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먼저 죽든 같이 묻히자".. 17개월 만에 '아내이자 여왕' 곁으로
버킹엄궁, 안치 장소 공개.. 여왕과 나란히 안장
엘리자베스 2세 전 영국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公)이 별세 후 1년5개월 만에 아내 곁으로 돌아갔다. ‘부부 중 누가 먼저 죽든 기다리다가 같이 묻히자’고 했던 생전의 약속이 지켜진 셈이다.
영국 왕실의 버킹엄궁은 24일(현지시간) 여왕의 장례식 후 처음으로 그 관이 안치된 장소를 공개했다. 여왕의 관은 윈저성 안에 있는 ‘조지 6세 기념 예배당’의 지하 묘당에 안치됐는데 이번에 공개된 것은 예배당 바닥에 깔린 추모 석판으로, 그 아래 지하 묘당에 여왕이 잠들어 있음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해당 석판은 벨기에산 검은 대리석을 조각해 만들었으며 이곳에 모셔진 네 사람의 이름이 차례로 새겨져 있다.

이 예배당 부지는 1962년 엘리자베스 2세에 의해 조지 6세의 안식처로 지정됐다. 1969년 준공 후 조지 6세의 관이 먼저 안치됐고 이후 2002년 타계한 모친이 합장됐다. 2021년 필립공이 별세했을 때 그는 바로 이 예배당에 안장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윌리엄 왕세자는 여왕 서거 직후 왕실 전용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로열패밀리’에 올린 글에서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생전에 누가 먼저 세상을 떠나든 기다렸다가 함께 묻히기로 굳게 약속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4월 타계한 필립공의 관은 약 1년5개월 동안 왕실 금고에 보관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여왕의 국장(國葬) 생중계가 마무리된 뒤 새 국왕 찰스 3세와 윌리엄 왕세자 등 왕실 가족들만 참여한 가운데 왕실 금고에 있던 필립공의 관을 조지 6세 기념 예배당으로 옮겨 여왕과 나란히 지하 묘당에 안치하는 의식이 진행됐다고 BBC 방송은 전했다.

지난해 4월 필립공이 100회 생일을 2개월 앞두고 99세로 별세했을 당시 영국은 물론 전 세계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꽁꽁 얼어붙어 있던 때였다. 이에 엘리자베스 2세의 이번 성대한 국장과 달리 소수만 참여한 가운데 간소하게 장례식을 치렀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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