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총력 지원” 習 한마디에···반도체·車·금융 공룡들 몰려왔다

윤경환 기자 2025. 3. 2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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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팀쿡 "딥시크 훌륭" 관심
퀄컴·브로드컴 빅테크 모이고
아람코 등 에너지 기업도 참석
리창 총리 “외국기업 투자 환영”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23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린 중국발전포럼(CDF)에 참석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서울경제]

23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린 중국발전포럼(CDF)에는 80여 명의 글로벌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한데 모여 눈길을 끌었다. 재계에서는 중국이 ‘딥시크 열풍’으로 상징되는 인공지능(AI) 혁신 등을 내세워 미래 청사진을 밝히자 바이오, 양자기술, 6세대 이동통신(6G) 등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글로벌 기업 수장들이 중국 시장을 겨냥한 구애 경쟁을 벌였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에 맞서 AI 등 첨단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점도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행사에는 중국의 2인자인 리창 국무원 총리 등 중국 고위 관료들과 글로벌 기업 수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중국이 AI 산업의 핵심 요소로 자립을 꿈꾸는 반도체·통신 부문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 혹 탄 브로드컴 CEO 등 굴지의 글로벌 기업인들이 이름을 올렸다. 모바일 부문에서는 최근 AI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고 평가받는 팀 쿡 애플 CEO도 모습을 드러내 이목이 집중됐다. 쿡 CEO는 전날 중국 대형 연예 기획사 대표와 자금성이 내려다보이는 경산공원에 오르고, 둥청구의 전통 가옥에서 가수 헨리의 공연을 즐기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특히 이날 포럼 개막식에서 ‘딥시크를 사용해 봤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당연하다(Of course), 훌륭하다(It’s great)”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애플은 지난달 알리바바와 손잡고 중국 시장 아이폰용 AI 기능을 개발하기로 했다.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애플의 생산 원가가 올라가고 중국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자 중국에 강력한 우호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야디(BYD)가 테슬라를 제치고 전 세계 전기차 1위 업체로 질주하는 가운데 올리버 집세 BMW CEO,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등 독일 완성차 업체 경영인들의 참석도 눈길을 끌었다. BYD와 지리자동차그룹·샤오펑 등이 최근 배터리, 자율주행 부문에서 경쟁력을 뽐내자 관세로 장벽을 높이는 미국 대신 중국에서 사업 기회를 찾으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왔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23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린 중국발전포럼(CDF)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 케네스 그리핀 시타델인베스트먼트 CEO, 빌 토마스 KPMG 회장 등 ‘글로벌 큰손’ 금융인도 베이징을 찾아 관심을 끌었다. 이를 두고 올 들어 중국 증시가 미국 주식시장과 반대로 상승 곡선을 그리자 투자 재확대 기회를 모색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밖에 아민 나세르 아람코 CEO, 파트리크 푸야네 토탈에너지 CEO 등도 포럼에 참석해 에너지 분야에서 중국과의 협력 확대 가능성을 예고했다. 또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 롤란트 부슈 지멘스 회장, 히가시하라 도시아키 히타치제작소 회장 등 각계의 다국적 기업 대표자들과 존 소튼 아시아소사이어티 이사장, 션 스타인 미중무역전국위원회장, 스티븐 올린스 미중관계전국위원회장, 존 노이퍼 미국반도체협회 대표 등 경제단체 인사들도 함께 했다.

미중 무역전쟁에도 글로벌 기업 수장들이 베이징을 찾은 배경에는 중국의 첨단기술의 저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시 주석이 지난달 량원펑 딥시크 창업자,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등 민간 기업인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대규모 지원 의사를 밝힌 점이 기폭제가 됐다는 평가다. 리 총리도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올해 힘을 쏟을 국가적 과제로 AI와 바이오·양자기술·6G 등을 꼽았다. 일부 글로벌 수장들은 이번 방중 기간에 시 주석과 별도의 만남을 가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리 총리는 이날 개회사에서 “중국은 외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충격 가능성에 이미 대비하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추가 부양책으로 안정적 성장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때일수록 각국이 시장을 더 개방하고 모든 기업이 자원을 더 많이 공유해야 한다”며 “더 많은 외국 기업이 중국에 투자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스티브 데인스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중국을 찾아 미중 정상회담 사전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데인스 의원은 22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나의 방중은 미중 정상회담을 마련하기 위한 첫 단계”라고 말했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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