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파면 결정, 트럼프 관세 폭풍…K-배터리에 '꽃 피는 봄'이 올까
배터리 업계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추격과 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인해 K-배터리는 이중고의 시간을 보내왔다. 정치적 혼란으로 정부 차원의 지원을 기대하기가 힘들었다. 미국, 중국, 유럽, 일본 등이 국가적 차원에서 미래 먹거리 산업인 이차전지에 막대한 자금을 쏟고 있는 것과 차이난다.
하지만 이제는 대선 준비 과정에서 유력 후보들의 공약 등으로 K-배터리 지원책이 거론될 확률이 커졌다. 오는 6월 새정부 출범 이후 정책적 지원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 역시 힘을 얻는다. 불확실성이 기대감으로 전환되는 과정에 올라탄 것이다.
배터리 업계는 국회에 계류된 '한국판 IRA(인플레이션감축법)'가 통과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현행법상 배터리 제조와 같은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투자세액공제의 경우 법인세 공제 한가지 방식으로만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직접 현금 환급'이나 '제3자 양도 방식'으로 보완하자는 것이다. 기업에 영업이익이 발생할 경우에만 세액공제를 주는 현행 방식으로는 수 천억~조원 대에 달하는 배터리 생산설비 투자에 실질적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이 분명하다.
K-배터리는 간접적 영향권에 드는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다. 물론 악재이긴 하지만, 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뜻이다. 그 중심에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3사가 미국에만 500GWh(기가와트시) 이상의 생산라인을 확보할 계획인 것에 있다. 수 십조원을 선제적으로 투자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힘을 주고 있는 '바이 아메리카' 정책에 딱 맞는 움직임을 보여준 것의 성과를 수확할 시간이 다가온 셈이다.
관세 적용에 따른 수요 둔화라는 측면에서도 전기차가 다소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전기차의 미국 생산 비중은 64%로, 내연기관(48%)보다 높다. 관세 부과 시 영향을 받을 차량은 내연기관이 훨씬 많은 것이다.
K-배터리는 미국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 확고하다. 관세 조치로 중국 배터리의 미국 진출이 더욱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전기차뿐만 아니라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까지 K-배터리가 석권할 수 있다면,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 내 증설 부지를 ESS용 LFP(리튬·인산·철) 라인으로 활용키로 했다. 삼성SDI, SK온도 현지 ESS 진출 타이밍을 잡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IRA를 폐지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K-배터리의 미국 현지 경제 기여도 등을 고려할 때 혜택을 모두 없애진 못 할 것이라는 게 컨센서스가 되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에 대규모 공장을 선 증설한 K-배터리에 중장기적으로 유리한 시장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며 "관세 장벽이 장기화되면 현지 생산, 소비 구조로 사업 모델이 전환되기 때문에 현지화된 업체가 경쟁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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