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00 시대로"... '박스피'에 3년 전 목표 다시 꺼내든 이재명

류승연 2025. 4. 2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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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어 두 번째 주가부양의지 밝혀... "물적분할·주주권 침해 막겠다" 공약도

[류승연, 이정민 기자]

▲ 이재명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를 하고 있다.
ⓒ 이정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종합주가지수 5000시대'라는 자본시장 관련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 2022년 대선 당시에도 그는 같은 수치를 목표 삼았다.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코스피가 3000포인트를 넘지 못하고 박스권에 머무르자 다시 한번 주가 부양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아울러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실망해 떠나간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리겠다며 '이사의 주주충실 의무'를 회사에서 일반주주들에게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을 재추진하고, 모회사의 물적분할 시 일반주주들에게 자회사에 대한 '신주 우선 매수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5000피 시대 열겠다"... 상법 재추진 목표 내걸어

이 예비후보는 2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회복과 성장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종합주가지수 5000포인트 시대를 열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활성화가 국민의 건전한 자산 증식을 위한 가장 쉽고 빠른 길"이라며 "국민 대부분의 자산이 부동산인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며 "주주 이익 보호를 위한 상법 개정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사 충실의무를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은 이 예비후보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해부터 그의 역점 사업으로 분류됐다. '금융투자소득세' 논란 이후,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직접 상법 개정을 위한 토론회까지 주재했다. 상법 개정안은 이후 민주당 당론으로 지정돼 지난 3월 국회 문턱을 통과했으나 이달 초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뒤 재의결 절차에서 폐기됐다.

뿐만 아니라 이 예비후보는 "'쪼개기 상장' 시 모회사의 일반주주에게 신주를 우선 배정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기업의 '물적분할' 시 소액주주들이 입는 피해를 최소화할 목적이다. 실제 대기업들의 연이은 물적분할은 국내 증시가 투자자들로부터 신임을 잃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이밖에도 이번 공약에는 ▲상장회사의 '자사주 소각' 제도화 ▲집중투표제 활성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등 내용이 담겼다. 모두 일반 주주들의 입김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이 예비후보는 아울러 주가조작이나 시세조종을 막겠다며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한 번이라도 주가조작에 가담하면 다시는 주식시장에 발을 들일 수 없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리서치 센터장들 만나 "상법 개정할 때 왜 한마디 없나"

공약 발표의 연장선상에서 이 예비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금투협)에서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7명과 만나 "이번에 상법 개정에 실패했는데 최대한 빠른 시간 내 다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금투협을 향해 상법 개정 시 목소리를 내달라고도 촉구했다.

그는 서유석 금투협 회장을 향해 "상법 개정할 때 (왜) 아무 말도 없으시냐, 정말 이런 게 이해가 안 된다"며 "(상법 개정 반대는) 이기적인 소수의 저항일 뿐 당연히 바꿔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자리에서는 앞서 이 예비후보가 언급한 '5000피 시대'를 열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앞서 서 회장은 "(한국주식시장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 이하 기업이 많다는 건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며 "지금은 PBR 0.8이지만 이를 '더블'인 1.6정도로 만들면 5000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 밸류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밸류업 정책의 일관성을 강조하며 "코스피는 일종의 파이프다. 돈이 힘이 있어야 오르는 건데 서학개미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부동산, 코인 등 굉장히 많은 대체 투자가 늘면서 파이프의 기본 수압이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는 젊은이들에 IRA 계좌 참여 유도 (정책을 썼다)"며 "이밖에 주주환원율을 높이고 불투명한 지배구조 개선, 주주 사익 추구 금지, 회계 투명성 확보 등 누수가 생기지 않도록 막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리서치센터장들은 이 예비후보에게 다양한 요구사항을 내놓기도 했다. ▲전 정부 부처를 아우르는 '컨트롤타워' 설치 ▲AI 지원책 확대 ▲상장사의 사외이사 선임 조건 완화 ▲경영진에 대한 배당소득세 완화 등이다.

이 예비후보는 이날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코스피 5000시대' 관련해 "언제 될지를 정확히 예측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라면서도 "우리 자본시장에 비정상적인 요소만 제대로 걷어내도 특별한 변화 없이 3000포인트를 넘을 수 있다고 보고 여러 조치가 추가되면 장기적으로 5000포인트도 충분히 넘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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