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나오면 내 찍어 줄라칸다"…'보수 심장' 대구 가보니 [르포]

대구=안채원 기자 2025. 4. 1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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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요새 다 꼴도 보기 싫어서 뉴스 쳐다도 안 본다. 그나마 한덕수 나오면 내 한번 찍어 줄라칸다."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60대 상인 김모씨도 "국민의힘에서 누가 나와도 이번에는 어렵지 않겠나. 답답해서 뉴스 안 보고 산다"며 "한덕수가 괜찮다. 차라리 그 사람이 낫다. 그나마 이재명이랑 게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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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16일 오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의 모습./사진=안채원 기자

"내 요새 다 꼴도 보기 싫어서 뉴스 쳐다도 안 본다. 그나마 한덕수 나오면 내 한번 찍어 줄라칸다."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에 따른 무기력감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독주 속 이들이 마지막으로 희망을 거는 건 '한덕수 차출론'이었다.

대구·경북은 지난해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기준으로 전체 당내 선거인단의 약 21%를 차지하고 있다. 인구 대비 당원 비율은 전국에서 가장 높다. 이번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도 대구 민심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대구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난 70대 택시기사 이모씨는 "나라 걱정이 많이 된다"며 "윤석열이 탄핵이 되면 안 됐는데 탄핵이 됐다.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큰일 나는데 요새 돌아가는 걸 보면 답답해서 잠이 안 온다"고 말했다.

이어 "한덕수가 아직 나올지 안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무소속으로 나와도 결국은 국민의힘 후보랑 단일화를 하지 않겠나"라며 "그렇다면 한덕수가 가장 괜찮다. 아주 똑똑한 사람이 아니냐"고 말했다.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60대 상인 김모씨도 "국민의힘에서 누가 나와도 이번에는 어렵지 않겠나. 답답해서 뉴스 안 보고 산다"며 "한덕수가 괜찮다. 차라리 그 사람이 낫다. 그나마 이재명이랑 게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정치인으로서 제대로 검증받은 적이 없다는 점, 강한 리더십을 보여준 적 없고 유약해 보인다는 점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16일 오후 대구 동구 동대구역의 모습./사진=안채원 기자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응원하는 이들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동대구역 앞 광장에서 만난 70대 곽모씨는 "김문수가 제일 낫다"며 "김문수는 옛날에 좌파였다가 우파로 왔는데, 정직하고 청렴한 사람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60대 택시기사 구모씨는 "김문수가 최종 후보로 유력해 보인다"며 "여태까지 쭉 정치를 했던 거나 요새 말하는 걸 들어보면 그래도 제일 시원시원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에 대해서는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곽씨는 "대구시장을 하다가 별로 높지도 않은 지지율을 가지고 서울로 가 버렸는데 대구 민심이 좋을 리가 있나"라며 "시장하는 동안 일도 제대로 한 거 별로 없다"고 말했다.

50대 노모씨는 "개인적으로 홍준표는 싫어한다"며 "자기가 대구시장일 때는 대구 일만 해야지 왜 중간에 서울을 올라가서 출마를 하냐"고 했다.

(서울=뉴스1) = 국민의힘 대선·경선 선거관리위원회가 16일 제21대 대통령후보자 1차 경선 진출자 8명을 발표했다. 사진은 경선 1차 진출자(가나다순,시계방향으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양향자 전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국민의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4.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씨는 "배신자인데 국민의힘에서 대선 출마를 한다니 염치가 없다"며 "한동훈 아니었으면 윤석열 탄핵은 불가능했다. 한동훈은 앞으로 국민의힘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노씨 역시 "우두머리가 일을 할 땐 그 자식들은 어쨌든 그 우두머리를 따라줘야 하는 건데"라며 "일단 자식이 됐으면 우두머리가 일을 하는 동안은 밀어줬다가 그게 끝나면 그때 자기가 뭘 펼치든가 했어야지. 한동훈은 배신자니까 나는 싫다"고 말했다.

보수의 심장에서도 당 색깔보다 더 중요한 건 먹고 사는 문제였다. 이날 서문시장에서 만난 한 40대 상인은 "서울에서 기자가 오고. 이제 정말 또 선거인가 보다"라며 "앞으로 정치인들이 줄줄이 시장에 오겠다"고 말했다. 이 상인은 "솔직히 어느 당이든, 누구든 상관없다"며 "그냥 우리 좀 잘 먹고 잘살게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대구=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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