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장관님’의 낙마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김태훈 2025. 7. 2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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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보좌진에 대한 '갑질' 의혹이 불거진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결국 스스로 물러났다.

강 후보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서 "그동안 저로 인해 마음 아프셨을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저를 믿어주시고 기회를 주셨던 이재명 대통령님께도 한없이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사퇴의 변(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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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보좌진에 대한 ‘갑질’ 의혹이 불거진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결국 스스로 물러났다. 강 후보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서 “그동안 저로 인해 마음 아프셨을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저를 믿어주시고 기회를 주셨던 이재명 대통령님께도 한없이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사퇴의 변(辨)을 밝혔다. 자신이 속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제가 큰 부담을 지어드렸다”는 말로 미안함을 내비쳤다. 지난 14일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부터 “국민 눈높이에 한참 못 미치는 공직 후보자”라는 지적이 빗발친 만큼 늦었지만 올바른 결정을 내린 것으로 평가한다.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현직 국회의원으로서 보좌진에게 ‘갑질’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불거진 끝에 23일 결국 스스로 물러났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강 전 후보자의 최대 패착은 말 바꾸기였다. 현직 의원인 그가 보좌진과 관련한 의혹이 제기됐을 때 사실 관계를 명확히 설명하고 잘못에 대해선 진심으로 사과하면 되었을 일이다. 자택의 화장실 비데가 고장 난 뒤 보좌진에게 수리를 지시했다는 폭로가 대표적이다. 처음에는 “그런 적 없다”더니 “지역 보좌관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슬그머니 입장을 번복했다. 여의도 의원회관의 보좌진과 달리 지역구에 상주하는 보좌관은 사적으로 부려도 괜찮다는 뜻인가. 오죽하면 전·현직 국회 보좌진의 압도적 다수가 그의 낙마에 찬성했을까. 강 전 후보자는 “큰 채찍 감사히 받아들여 성찰하며 살아가겠다”는 약속을 꼭 실천하길 바란다.
이재명정부 첫 내각 구성원으로 지명된 후보자들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민주당 당권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실시됐다. 여당은 오는 8월2일 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박찬대, 정청래 의원이 치열하게 다투는 중이다. 그런데 이날 오후 강 후보자의 사퇴 발표는 박 의원이 SNS를 통해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렵고 힘들지만 결정해야 한다”며 “강 후보자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한 직후 이뤄졌다. 물론 강 전 후보자는 박 의원의 주장이 나오기 전 대통령실에 먼저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과 박 의원 간에 무슨 교감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아무튼 박 의원이 돌아가는 판세를 잘 읽은 결과가 되었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경선 후보로 출마한 정청래 의원(왼쪽)과 박찬대 의원. 세계일보 자료사진
정 의원은 강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튿날인 15일 SNS에 그를 응원하는 글을 올렸다. 강 후보자를 “곧 장관님”이라고 부른 정 의원은 “힘내시고 (장관으로서) 열심히 일하시라”고 격려했다. ‘곧 장관님’이란 문법에도 안 맞는 표현에서 ‘강 후보자가 여가부 장관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정 의원의 인식이 드러난다. 아무리 흠집이 많은 인사도 청문회 날 하루만 잘 버티면 장관 등 고위 공직에 오를 수 있다는 뜻인가. 강 후보자에게 분노하는 민심과 너무나 동떨어진 언행이란 비판이 제기된 것은 당연하다. 이날 강 전 후보자의 낙마로 ‘곧 장관님’의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정 의원이 ‘의문의 1패’를 당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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