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매출 70억?...흥행 키워드는 '소통' [AI디어]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 2주년 팝업 행사에 인파 몰려
전문가 "팬들과 인터랙티브 가능, 실감성 강화로 AI 연예인 효능감 커"
그저 단순한 연예인 스캔들인줄 알았는데, 지난달 16일 숨진 고 김새론과 배우 김수현의 교제 의혹 파장이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이미 국내, 해외 할 것 없이 상당수 팬들은 실망감과 분노를 숨기지 않고 있고요. 양측의 진흙탕 싸움이 길어지며 광고 모델로 기용했던 기업, 출연했던 작품 제작사, 김수현 소속사 모두 분주합니다. 제각각 후폭풍을 예의주시면서도, 내심 부지런히 계산기를 두드리기 바쁠텐데요. 이번 논란의 핵심은 미성년자 교제와 7억원 변제 압박 주장이 사실이냐 아니냐입니다. 이에 대해 소속사에서 잇따라 입장문을 내며, 해명하고 있지만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고 무엇보다 소통에 낙제점을 주고 있는 모습입니다.
반면 소통에 높은 점수를 받는 주인공도 있습니다. 최근 서울 잠실에서 열린 한 팝업 전시는 오픈 2시간 만에 사전 예약이 마감됐는데, 바로 주인공은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였습니다. '플레이브'는 컴퓨터 그래픽이나 AI로 만든 캐릭터, 가상 인간을 뜻하는데, 과도기적 AI연예인이라할 수 있습니다. 비주류 문화인줄 알았는데, 팬덤이 어마어마합니다. 지난해 '플레이브'를 비롯해 '이세계아이돌', '스텔라라이브' 등 버추얼 아이돌 3팀은 단 한 달 운영된 팝업 전시장에서 10만 명의 방문객을 동원했고 매출만 70억 원을 돌파해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그룹 '빅뱅'의 리더로서 K-POP의 세계화를 이끈 아티스트 지드래곤이 협력하고 싶은 아티스트로 '플레이브'를 꼽을 정도입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동양방송예술대 엔터테인먼트경영과 심희철 교수는 "팬들이 주도해 콘텐츠 제작 과정에 참여하기도 하고, 또 소비자로서 목소리도 내는 프로슈머 역할을 한다"며 "버추얼 아이돌이 주는 효능감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플레이브'의 경우 버스킹, 콘서트, 매주 2회 유튜브 라이브방송까지 인터랙티브 요소와 실감성이 강화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도 '플레이브'는 음악성도 있고 기술적으로 이질감이 없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팬과의 소통이 잘돼 인기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렇다면, 버추얼 아이돌 나아가 AI연예인이 인간 연예인을 대체할 수 있을까요. 정덕현 평론가는 "영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보고 듣고 하는데 불편함이 없는 기술 수준에, AI 연예인도 편견 없이 볼 수 있는 시선과 감수성이 동반된다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다만 "당장 대체하기는 어렵다"면서 특히 "배우는 대중에게 보여지는 영역이 많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지점에서 구현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심 교수도 "AI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예술적 영감을 지닌 직업적 본질을 완전 대신하긴 어렵다"며, AI 연예인이 부분적으로 보완재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연예 기획사들은 대체로 전문가들의 견해에 동의하면서도 새로운 관점의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연예 기획사 관계자의 "연예인의 사생활은 양면성이 있는데, 높은 화제성으로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반대로 리스크도 큰 경우도 많다"며 "AI연예인은 확실히 논란에 쌓일 일이 적어 구설수에 오를 일은 적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또 "시공간 제약 없어 매니지먼트하기 쉽지만, 그만큼 필요한 인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업계 채용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버추얼 아이돌 팬덤 현상에서 봤듯, 기계어 소통만 잘하는 줄 알았던 AI가 인간과 다양한 방식의 소통으로 친숙함을 주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팬들은 단순히 연예인의 외모와 뛰어난 성과만 쫓지 않습니다. 그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 때로는 실수해도 극복하는 인간적인 서사에 감정을 투자하고 끊임없이 관련 콘텐츠를 소비합니다. 그래서 연예인의 사회적, 문화적 영향력은 클 수밖에 없는데요. 언제 어디서든 연예인이 대중과의 진정성 있는 교감을 저버린다면, AI 연예인에게 자리를 뺏기는 건 시간 문제일 뿐,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닐 것 같습니다.
[오지예 기자/calling@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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