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트럼프 만나는 마크롱 “푸틴 앞에 약해지지 말라 말할 것”
우크라 전쟁·유럽 안보 관련 대화 나눠
24일 미국서 트럼프 만나 회담 예정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오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20일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서 약 1시간 가량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프랑스 국민들과 직접 우크라이나 전쟁과 유럽의 안보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지난 17일과 19일 유럽 각국 정상과 비공식 긴급회의를 가진 이후 이날 오전 각 정당 지도자와 관련 논의를 한 데 이어, 이번엔 프랑스인들에게 직접 설명에 나선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친러 행보를 보이는 것과 관련해 “나는 트럼프 대통령을 잘 알고 있다”며 “트럼프는 거래를 하고 합의에 도달하길 원하기 때문에 다른 이들에게 불확실성을 조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불확실성을 조성하는 건 그에게 매우 좋은 일”이라며 “그러나 동전의 이면은 모든 동맹국에도 불확실성을 일으킨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내주 방미 일정을 공개하며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푸틴 대통령 앞에서 약해져서는 안 된다고 말하겠다”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건 당신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할 것”이라면서 “만약 푸틴에게 약해지면 이후 중국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신뢰를 얻을 수 있겠느냐”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프랑스군을 파병하는 안에 대해선 “동맹국과 함께 계획한 틀 내에서 평화가 협상되면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군대를 보유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럽 공동 군대 창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유럽연합(EU) 내 방위 전략에 대한 이견으로 단일 군대를 만드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방위비 지출을 위한 공동 채권 발행 등을 제안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한 러시아가 유럽을 새로운 세계 대전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세계적으로 확대했다”며 러시아가 이란제 드론을 이용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고 있으며, 북한 군대를 전선에 배치했다고 지적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비난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반박하며 젤렌스키가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라고 강조했다.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이유가 프랑스 국민들에게 직면한 문제들을 설명하고, ‘가짜 뉴스’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1시간10분간 질의응답을 마친 뒤 젤렌스키 대통령과 화상 회의를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인 친러 행보를 보이자 유럽 정상들의 미국행이 이어지고 있다. 24일 마크롱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에 이어 27일에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다. 스타머 총리는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가진 유럽 주요 정상들의 비공식 회의가 끝난 뒤 “미국의 안보 보장이 효과적으로 러시아를 저지할 유일한 방법”이라며 우크라이나 종전 합의에는 미국의 백스톱(backstop 방어벽)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영국 내에서는 스타머 총리가 강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원내 제3당인 중도 성향 자유민주당의 에드 데이비 대표는 엑스에 “총리는 다음 주 백악관을 방문할 때 가장 강력한 언어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트럼프의 거짓말에 맞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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