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향해 문 열었던 프란체스코 교황 선종에 부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사실 교황이 내 가족은 아니지 않나? 그렇지만 이 죽음이 우리를 흔드는 것은 사람의 유한함이 여기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무거운 책임, 흘러가는 시간, 미지의 길에 대한 불안이 교차할 때 교황은 무엇에 의지했을까? 어쩌면 프란체스코 교황은 권위의 정점에 선 것이 아니라 신앙의 절정을 살았을 것이다.
그 믿음과 믿음을 통한 봉사가 교황의 죽음을 "다르게" 만든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박철순 기자]
|
▲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2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위치한 대성당 제단 앞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진이 준비되어 있다. 2025.4.22 |
ⓒ 연합뉴스 |
하느님의 축복 안에서 모든 사람은 춤을 추며 삶을 누리며 살아간다. 크고 작은 어려움과 상처들이 있지만 살아 있다는 것은 기쁨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그 기쁨은 불쑥 다가오는 죽음 앞에서 한계를 드러난다.
삶은 그래도 지속된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내일 아침에도 졸린 눈을 부비며 일어나 아침 한 숟가락을 뜰 것이고, 출근길은 인파로 덮일 것이다.
성당을 가는 발걸음이 특별히 무거울 것도 없다. 사실 교황이 내 가족은 아니지 않나? 그렇지만 이 죽음이 우리를 흔드는 것은 사람의 유한함이 여기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죽음은 예외가 없다. 모두에게 공평하다. 교황이든 노숙자들 우리에게는 끝이 있다. 다만 삶이 그 죽음을 다르게 만들 뿐이다. 누군가는 권력에 도취해 쿠데타를 도모하고, 누군가는 횡령과 착취로 부를 쌓아 올릴 때, 프란체스코 교황은 세상을 향해 문을 열었다.
애초에 교회는 세상을 향해 열려 있는 게 당연하다고 믿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그것은 착각이다.교회에도 다른 모든 인간 집단 처럼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 특히 그것이 정신적인 것들이고 거룩하다고 여겨질 때 교회는 열린 듯 닫혀 있게 된다.
이 역설을 깨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아무것도 남지 않아도 하느님 한 분으로 기뻐할 소박함과 다른 세상을 향해 자신을 열 용기가 있어야 교회의 모순이 무너지게 된다.
프란체스코 교황은 오랫만에 그 길로 들어선 이였다. 그저 살아갈 뿐인 우리들에게도 쉽지 않은 길이라면 세계 교회의 수장이자 가장 거룩한 권력의 정점에 선 사람에게는 더욱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때로는 교황도 갈팡질팡 하거나 두려워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교회는 빠르게 변해야 하지만 동시에 더딘 사람들을 품고 가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므로 더욱 주저하고, 망설이는 날들이었을 것이다.
더 본질적이고 더 급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믿는 나는 매우 강하게 교황을 비판하기도 했다. 아시아의 변방에 처박혀 있는 골방 신학자는 아무것도 책임질 것이 없기에 화끈한 말의 잔치를 벌일 수 있었던 것이다.
무거운 책임, 흘러가는 시간, 미지의 길에 대한 불안이 교차할 때 교황은 무엇에 의지했을까? 어쩌면 프란체스코 교황은 권위의 정점에 선 것이 아니라 신앙의 절정을 살았을 것이다. 믿음이 없으면 그 모든 것을 어떻게 감당 했겠는가.
그 믿음과 믿음을 통한 봉사가 교황의 죽음을 "다르게" 만든다. 그의 죽음은 이제 역사가 될 것이다. 가톨릭 교회의 미래가 어떻게 이어질지 지금은 아무도 알지 못하지만 이 역사가 별처럼 빛나며 교회와 하느님의 백성을 인도할 것은 분명하다.
불안 속에서도 우리가 희망을 가지며, 목자를 잃은 슬픔 속에서도 기뻐할 수 있는 것은 하나의 역사가 우리를 미래로 이끌어 주기 때문이다. 그 역사에 프란체스코의 이름이 뚜렷하게 기록되어 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민의힘 주자들, 대한민국 대통령 되려는 사람들 맞나
- 내란 원인이 제왕적 대통령제? 틀렸다
- 특전사 대대장 작심 토로 "사람에 충성하지 않았다"... 졸던 윤석열 '깜짝'
- 김동연 "민주당 기득권 깨야...집권 후에 경제 대연정 필요"
- "인도로 돌진한 차에 치였고, 눈을 떴을 땐..." 그가 남긴 말
- "54만원 빌렸는데 이자율 15248%, 이런데도 대부업법 시행령 완화?"
- 법무부, 대선 전 '감찰' 알박기? "친윤검사 앉혀 사전작업 시도"
- [손병관의 뉴스프레소] 한덕수, 대선 6주 앞두고 출마 논리 '개발 중'
- [박순찬의 장도리 카툰] 바쁘다 바빠
- 국민의힘 경선, 낯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