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계엄 담화문 녹화' 주장 이상호 "사과"… KBS "매불쇼 삭제해야"

KBS, 2차 입장문 통해 매불쇼·고발뉴스TV 영상 삭제 요구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 사진=유튜브 '매불쇼' 갈무리

KBS 영상기자가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담화 영상을 녹화했다는 등의 의혹을 제기했던 이상호 기자가 본인 발언이 잘못됐다며 유감 표명과 사과를 했다. KBS는 관련 발언이 포함된 유튜브 채널 '매불쇼' '고발뉴스TV' 등 영상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이상호 기자는 지난 29일 유튜브 '고발뉴스TV' 방송에서 “'K사'라고 제가 취재를 했는데 아마도 KBS가 아니겠는가 생각했는데 저희가 최종 확인해보니 KTV가 송출한 게 맞다고 한다”며 “KBS 측에는 저희가 유감을 표시한다”고 했다.

이어 “잘못 발언한 게 또 하나 있었나보다. 그때 당시 박장범 사장이 내용을 지시했다고 하는데 명백한 오류다. 박장범 사장은 12월10일인가 내란 직후에 임명됐다”면서 “명백하게 방송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거 같다. 잘못된 거니까 명백하게 사과드린다. 12월4일 사장은 박장범이 아니라 박민”이라고 했다.

이 기자는 하루 전 지난 28일 '매불쇼'에 출연해 “(12월3일 밤) KBS는 특별방송이 있을 테니 파우치 사장(박장범 현 KBS 사장)이 스탠바이하라고 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기자들 출입금지여서 있던 기자는 못 나가게 하고 나갔던 기자는 못 들어가게 했다. 다 차단된 상황임에도 KBS 영상기자가 있었고 찍어서 송출했다”고 했다.

이 발언에 대해 지난 29일 “명백한 허위”라 밝혔던 KBS는 30일 추가 입장문에서 “허위 발언이 명백해진 만큼 해당 내용이 담긴 '매불쇼' '고발뉴스TV' 영상의 즉각적인 삭제 또는 수정을 요청한다. 아울러 유튜브 및 여러 SNS에서 허위 발언 부분만 잘라 만든 숏폼 콘텐츠 등도 즉각 삭제해 줄 것도 요청한다”며 “빠른 시일 내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영상의 삭제 또는 수정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담화는 오후 10시23분께 전국에 생중계됐다. 앞서 MBC가 보도한 한국정책방송원 KTV의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출 자료에 따르면 당일 대통령실 대외협력실 행정관이 오후 5시52분께 KTV 중계 담당 PD에게 국무회의 생방송 때처럼 카메라 1팀이 들어와 달라고 요구한 뒤 10분 만에 이를 번복했다가, 6시10분께 다시 '대통령실 전속 카메라 팀이 찍고 KTV는 망을 체크해서 필요 시 각 사에 전송만 해달라'는 요구를 했다.

KBS에선 계엄 당일 저녁 퇴근했던 통합뉴스룸국장(보도국장)이 급히 회사로 복귀하면서 방송 준비를 지시했다고 알려져 최재현 당시 국장과 박민 사장이 방송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최 국장이 '계엄 사전 인지' 의혹을 부인한 가운데 KBS 사측은 현재까지 별도 입장 발표나 조사를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