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뉴스타파 기자 질문하자 "답 안 해" 퇴장..."윤석열과 뭐가 다른가"
기자 "특정 언론 입틀막 하나" 홍 캠프 대변인 "저희도 송구" 밝혔지만
"허위 왜곡에 절제된 거부" 해명에 "뭐가 허위? 반말이 절제된 거부인가"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기자들에 대한 답변 태도 논란을 낳아온 홍준표 국민의힘 경선 후보가 이번엔 기자가 매체명을 밝히자마자 질문도 듣지 않고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뭐가 다르냐, 입틀막 아니냐는 반발이 나왔다. 이에 홍 후보 캠프는 미디어오늘에 허위왜곡 프레임의 반복 탓이며 절제된 거부였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해당 기자는 무슨기사가 허위 왜곡인지 밝혀달라면서 절제된 거부를 반말로 하느냐고 재반박했다.
홍 후보는 16일 오후 캠프 사무실에서 경제정책 비전 발표를 한 뒤 질문을 받는 과정에서 문제적 태도를 보였다. 홍 후보가 “질문은 이병태 교수에 하라”고 하자 기자들 사이에서 “정치현안도 물어봐도 되느냐”, “후보님께 직접 답변 듣고 싶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홍 후보는 “그럼 모르는 건 옆에서 그럼 답변해도 되느냐”고 양해를 구한 뒤 “저분(기자)한테만 답변하고 나가겠다”고 하고, 질문을 받았다.
마이크를 얻은 기자가 “오늘 말씀 너무 잘 들었다. 저는 뉴스타파라는 언론사의 홍여진 기자라고 한다”고 소개하자, 질문도 하기전에 돌연 홍 후보가 질문을 끊었다. 홍 후보는 “됐어. 내 저(언론사에)는 답 안 해”하고 웃으면서 황급히 자리를 벗어났다.
이에 뉴스타파 기자는 “왜 입틀막을 하느냐, 그러시는게 어딨느냐. 질문 끝까지 듣고 가시라. 특정 언론사 질문만 회피하시는 게 어디있느냐”고 항의했다.
기자회견 진행을 맡은 MBC 아나운서 출신 이성배 대변인은 “경제 정책과 관련된 이야기 먼저 나누고, 뉴스타파 기자님 필요하시면 저에게 따로 요청 해 주시면 제가 후보님하고 이야기 나눠 보겠다”며 “너무 기분 나빠하지 마시고, 그 부분에 대해서 저희도 송구하다”고 상황을 정리했다.
최승호 뉴스타파 PD는 페이스북에 해당 영상을 첨부하고 “뉴스타파의 기자가 질문하자 나가버리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 이런 분이 대통령이 되겠다니... 윤석열과 뭐가 다를지”라며 “언론을 대하는 태도는 민주주의를 대하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최 PD는 “이 장면을 그저 해프닝이나 웃긴 장면으로 소비해서는 안 된다”며 “언론을 무시하는 정치인, 질문을 회피하는 정치인이 아무렇지 않게 대통령 후보로 행세하는 나라가 과연 민주주의를 할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캠프 이성배 대변인은 16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캠프 입장에서 봤을 때 악의적인 왜곡 또 허위 프레임이 반복되다 보니까 후보자가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지만 공정하게 보도하려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길 바람을 갖고 있다 보니 질문이 들어왔을 때 불편함을 내색할 수 있었다. 후보자도 사람”이라고 답했다.
'특정언론 차별이자 비민주적 태도'라는 비판에 이 대변인은 “캠프 입장으로서는 정치인에게 있어서 절제된 거부도 역시 표현의 자유에 포함된다”며 “비판을 피하지 않겠으나 왜곡된 선동에는 응답하지 않는 게 맞는다”고 답변했다. '윤 전 대통령과 뭐가 다르냐'는 최승호 PD의 비판에 이 대변인은 “그동안 보여온 왜곡 허위 프레임을 반복하는 매체의 입장에까지 논쟁에 뛰어드는 것은 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뭐가 악의적 왜곡과 허위 프레임의 반복이냐'는 질의에 이 대변인은 “그동안의 뉴스를 찾아보면 알 수 있다”고만 답했다.
이에 홍여진 뉴스타파 기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뭐가 대체 허위 왜곡 프레임이라는 건지를 이해를 못하겠다”며 “뉴스타파의 최근 명태균 게이트 홍준표 전 대구시장 관련 보도를 일컫는 것이라면, 구체적으로 뭐가 허위이고, 왜곡이 있다면 반론을 제기하라고 수차례 요청을 했는데, 반론권을 행사하지 않고 거부했다. 그래놓고 타언론에다 '허위 왜곡 프레임'이라고 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재반박했다. 홍 기자는 “허위 왜곡이라면 언제라도 무엇이 허위 왜곡인지 구체적으로 반박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홍 후보의 질문 묵살을 두고 홍 기자는 “어떤 질문을 할지도 모르고 들어보지도 않은 채 그렇게 나가는 것은 진짜 언론 자유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기자는 '절제된 거부'라는 이성배 대변인의 반론을 두고 “홍 후보의 행위는 절제된 거부라고 볼 수가 없었다”며 “반말로 '됐어'라고 했다. 국민을 통합하고 이끌겠다는 대선 후보가 생중계되는 언론 앞에서 반말을 했는데 그걸 절제된 거부라고 해명하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마저 질문하지 못한 내용은 서류 봉투에 넣어 공식 질의서로 전달했다고 전했다.
홍 기자는 “불편한 질문을 피할 거면 기자회견 할 필요가 없다”며 “기자가 무시당할 때 언론이 함께 좀 목소리 내주고 제대로 취재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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