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안전판 흔드는 '관세전쟁'…'나스닥 올인' 서학개미, 비상구는?

배한님 기자 2025. 4. 16.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호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1팀 팀장
"달러, 더 이상 안전자산 아닐 수도"…분산 투자 강조
중국판 '안정화 펀드' 효과 확인…중국 시장 가능성↑
미중 투자 비중 7:3 추천…변동장에는 대표지수로
이호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운용1팀 팀장이 서울 종로구 미래애셋자산운용 본사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지난 2월 딥시크가 공개되면서 중국 테크주의 펀더멘털이 증명됐습니다. 지금은 관세 여파로 상하이도 홍콩도 지난해 9월 수준으로 조정을 받았습니다."

이호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상장지수펀드) 운용1팀 팀장은 지금 중국, 특히 홍콩의 항셍테크 기업에 투자할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 증시가 흔들리고 있는 시점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이 팀장은 국내 차이나항셍테크 ETF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는 순자산 1조원 규모의 TIGER 차이나항셍테크를 운용하고 있다.

이 팀장은 "변동 장세에 혼란의 수준이 심각하다"며 "단순하게 나스닥이나 S&P500 같은 미국 대표 지수, 차이나항셍테크에 7 대 3 비율로 장기 적립식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관심 종목에 중국 관련 상품을 포함시킬 때"라고 말했다.
트럼프 맞서 '국가팀' 꾸린 중국…증시 박스권 탈출 가능성↑
이 팀장은 트럼프 발(發) 관세 충격에 맞선 중국의 대응을 보고 지금이 중국 투자의 적기라는 확신을 얻었다. 국가 주도로 기업의 영향력이 제한됐던 모습이 사라졌다는 것. 그는 중국 상해·선전·홍콩 증시가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팀장은 "먼저 부유해진 뒤 공동부유(共同富裕)를 촉진하자"는 시진핑 중국 주석의 지난 2월17일 민영기업좌담회 발언이 그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날 좌담회에서 중국의 딥시크가 등장한 바 있다. 이 자리에는 중국 정부 견제로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던 알리바바의 마윈도 등장했다.

이 팀장은 "중국 정부가 공동부유를 강조하며 특정 기업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경계했기에 지금까지 중국 증시는 몇 십년째 박스권에 머물렀다"며 "이 때문에 사람들이 미국 나스닥, S&P500에는 투자해도 홍콩 항셍테크 투자는 망설였다"고 했다.

이 팀장은 중국 시장이 미국에 맞서기 위해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2기 전까지 경제 정책에 대해 '안정화', '리스크 억제' 등의 용어를 앞세웠는데, 지금은 '증시', '하락 방지' 등의 적극적인 표현이 늘었다는 것. 그는 "이제 중국은 민간기업을 활용해 미국과 싸워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했다.

이 팀장은 특히 "중국 토박이로 구성된 딥시크 팀을 통해 중국 정부가 혁신 기술에 대한 투자와 AI(인공지능) 인재에 대한 액션 플랜을 이어왔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중국 테크기업의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테크기업도 내수 비중이 50~70%에 육박하기에 중국 정부의 내수 부양 정책의 수혜주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 팀장은 지난 8, 9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롄'의 기사에서 이를 확인했다. 해당 기사는 중국 정부·시장·기업·금융기관 등이 '국가팀'을 이뤄 중국판 '안정화 펀드'를 가동한 결과를 다루고 있다. 이 팀장은 "차이롄 기사에 보면 중국 증시는 7일 급락했으나 국가팀 가동 20시간만인 8일 반전을 이뤘다"며 "미국에 끌려다니지 않기 위해 내수 경제와 테크 기업을 더욱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미국 '몰빵' 멈춰야…中·EU볼 때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1월2일 3262.56에서 지난 14일 3262.81로 강보합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관세 발표 직후인 지난 3일과 7일 큰 폭 조정을 받았지만, 곧바로 회복에 접어들었다. 홍콩 항셍지수는 19623.32에서 21456.13으로 9.3%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지수가 19280.79에서 16831.48로 12.7%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이 팀장은 "글로벌에서 보기에 USD 미국은 더이상 안전 자산이 아닐 수 있다"며 "중국, 인도, 유럽 등으로 자산 배분이 필요하며, 저는 특히 중국 투자가 유효하다 본다"고 했다. 지난달 말 '서학개미, 이제는 분산투자가 필요할 때'라는 리포트를 공개한 한국은행과 같은 의견이다. 현재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비중을 90%를 넘어섰다.

그는 홍콩 항셍테크 외에도 글로벌 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글로벌혁신블루칩TOP10과 미국·중국 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미래에셋G2이노베이터증권자투자신탁(주식) 펀드(G2펀드)를 추천했다. TIGER 글로벌혁신블루칩TOP10은 엔비디아·아마존 등 미국 기업과 BYD·CATL 등 중국 기업뿐만 아니라 유럽의 노보 노디스크, 대만의 TSMC도 담고 있다. 이 팀장은 "엔비디아 주가가 안 좋았을 때 BYD나 CATL이 받쳐줬고, 테크기업이 안 좋을 때는 바이오 혁신주인 노보 노디스크나 일라이 릴리가 커버해줘 비중을 분산시키고 싶은 분들에게 좋다"고 했다. G2펀드는 미국 비중을 지난해 90%에서 최근 75% 수준으로 조정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