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경선 토론 두고 조선 "오로지 이재명 때리기" 동아 "'반이' 구호만"

박서연 기자 2025. 4. 21.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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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尹창당 논란, 조선 "尹, 공개 행보 멈추고 자숙하라"
90% 득표 이재명, 한국일보 "대세론만으로 선택받는다 생각하면 큰 오산"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19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1차 경선 토론회에서 A조 후보들이 시작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찬탄파'(탄핵 찬성파)와 '반탄파'(탄핵 반대파)로 나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8명이 19~20일 이틀간 A조 B조로 나뉘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의 책임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20일 서울 강서구 아싸(ASSA)아트홀에서 열린 1차 경선 B조 토론회에서 한동훈 후보는 나경원·이철우·홍준표 후보를 겨냥해 “비상계엄에 반대하지만, 경미한 과오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넓은 의미에서는 계엄 옹호”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홍준표 후보는 “2시간의 해프닝이었다. 실질적 피해가 없다”, 나경원 후보는 “한 후보가 내란몰이 탄핵을 선동해 이 지경을 만들었다”, 이철우 후보도 “(한 후보는) 왜 경솔하게 탄핵에 들어갔냐”라고 맞받았다.

4명 모두 자신들이 이재명 대항마라는 데는 한목소리를 냈다. 홍 후보는 “이번 대선은 이재명 정권이냐 홍준표 정권이냐 양자택일”, 한 후보는 “윤 전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를 같이 극복할 사람이 이길 수 있다. 그게 저”, 나 후보는 “이재명의 민주당 일부 세력은 친북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19일 같은 곳에서 열린 1차 경선 A조 토론회 분위기도 비슷했다. 안철수 후보는 김문수 후보를 향해 “윤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했다. 탄핵 이후 국무위원으로서 사과했나”라고 말하자, 김 후보는 “저는 오히려 '대통령이 왜 계엄했나'를 본다. 민주당의 30번에 걸친 줄탄핵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21일 아침 신문들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1차 경선 토론회 소식을 다뤘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한목소리로 국힘 대선 경선 후보들을 향해 “탄핵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오로지 이재명 때리기 뿐” 이라고 비판했다.

▲21일 동아일보.

조선 “오로지 이재명 때리기” 동아 “'반이' 구호만”

조선일보는 <'尹 늪'에 빠져 퇴행적 모습뿐인 국민의힘> 사설에서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 보름이 넘었지만 여전히 탄핵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이라며 “비상계엄으로 국정을 혼란에 빠뜨리고 국민에게 고통을 준 데 대해 책임을 밝히고 사과하는 게 도리지만 그런 후보는 없었다. 윤 전 대통령 논란으로 상대 후보를 공격하고 표를 얻겠다는 궁리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 이재명 후보 때리기에는 한목소리를 냈다”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믿을 수 없는 거짓말 후보' '당선돼도 대법원 판결로 다시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했다. 일부 후보는 이 후보의 공약이 적힌 종이를 찢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하지만 무너진 국정 시스템을 어떻게 되살리고 경제·안보 위기를 돌파할지에 대해선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오로지 '이재명 때리기'뿐이었다. 이래서 어떻게 국민에게 믿고 표 달라고 할 수 있나”라고 했다.

▲21일 조선일보 사설.
▲21일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도 <아직도 '반탄' '신당' '韓등판설' 수렁에서 헤매는 국힘 경선> 사설에서 “자기 당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지는 조기 대선에 나설 대표 주자를 뽑는 경선이지만 여전히 '반탄' 수렁에서 헤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19, 20일 경선 토론에서 김문수 후보는 '정직한 나만이 거짓과 부패를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고, 홍준표 후보는 '비양심과 패륜의 나라를 막아야 한다'고 외쳤다. 한동훈 후보는 '위험한 사람의 괴물 정권이 나라 망치는 걸 막아야 한다'고 했다. 지지율이 앞서는 상대 당 후보 공격은 불가피하다지만, 한때 집권 여당이었던 국민의힘 후보들이 '반이' 구호만으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尹 창당 논란, 조선 “尹, 모든 공개 행보 멈추고 자숙하라”
경향 “국힘 보수정치 재건하려면 尹·극우와 절연해야”

지난 17일 윤석열 변호인단이 윤석열 신당인 '윤어게인 신당 내외신 기자방'을 만든다며 400여명의 기자들을 동의 없이 초대해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을 만들었다. 지난 18일 창당 기자회견을 예고했다가 윤 전 대통령 만류와 국민의힘 반발로 일단 유보했다. 이후 지난 19일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을 변호했던 김계리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전 대통령과 배의철 변호사와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내 손으로 뽑은 나의 첫 대통령. 윤버지(윤석열 아버지). 'Be calm and strong(침착하고 강인해져라)'”이라고 썼다.

▲21일 조선일보.

