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파면 요구하며 총파업…“우리가 멈추면 내란이 멈춘다”
시민들이 27일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나섰다. 직장인들은 반차를 내고, 학생들은 휴강하고 거리로 나섰다. 자영업자들도 가게 대신 거리로 나와 “헌재는 신속히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외쳤다.
이날 오후 2시쯤 혜화역·신촌역·서울역 등 서울 곳곳에 ‘탄핵 촉구’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3·27 시민 총파업’을 선포하고 서울 곳곳에서 광화문으로 행진하는 집회를 열었다. 신촌역 일대에는 대학 학과 점퍼를 입은 대학생들부터 중장년층까지 수백명이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윤석열 파면”이라 외치며 행진을 시작했다. 같은 시각 혜화역 일대에서는 문화예술인 등 시민들이 모여들어 “내란을 끝내자”라고 외쳤다. 이들이 행진을 시작하자 일대를 지나던 시민들도 손을 흔들어 호응했다.
시민들에 이어 민주노총 총파업 시위대가 행진 대열에 합류하며 시위대는 주최측 추산으로 3만명까지 늘어났다. 이들이 도착한 광화문에는 가수 ‘소녀시대’의 노래 ‘다시 만난 세계’가 울려 퍼졌다. “윤석열 파면하고 워라벨 되찾자” “윤석열 나와서 저만 야근인가요?” 등 직접 만든 손팻말을 들고 나온 시민들도 있었다. 집회의 사회를 맡은 박지하 비상행동 활동가는 “파면이 선고되지 않아 시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는 윤석열 파면으로 내란을 종식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헌법재판소가 아직도 선고 기일을 안 잡고 있으니 시민들이 세상을 멈춰야지 않겠나”라며 “헌재는 또 다른 내란의 시간을 벌어주지 말라”고 했다.
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은 “생계를 잠시 내려놓고 파면을 외칠 만큼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 임헌장씨(59)는 “가락 시장에서 일을 하는데 이제는 정말 끝내야 한다고 생각해서 3일간 일을 접고 집회에 나오고 있다”며 “(늦어지는 선고에) 이제는 속에서 열불이 날 지경”이라 말했다. 반차를 내고 행진에 참여했다는 직장인 장슬기씨는 “마음이 지친다는 말을 최근 SNS에서 자주 보게 된다”며 “시민들이 지금까지 이뤄낸 것을 기억하며 세상이 나아질 거라는데 기대를 걸고자 한다”고 했다.
시민들은 “신속히 윤 대통령을 파면하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자”고 입을 모았다. 대학생 김모씨(22)는 “오늘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고 행진에 참여했다”며 “빨리 탄핵이 이루어져 산불 피해를 극복하는데 모두가 총력을 다하고 사회가 안정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학 휴학생 김한솔씨(23)는 “계엄 이후 생긴 불안감과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집회에 나오게 된다”며 “최소한 상식이 통하는 나라가 되어야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도 이날 오후 광화문 변호사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광화문 동십자각까지 행진에 나섰다. 민주노총은 총파업에 나서며 “선고일이 계속 지정되지 않으면 매주 목요일 총파업을 하겠다”고 했다.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우혜림 기자 saha@kyunghyang.com, 김태욱 기자 wo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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