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보다 마른 사람 잘 걸리는 병… '호두까기 증후군' 아세요?

이해나 기자 2024. 3. 2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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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모를 옆구리 통증, 혈뇨, 단백뇨가 있다면 '호두까기 증후군(Nutcracker syndrome)'을 의심해 봐야 한다.

호두까기 증후군을 겪는 여성은 골반통, 배뇨통을 겪거나 남성은 고환의 왼쪽 정맥이 부푸는 정계 정맥류나 심할 경우 불임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마른 사람, 동맥 사이 내장지방 적어 더 잘 발병호두까기 증후군은 살찐 사람보다 마른 사람에게 잘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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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까기 증후군은 정맥이 두 동맥 사이에 짓눌린 모습이 호두까기 기계와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살이 찐 사람보다 마른 사람에게 더 잘 생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원인 모를 옆구리 통증, 혈뇨, 단백뇨가 있다면 '호두까기 증후군(Nutcracker syndrome)'을 의심해 봐야 한다. 왼쪽 신장에서 혈액이 순환하려면 정맥이 두 동맥(복부 대동맥과 상장간막동맥) 사이를 지나가게 된다. 이때 정맥이 짓눌리는데 이 모양이 호두를 까는 기계와 닮아 호두까기 증후군이라 불린다. 호두까기 증후군은 살찐 사람보다 마른 사람에게 더 잘 발생한다. 왜일까?

◇혈뇨, 옆구리 통증 유발…여성은 골반통, 남성은 불임까지도 이어져
왼쪽 콩팥 정맥은 콩팥에서 걸러진 혈액을 대정맥으로 보내주는 역할을 한다. 콩팥의 정맥이 순환하다가 두 동맥 사이에 끼면 정맥의 압력이 올라가는데, 이는 콩팥 속 실핏줄을 터뜨려 옆구리 통증을 유발한다. 이 경우 콩팥의 혈액이 잘 흐르지 못하며, 콩팥이 부어올라 단백뇨, 혈뇨가 나타나게 된다. 호두까기 증후군을 겪는 여성은 골반통, 배뇨통을 겪거나 남성은 고환의 왼쪽 정맥이 부푸는 정계 정맥류나 심할 경우 불임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마른 사람, 동맥 사이 내장지방 적어 더 잘 발병
호두까기 증후군은 살찐 사람보다 마른 사람에게 잘 생긴다. 혈관 사이의 지방이 두 동맥 사이의 쿠션 역할을 해주는데, 마른 사람은 내장지방이 적기 때문에 신장 정맥이 잘 눌린다. 급격하게 다이어트를 한 후에도 호두까기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미국에선 호두까기 증후군이 희귀질환으로 등록될 만큼 생소한 질환이다. 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컴퓨터단층촬영(CT)과 도플러 초음파 등 상세하고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혈류를 검사하는 도플러 초음파 검사가 진단에 유용하다.

◇생활 습관으로 개선돼… 심하면 스텐트 삽입술
호두까기 증후군은 다행히 생명에 지장을 줄 정도로 위중한 병은 아니다. 혈관이 덜 눌리게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 왼쪽으로 누워서 자는 것이 좋다. 똑바로 누워 자면 혈관이 가장 심하게 눌리고 오른쪽으로 누우면 간이 압박받기 때문이다. 평소에 1~2시간 부동자세로 일하면 일정한 압력으로 혈관이 눌리게 된다. 상체를 뒤로 젖히는 스트레칭을 하면 눌렸던 혈관이 풀린다. 혈뇨가 심해 빈혈이 지속되거나 옆구리 통증이 심화한다면 스텐트삽입술(혈관에 관을 넣어 확장한 뒤, 스텐트를 삽입해 혈류를 원활하게 하는 시술)이나 수술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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