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같은 시기에 퇴사? 대잔류 시대의 도래 [경제용어사전]

더스쿠프 Econopedia
경제적 불확실성 우려로
현 직장 머무는 대잔류 시대
고용시장 점점 위축해
대기업 인원 감축 진행

경기 침체로 이직이나 퇴사를 주저하는 직장인들이 늘었다.[사진 | 연합뉴스]

■ 대잔류 시대(Big Stay) = 경제적 불확실성과 같은 이유로 직장인들이 이직이나 퇴사를 하기보단 현재 직장에 오래 다니기를 선택하는 현상이다. 팬데믹 국면에서 업무 유연성이 늘어나며 이직·퇴사 비율이 상승한 '대퇴직 시대(Great Resignation)'와 반대되는 말이다.

대퇴직 시대란 용어를 처음 사용한 앤서니 클로츠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 부교수는 2023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 산업에서 대퇴직 시대가 끝났거나 끝나간다는 점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며 "퇴사하고 싶어도 경제 둔화, 정리 해고 등의 뉴스를 보며 퇴사를 주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용시장의 문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HR테크 기업 인크루트가 국내 기업 총 897곳을 대상으로 '2025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올해 채용을 확정한 기업은 65.6%였다. 최근 3년 중 가장 낮은 비율이다. 2023년과 2024년엔 각각 79.3%, 71.3%의 기업이 채용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기업들이 진행하는 인원 감축도 직장인의 불안감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 SK, LG, KT 등 국내 기업들이 경기 침체를 이유로 대규모 인력 감축을 진행하고 있다. SK플랜트는 지난해 10월 전체 임원의 20%를 줄였고, SK온은 전기차 수요 정체가 길어지며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생산직과 사무직을 대상으로 두번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KT는 자회사 전출과 희망퇴직을 통해 본사 인력을 23%가량 줄였다.

그에 따라 실업자도 부쩍 늘어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2월 실업자는 94만명으로 지난해 동기(91만5000명) 대비 2만5000명 늘었다.

그렇다면 직장인들은 대잔류 시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인크루트가 직장인 1056명을 대상으로 '이직 계획'을 조사한 결과, 54.9%가 '향후 6개월 동안 이직을 실행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그 이유론 '안정적인 소득과 고용이 보장돼 있어서'가 45.4%로 가장 많이 꼽혔다. 다음으로 '새 직장을 찾는 데 시간과 비용이 들어서(38.2%)' '경제 불확실성이 우려돼서(33.6%)' 순이었다.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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