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가득→눈썹 씰룩' 반전의 엄마 사수 김예지, 다시 '여자 존 윅'으로 돌아간다 [2024 파리]
윤승재 2024. 8. 2. 06:04
세계 신기록을 쏘고도 흔들리지 않은 표정, 표적을 응시하고 결과지를 바라보는 '냉정한' 눈빛에 전 세계가 반했다.
2024 파리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김예지(31·임실군청)의 사격 장면을 두고 미국의 CNN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멋지다"라고 평가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 계정에 "액션 영화에 캐스팅하자. 연기는 필요 없다"라고 쓰면서 김예지의 강렬한 눈빛에 흠뻑 빠졌다.
하지만 사로(射路)에서 내려온 그의 모습은 '반전'이 가득하다. 지난달 28일 공기권총 10m 여자 결선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그의 표정엔 미소가 가득했다. 직전까지 시크하고 강렬한 눈빛으로 표적을 응시하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이후 방송 인터뷰에선 '엉뚱 매력'도 발산했다. 결선 경기 중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경기 중에 모자를 써서 지금 머리가 눌린 것밖에 생각이 안 난다"라는 엉뚱한 대답을 내놓았다. 한국에 있는 다섯 살 딸에게 한 마디를 부탁하자, "엄마 좀 유명해진 것 같다"라며 웃었다. 그의 반전 매력에 팬들은 '사격에선 암살자, 인터뷰에선 푼수'라며 재밌어하고 있다.
자신감도 넘친다. 그는 "여러분이 믿어주신다면 저 김예지, 25m에서 무조건 메달 갑니다"라며 눈썹을 씰룩거리기도 했다.
당초 대회 전 그의 목표는 '금메달 3개'였다. 권총 10m 개인전과 25m 개인전, 10m 혼성 경기에서 모두 우승을 자신했다. 아쉽게도 소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권총 10m에선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지난달 29일 열린 10m 혼성 경기에선 7위로 메달을 얻지 못했다.
그의 주 종목은 25m다. 최근 전 세계를 열광시킨 영상이 바로 25m 경기였다. 지난 5월 국제사격연맹(ISSF) 월드컵 결선에서 세계 신기록 수립하고도 냉정함을 잃지 않은 그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었다.
김예지는 2일 열리는 주 종목인 25m에서 금메달을 정조준한다. 김예지가 해당 종목 본선 상위 8명에 올라가 결선에 진출한다면, 한국시간으로 3일 오후 4시 30분에 결선 첫 총성을 울린다.
세계가 그에게 열광하고 있지만, 김예지는 차분하게 25m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장갑석 사격 대표팀 총감독은 김예지의 영상을 봤다면서 "경기 준비를 잘하고 있다. 컨디션도 좋다"라고 말했다. '사차원 엄마'에서 다시 '여자 존 윅(사격 암살자 영화 주인공)'으로 돌아갈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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