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 올림픽 ‘메달 슬램’으로 LPGA 전설과 나란히 “동화 주인공 같아, 은퇴시간은 다가오고 있지만 …”
마지막 우승 퍼트를 넣은 뒤에도, 이어진 시상식에서도 리디아 고(27·뉴질랜드)는 솟구치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눈물을 훔쳤다.
일찍부터 천재적인 재능으로 세계 여자골프계를 뒤흔든 교포선수 리디아 고가 동화같은 여정의 정점을 올림픽 금메달로 장식했다.
리디아 고는 지난 10일 프랑스 파리 인근 르 골프 나쇼날 앨버트로스 코스(파72)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골프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1타를 줄이고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 2위 에스더 헨젤라이트(독일)를 2타 차로 제치고 꿈에 그리던 올림픽 금메달을 가슴에 품었다.
골프가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부활한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은메달,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리디아 고는 3회 연속 올림픽 출전에 금·은·동메달을 모두 차지하는 ‘메달슬램’을 달성했다.
또한 이번 금메달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명예의 전당 입회에 필요한 마지막 1점을 채우고 화룡점정을 찍었다. 리디아 고는 아마추어 시절인 2012년 15살에 LPGA 투어에서 첫 우승을 거둔 이래 지난 1월 힐튼 그랜드 베이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까지 통산 20승(메이저 2승)을 기록했고 2015, 2021년 올해의 선수와 2021, 2022년 최저타수상(베어트로피), 그리고 파리 올림픽 금메달로 명예전당 입회에 필요한 27점을 모두 달성했다. LPGA 명예의 전당 포인트는 일반 대회 우승과 올해의 선수, 최저타수상, 올림픽 금메달에 각 1점씩 부여되고 메이저 대회에는 2점이 매겨진다.
모건 메트로(스위스)와 나란히 2타차 공동선두로 출발한 리디아 고는 전반에 2타를 줄이고 경쟁자들이 뒷걸음질 하는 사이 12번홀까지 5타차 선두를 질주했다. 13번홀(파4)에서 세컨샷을 물에 빠뜨려 2타를 잃었지만 그는 1타차 선두로 맞은 18번홀(파5)에서 약 2m 길이의 버디 퍼트를 넣고 승리를 확인했다.
2012년 최연소 LPGA 투어 우승(15세 4개월), 2015년 최연소 세계랭킹 1위(17세 9개월)로 ‘골프천재소녀’ 선풍을 일으킨 그는 LPGA 통산 20승에 올림픽 골드까지 더해 페티 버그, 미키 라이트, 낸시 로페즈(이상 미국),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카리 웹(호주), 박세리, 박인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등전설적인 스타들에 이은 28번째 LPGA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됐다.
리디아 고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신데렐라의 유리구두처럼, 오늘 시상식에서 신은 신발도 투명해 마치 내가 동화속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이라면서 “2022년 CME그룹 투어챔피언십 우승 때도 많은 가족과 지금은 남편이 된 약혼자 앞에서 눈물을 흘렸는데, 이번에도 그 분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터졌다”고 말했다. 이어 “대회전에 보는 이들마다 이번엔 금메달을 따면 좋겠다고 인사하길래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을 삭제했다”는 그는 “뉴질랜드 국가를 듣는 순간 (남자 금메달리스트) 스코티 셰플러가 왜 그토록 눈물을 흘렸는지 알 것 같았다”고 말했다.
목표를 모두 이루고 나면 은퇴하리란 소문이 무성했던 그는 이와 관한 질문에 “다음주 스코티시 여자오픈에 이어 AIG 여자오픈에도 나간다. 올시즌 일정이 많이 남았고 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 하고 싶다”면서 “구체적인 날짜가 있는 건 아니고, 그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는 걸 안다. 명예의 전당이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고 답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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