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 외면한 채 탐욕 부린 결과 : 저축은행 '부실의 늪' [視리즈]

강서구 기자 2025. 3. 2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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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은 끝내 저축은행을 '부실의 늪'으로 밀어넣는 변수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저축은행의 PF 대출 부실 문제가 장기화할 공산이 크다.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절반가량이 부실한 PF 대출을 떠안고 있다는 거다.

실제로 PF 대출의 부실 이슈가 불거지면서 저축은행 업계의 외형이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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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커버스토리 視리즈
본질 잃은 저축은행 자화상 4편
숫자와 그래프로 본 저축은행
저축은행 위기 뇌관 된 PF 대출
대출 연체율은 8%대 웃돌아
부실 위기에 쪼그라든 저축은행
지점 수 줄었고, 직원도 감소해
상상인저축은행 경영개선 권고

# 저축은행 업계가 '부실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2년부터 이어진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부실해지면서다. 이는 PF 대출로 돈을 벌던 저축은행의 위기로 이어졌고, 저축은행의 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커졌다.

# 하지만 이를 두고 예견된 결과라는 비판도 나온다. 저축은행 본연의 임무인 서민금융은 뒷전으로 밀어놓은 채 쉽게 돈을 벌려다 탈이 났다는 거다. 본질 잃은 저축은행 자화상 마지막 편, '숫자와 그래프로 본 지금'이다.

[사진 | 뉴시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은 끝내 저축은행을 '부실의 늪'으로 밀어넣는 변수로 작용했다.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침체에서 비롯된 직격탄을 맞으면서다. 2023년 3분기 저축은행이 보유한 PF 대출 잔액은 10조1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3분기 7조9000억원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저축은행의 PF 대출 부실 문제가 장기화할 공산이 크다. 지난 2월 기준 저축은행‧증권사 등 금융권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부실 PF 사업장은 369개, 위험 노출 규모는 6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국내 38개 저축은행이 매각해야 할 PF는 128건에 달했다.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절반가량이 부실한 PF 대출을 떠안고 있다는 거다. PF 대출 연체율(2024년 9.39%)도 좀처럼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말 그대로 설상가상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9일 정례회의를 열고, 주요 저축은행의 적기시정 조치 여부를 논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금융위는 저축은행 자산 규모 8위(2024년 9월 기준)인 상상인저축은행에 경영개선 권고를 부과했다.

적정시기 조치는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자기자본비율(BIS) 등 경영상태를 기준으로 등급을 나눠 금융당국이 경영개선 등의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제도다. 일반적으로 BIS 수준에 따라 단계별로 경영개선조치가 이뤄진다. 저축은행의 경우 BIS가 5%를 밑돌면 적정시기 조치 대상에 포함된다.

[※참고: 금융위는 정례회의에서 우리저축은행·페퍼저축은행·솔브레인저축은행 등 저축은행 세곳의 적기시정조치 부과 여부도 논의했다. 세곳의 저축은행은 지난해 6월 실시한 '경영실태평가' 이후 자산건전성 등이 개선돼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런 상황은 갈 길 바쁜 저축은행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PF 대출의 부실 이슈가 불거지면서 저축은행 업계의 외형이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2020년 9월 303개였던 저축은행 지점은 지난해 9월 262개로 13.5% 감소했다.

2022년 9월 9569명까지 늘었던 직원 수는 지난해 9월 8867명으로 줄어들었다. 반대로 늘어난 것도 있다. 저축은행 연체금액이다. 2020년 2조7508억원이었던 연체금액은 지난해 8조5725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위기는 서민에게도 달가운 소식이 아니다. 돈을 빌리기 어려운 중‧저신용자가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제도권 금융이 저축은행이어서다. 저축은행이 자산건전성을 관리한다는 이유로 대출을 조이면 서민은 금리가 더 높은 대부업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다. 저축은행 업계는 조만간 '새 회장'을 맞는다. 저축은행은 과연 서민금융기관이란 별칭을 되찾을 수 있을까.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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