또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지난 19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광화문에서 집회를 열고 이 자리에서 자유통일당 후보로 대선에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 목사는 “나는 대통령으로 출마한다. 차라리 이재명을 당선시키면 시켰지 국민의힘 8명 너네는 절대 당선 안 시킨다”라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4면 <'점입가경' 尹 사저정치, 신당 추진 변호사와 식사… 국힘선 한숨> 기사에서 김계리 변호사가 쓴 문구인 'Be calm and strong'을 두고 “이 문구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에서 노인이 큰 청새치를 잡기 위해 스스로를 격려하며 한 말이다. 윤 전 대통령이 2020년 12월 검찰총장 시절 징계 국면 당시 카카오톡 프로필 메시지로 처음 올린 뒤 2022년 대선에서 당선된 이후에도 계속 유지했던 문구다. 윤 전 대통령이 사실상 자신의 정치입문 출사표를 올려 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상황을 곤란해하고 있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대선 후보 경선이 한창인 국민의힘은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라며 “한 부산·경남(PK) 지역 의원은 '경선 분위기를 띄워야지 '윤 어게인' 신당으로 힘을 빼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했고, 한 수도권 의원도 '창당에는 두 달 이상이 걸린다. 시간적으로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한 재선 의원은 '윤 전 대통령과 결별하지 못해 당이 중도층 민심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당이 바뀌는 모습을 못 보여주고 있으니까 심정적으로 국민의힘을 지지하던 중도층도 선뜻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尹 늪'에 빠져 퇴행적 모습뿐인 국민의힘> 사설에서 “당 주변에선 '윤심(尹心) 팔이'가 계속되고 있다. 파면당해 재판 중인 전직 대통령을 대선판에 끌어들여 어쩌자는 것인가”라고 비판한 뒤 “윤 전 대통령은 '신당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그 말도 믿기 어렵다. 윤 전 대통령은 정치에서 손 뗀다는 명확한 메시지와 함께 모든 공개 행보를 멈추고 자숙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21일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도 <'윤석열 정치' 다시 꿈꾸는 극우의 준동, 가당키나 하나> 사설에서 “극우 지지층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정치 복귀를 시도하려는 윤석열의 행태는 뻔뻔하다 못해 파렴치하다. 윤석열을 다시 불러내려는 극우의 정치세력화는 한국 정치에 암운을 드리울 수 있다. 내란 수괴의 정치 복귀를 지원하고, 한술 더 떠 그 이름을 딴 정당까지 등장하는 게 도대체 가당키나 한 일인가. 헌법으로 단죄된 윤석열의 집권 3년과 내란이 빚은 퇴행이고 비극일 뿐”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책임에선 국민의힘도 결코 자유롭지 않다. 극우 움직임에 국민의힘 일부 대선 경선 후보들이 윤석열 거리두기에 나섰지만, 보수·극우의 내분·갈등은 윤석열과 극우집회를 비호했던 국민의힘의 자업자득이다. 이제라도 국민의힘이 건강한 보수정치를 재건하려면 윤석열·극우와 절연하고 새출발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90% 득표 이재명, 한국일보 “대세론만으로 선택받는다 생각하면 큰 오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0일 영남권 지역순회 경선에서 90.81%의 득표율로 압승했다. 이재명 후보는 전날 충청권 경선에서 88.15%의 득표율을 기록한 데 이어 이틀 연속으로 압도적 1위를 기록하며 민주당 내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그러자 조선일보는 득표율을 두고 “과거 제왕적 총재 시절에도 없던 일”이라고 했고, 동아일보와 한국일보는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의 토론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민주당 대선 후보로 압도적이라 해도 대통령 후보로서 검증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21일 조선일보.
▲21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득표율 90%, '이재명 1인 정당'은 위험하다> 사설에서 “1년 전민주당 대표 연임에 성공한 전당대회에서 기록한 민주당의 역대 최고 득표율(85.4%)을 넘어선 것이다. 권위주의 국가에서나 나올 법한 득표율이다. 과거 제왕적 총재 시절에도 없던 일”이라며 “민주당은 다양성과 치열한 내부 노선 투쟁을 개혁의 원동력으로 삼았던 정당이다. 하지만 이 후보가 당대표직을 지낸 3년여간 민주당 의원들은 이 후보를 위한 방탄과 입법 폭주에 동원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탄핵 소추안을 30건 발의해 그중 13건을 일방 통과시켰다. 대부분 이 후보 방탄을 위한 정략적 탄핵이었다. 이 후보의 대선 가도에 방해가 되는 당헌·당규는 바꾸고, 그의 정책 구호인 '기본 사회'를 당 강령에 명시했다. 이 후보를 위한, 이 후보의 정당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동아일보와 한국일보는 '어대명' '답정너' 경선인 상황에서 검증 부실을 경고했다. 동아일보는 <충청-영남서 90% 득표 압승… '어대명'에 '답정너' 민주 경선> 사설에서 “경선 결과가 뻔히 보이자 후보들을 검증해야 할 TV토론회도 맥 빠진 모습이다. 18일 첫 토론회는 대부분 이슈에서 세 후보가 비슷한 견해를 보이고 논쟁을 피하면서 싱겁게 끝났다”라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이 전 대표는 경선 승리가 떼어 놓은 당상이라 여길지 모르지만 경선이 그저 대선 후보 추대를 위한 '요식 행위'가 될 수는 없다. 치열한 논쟁으로 후보 자격을 검증받고 이를 통해 지지 기반을 넓히는 기회가 돼야 한다는 점에서 과정이 중요하다. 뻔한 결말에 힘 빠진 토론, 경선의 신뢰성 논란으로는 국민에게 감동을 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21일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도 <90% 득표 민주당 '어대명' 경선... 그렇다고 검증 부실 안된다> 사설에서 “특히 긴장감을 찾아볼 수 없다. 경선장에서도 방송토론에서도 후보 검증을 위한 날 선 문답은 사라졌다. 정책 검증과 관련해 증세·세종시 행정수도 이전 등이 쟁점이 됐지만, 모범답안을 주고받는 수준에서 그친다. 도덕성 검증은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18일 첫 방송토론에서는 이 전 대표가 주도권 토론 시간 일부를 다른 후보에게 양보하는 모습까지 전파를 탔다. 본선 토론이었다고 해도 이렇게 했을까”라고 지적한 뒤 “정치 실패는 대개 오만함에서 비롯된다. 민주당이나 이 전 대표나 대세론만으로 국민 다수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면 이만큼 큰 오산도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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