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하며 전광훈과 선 긋는 김문수, 거리두기 가능한가

장슬기 기자 2025. 4. 1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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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사랑제일교회 출석하면서 인연 깊어진 김문수·전광훈, 자유통일당 창당 함께하며 정치적 동지로
내란 국면에서도 김문수 "전광훈, 자유민주주의 수호자" 두둔…최근 김문수 "전광훈 본 적 없어" 거리두기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 전광훈 목사(오른쪽)와 손을 잡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사진=너알아TV 갈무리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극단적 세력의 핵심 인물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자유통일당의 창립 멤버이지 않나. 지금 전광훈씨와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하고 있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최근에 본 적도 없다”며 “열심히 애국한다고 전광훈 목사가 하고 있지만 난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지난 10일 당내 경선 룰(1차 일반국민 여론조사 100%로 4명 선출, 2차 당원여론조사 50%와 일반국민여론조사 50%로 2명 선출, 3차 결선)이 결정된 이후 일반국민 여론을 의식한 행보로 해석된다. 이는 김 전 장관이 대선 출마 다음날 첫 행보로 전태일기념관을 방문한 것과도 이어진다. 극단적 세력으로 비치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보려는 노력이다.

그러나 김 전 장관과 전 목사의 관계는 인터뷰 한번으로 부정되기 어려울 만큼 깊은 편이다. 김 전 장관은 12·3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씨 지지자들 사이에서 윤씨를 두둔하는 대표적인 인물로 지지율이 급부상했다. 내란국면이 한창이던 지난 2월14일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전광훈 목사는 보수냐'고 묻자 김 전 장관은 “전광훈 목사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목사”라고 옹호했다.

민 의원이 '전광훈, 김문수 이런 분들은 다 자유민주주의 수호자들이냐'고 묻자 김 전 장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민 의원이 '그런 분들이 내란을 옹호하느냐'고 지적하자 김 전 장관은 “내란이 누가 내란이냐. 저는 윤석열 대통령을 내란수괴라고 하는 그런 말씀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윤씨를 옹호했다. 김 전 장관 대답대로 이 둘이 최근에 만난 적이 없을지 몰라도 아주 최근까지 한목소리를 내온 것이다.

김문수·전광훈 두 인물의 인연은 김 전 장관이 전 목사가 목회하는 사랑제일교회에 지난 2018년부터 출석하면서 깊어졌다. 김 전 장관은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을 탈당해 2020년 1월 전 목사와 함게 자유통일당을 창당했다. 김 전 장관은 자유통일당 초대 대표를 맡았다. 자유통일당은 내란 국면에서 윤석열씨 탄핵 반대를 주장하며 다시 존재감을 드러냈고, 지난 2일 국민의힘 후보가 없는 4·2 재보선 서울 구로구청장 선거에선 자유통일당 후보가 32%를 득표하면서 선거비용을 보전받기도 했다.

둘은 보수 기독교를 기반으로 한 정치적 동지로 지내왔다. 2023년 4월11일 김문수 전 장관(당시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은 YTN '뉴스LIVE'와 인터뷰에서 '최근 전 목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전 목사가 제일 비판 받는 부분이 기독교의 목사가 왜 정치에 관여하느냐는 건데, 나라가 위기에 처했다고 볼 때는 우리나라 기독교 역사 자체가 3.1운동 때도 33인 중 16명이 기독교 신자들이었다”며 “나라가 어려울 때 기독교인들이 구국일선에 나서는 것은 정당하다고 본다”고 전 목사를 지지했다.

김 전 장관은 이어 “전 목사는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나치게 헌법을 위반한 부분이 많다고 봐서 광장에서 이런 부분에서 문제를 제기했다”며 “나라에 위기가 왔기 때문에 교회가 나서야 한다 해서 광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문제점을 비판하면서 광장 집회를 주도했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지난해 9월 유튜브 채널에서 “내가 선견지명이 얼마나 빠르냐 하면, 김문수가 경기지사 두 번 했잖아. 기도하는데 '김문수를 대통령 만들어라'”라고 발언했다.

두 인물은 윤석열 정부에서도 대통령 지지세력으로서 정치적 입장을 함께 해왔다. 전 목사는 지난해 8월 자신의 유튜브에서도 김 전 장관을 가리켜 “(윤석열 대통령이) 싸워서 이기는 사람을 장·차관으로 임명해야 한다”며 “지난 2년 동안 인사 중에 윤 대통령이 제일 잘한 인사”라고 말했다. 이어 “장관은 오래 할 필요 없다. 1년 만 하고, (김 후보자를) 총리로 임명해야 윤 대통령이 임기 끝나고 감방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전 목사는 김 전 장관에 대해 “4년 동안 광화문 운동을 나하고 같이 해봐서 내가 알고, 우리 교회(사랑제일교회)도 다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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