘을 보탰던 장현식을 4년 총액 52억 원에 영입해 마무리 투수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장현식은 스프링캠프 도중 오른쪽 발목 염좌로 조기 귀국했고 시범경기에서도 끝내 등판하지 못했다. 만약 장현식이 정규시즌 개막까지 몸 상태가 완전히 올라오지 못하면 LG는 시즌 초반 시범경기 5경기 무실점을 기록한 루키 김영우가 뒷문을 지킬 수도 있다.
 2025 시즌 LG 트윈스 예상 라인업 및 투수진
ⓒ 양형석
[타격] 출루율왕이 나가면 타점왕이 쓸어 담는다

LG는 2010년대 중반부터 잭 한나한과 제임스 로니, 아도니스 가르시아, 토미 조셉, 저스틴 보어, 리오 루이즈, 로벨 가르시아 등 외국인 타자의 부상과 부진으로 고전한 바 있다. 하지만 2023 시즌을 앞두고 계약했던 외국인 타자 아브라함 알몬테(올메카스 데 타바스코)가 메디컬 테스트에서 탈락하면서 대체 선수로 영입했던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 2023년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끄는 대반전을 일으켰다.

2023년 타율 .313 23홈런95타점에 이어 다음해에는 타율 .319 32홈런132타점99득점으로 타점왕과 함께 2년 연속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오스틴은 총액 17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LG와 3년 연속 동행을 이어가게 됐다. 오스틴은 시범경기에서도 8경기에 출전해 타율 .304(23타수7안타)1홈런7타점으로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면서 올 시즌에도 LG의 중심타자로 맹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사실 LG에서 오스틴 만큼, 어쩌면 그 이상으로 공헌도가 높은 선수가 바로 LG의 '돌격대장' 홍창기다. 2023년 타율 .332 174안타 출루율 .444를 기록한 홍창기는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이 도입된 지난해에도 타율 .336 176안타 출루율 .447를 기록하며 2년 연속 출루율 타이틀을 차지했다. 어느덧 6억5000만 원의 고액연봉을 받는 스타가 된 홍창기는 올 시즌에도 중심 타선에 많은 타점 기회를 만들어줄 것이다.

양 코너 외야를 돌면서 96경기에서 타율 .315 96안타48타점47득점13도루의 알토란 같은 활약을 선보인 문성주는 스프링캠프에서 허리통증으로 오키나와 캠프 연습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문성주는 지난 시즌 전반기에 타율 .337 44타점41득점으로 맹활약했다가 후반기 복사근 부상으로 18경기에서 타율 .208 4타점6득점으로 침묵했는데 올해 풀타임 활약을 위해선 건강과 체력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2022년과 2023년 시범경기에서만 9홈런20타점을 기록하며 야구팬들을 놀라게 했던 송찬의는 최근 2년 동안 1할에도 미치지 못하는 타율로 무홈런에 그치며 LG 팬들을 실망 시킨 바 있다. 송찬의는 올해도 시범경기에서 타율 .261(23타수6안타)5타점2득점으로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염경엽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는데 '시범경기의 사나이' 송찬의가 정규시즌에서 폭발한다면 LG 타선은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다.

[주목할 선수] LG 불펜에 힘 보탤 베테랑 투수

마무리 유영찬은 팔꿈치 수술로 전반기 복귀가 불투명하고 '52억 투수' 장현식도 스프링캠프에서 당한 발목 부상 여파로 실전감각이 부족하다. 베테랑 김진성은 어느덧 만 40세의 노장 투수가 됐고 홀드왕 출신 정우영은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할 예정이며 강속구 투수 김영우는 아직 공식 데뷔전조차 치르지 않은 신인이다. 양적으로는 결코 부족함이 없는 불펜이지만 그만큼 불안 요소도 많다는 뜻이다.

LG는 여러 변수를 대비해 보험(?)을 하나 들어 놓았다. 2024년 12월 계약 기간 3+1년, 총액 14억 원의 조건에 영입한 베테랑 불펜투수 김강률이다. 지난 2007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두산에서만 18년 동안 활약했던 김강률은 통산 448경기에 등판해 26승14패46세이브56홀드3.81을 기록했다. 특히 2021년에는 두산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3승21세이브3홀드2.09로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올린 바 있다.

1988년생으로 양현종(KIA 타이거즈), 김광현(SSG 랜더스), 이용찬(NC 다이노스) 등과 동갑내기인 김강률은 30대 중반을 훌쩍 넘긴 노장이지만 지난해에도 53경기에 등판해 2승2패1세이브12홀드3.00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해줬다. 물론 적지 않은 나이지만 30대 이후에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렸을 정도로 전성기가 늦게 찾아왔고 구종은 비교적 단순하지만 묵직한 속구를 앞세워 불펜에서 쓰임새가 많은 투수다.

물론 만 36세의 김강률이 올 시즌 장현식과 김영우 등을 제치고 LG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할 확률은 높지 않다. 하지만 불펜 투수로서 워낙 경험이 많고 구위도 살아있어 부상만 없다면 중간계투 또는 셋업맨으로 충분히 제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불펜투수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로 유명한 염경엽 감독이 베테랑 불펜투수 김강률을 어떤 보직에 배치해 마운드의 전력을 극대화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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