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시경마당 복원 공사, 한글 단체 의견 필요하다
[김슬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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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시경마당 원상복구 조경공사 주민설명회 개최 현수막 |
ⓒ 김슬옹 |
글쓴이는 서울시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뒤쪽에 있는 주시경마당 근처에서 일하고 있다 보니 이곳을 날마다 지나다닌다. 이곳은 서울시가 2013년에 조성한 한글가온길 핵심 지역이기도 한데 세종국어문화원은 필자 해설로 2024년 12월에 71차 답사를 마쳤다. 그런데 오늘 보니 3월 20일 복원 공사 공청회를 한다고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3월 20일 사직동 주민센터 3층 강당에서 '수도권광역급행철도 A노선(GTX-A) 사업 관련 주민설명회'가 개최될 예정이라고 한다.
한글학회에 연락하니 김한빛나리 사무국장은 이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주관 부서인 종로구 녹지과에 연락하니 한글 단체 협조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는 듯했다. 한글학회 부설 한말글문화협회 이대로 대표는 서울시 오세훈 시장이 한글가온길을 제대로 가꾸지 않고 오히려 영어 몰입 정책으로 훼손하고 있는데 정작 이 장소의 역사적 의미를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온 한글 단체들의 목소리는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시경마당은 단순한 공원이 아닌 한글 연구와 보급에 평생을 바친 주시경 선생의 업적을 기리는 역사적 장소다. 2014년 조성된 이곳은 한글가온길의 중요한 마루지로, 주시경 선생과 헐버트 박사의 조형물이 설치되어 한글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GTX-A 환기구 공사와 이후 진행되는 복원 과정에서 종로구 도시녹지과와 에스지레일주식회사는 한글 관련 단체들의 전문적 의견을 구하지 않은 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광역철도 흡입구 공사를 시작하면서 공사가 끝나면 그대로 제자리로 돌려 놓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길 바란다"라고 한글학회 김한빛나리 사무국장은 지적했다.
한글 단체 의견 수렴 절실
전문가들은 주시경 마당이 단순한 녹지 공간이 아닌 한글 문화유산의 상징적 장소라는 점에서 복원 과정에서 한글 관련 단체들의 의견 수렴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2026년은 주시경 선생 탄생 150주년이 되는 해이다. 김주원 회장은 "주시경 선생의 정신과 한글의 역사적 가치를 제대로 반영한 복원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는 복원 계획은 단순히 물리적 공간 복구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우려됩니다. 복원 과정에서 한글 관련 단체들의 의견을 듣고 전문가들과 충분히 협의하여 추진하여야 진정한 의미의 복원이 가능합니다"라고 말했다.
주시경 선생 탄생 150돌 기념사업 조직위원회 권재일 위원장은 "주시경 마당은 한글가온길의 핵심 장소로서, 한글의 가치와 정신을 담아내야 합니다. 행정 편의주의적 접근이 아닌, 한글 문화의 본질을 살리는 방향으로 복원 계획이 수립되어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역사와 현대의 조화로운 공존 필요
주시경 마당은 2020년 GTX 환기구 공사 중 조선시대 유적이 발견되어 공사가 일시 중단된 바 있다. 이후 문화재 발굴 과정을 거쳐 2025년 3월 공사가 완료됐으며, 현재는 복원 작업이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주시경마당 복원 과정에서 조선시대 유적의 가치를 존중하면서도 한글 문화 공간으로서의 정체성을 살려나가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주시경 선생의 집터였던 이 일대는 역사적 상징성을 지닌 곳입니다. GTX라는 현대적 인프라와 한글이라는 문화유산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한글 전문가들과 함께 모색해야 합니다."
한글가온길 답사 기획을 5년째 하고 있는 서현정 세종국어문화원 사무국장의 말이다.
현재 예정된 주민설명회에 앞서, 종로구와 사업 관계자들은 한글 관련 단체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복원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종로구 한글 빛내기에 앞장 서고 있는 이응주 종로구 의원은 글쓴이와 한 전화 통화에서 제대로 복원되도록 한글단체와의 협업이 잘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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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시경마당 공사 이전 모습(2019)과 현재 모습(2025.3.17.) 김슬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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