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송 "시니어 모델,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죠"
[EBS 뉴스]
결혼 후 50년간 가족 뒷바라지만 해 온 주부가 나이 70세에 이름을 리송으로 바꾸고 시니어 모델 일을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담은 '리송, 내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다'라는 책을 냈는데요.
민진기 기자가 리송 작가를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73세 모델 리송 씨가 세상과 따뜻하게 소통하고 사는 이야기를 담은 책 '리송, 내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다'를 냈습니다.
2녀 1남, 그리고 8명의 손주를 보살펴 왔던 리송 작가.
8번째 손주가 더 이상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자 아내, 엄마, 할머니 역할을 다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리송 / '리송, 내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다' 저자
"제가 손주가 8명이거든요. 제가 1번, 2번 이렇게 부르거든요. 8번이 다섯 살이 됐는데, 약간 부를 때 도망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아, 제가 짝사랑은 그만해야 되겠구나, 제게 남겨진 시간을 제가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서 이제 저한테 몰두를 하자 하고…"
어느 날 남편이 시니어 모델 기사를 보여주면서 시작한 모델 일.
자신과 남편의 성을 딴 '리송'이라는 새로운 이름도 지었습니다.
인터뷰: 리송 / '리송, 내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다' 저자
"(남편이) 시니어 모델에 대한 기사를 스크랩을 해줬어요. 그래서 제가 이건 특별한 사람이 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4명의 친구가 모여 앉아서 그럼 이름을 하나 짓자고 해서, 제 이름이 이거든요. 그리고 저희 남편이 송이에요. 이송은 이상하니까 리송으로 하자고 한 친구의 이야기였죠."
고등학교 친구이자, 첫사랑, 그리고 보물 1호인 남편.
리송 작가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입니다.
인터뷰: 리송 / '리송, 내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다' 저자
"첫 번째 제게 온 행운이 저의 남편이 저를 처음으로 사랑한 사람, 그리고 그것도 절대적으로 사랑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여기까지 오지 않았나…"
명품을 입어야 사람이 명품이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리송 작가.
잘 고르고, 잘 어울리고, 멋지고 세련된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리송 / '리송, 내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다' 저자
"그래서 저는 그것은 제 분명한 옷에 대한 철학이에요. 명품은 싫어요. 왜 그러냐면 그 로고 속에 제가 들어가는 건 싫어요. 전 로고 외에 있거든요. 저는 제가 로고라고 생각해요."
스스로 할머니라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늙어감의 미학을 보여주는 모델이 되고 싶습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내면의 아름다움이 밖으로 표출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리송 / '리송, 내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다' 저자
"내가 만드는 주름의 방향으로 그 사람의 성격도 다 나타날 것이고 생각도 다 나타날 것이고 모든 것이 다 나타날 거라는 생각을 저는 30대 때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제가 어떤 사진을 찍더라도 주름을 지우는 작업을 전혀 안 해요. 이건 제가 만드는 것이고 제가 분명하게 생각을 가지고 살아온 발자취이고 흔적들이고 나아갈 길이거든요."
EBS 뉴스 민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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