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남한영상 봤다고 수백명 모아놓고 총살 집행.. 가족도 강제 참관

김영선 2021. 12. 16.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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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남한 영상 시청 등을 이유로 주민 수백 명을 모아놓고 총살을 자행했다는 탈북자들의 진술이 나왔다.

이 단체는 2011년 12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탈북한 200명을 통해 2018년까지 집행된 공개처형 관련 진술 23건을 확보했다.

한 탈북자는 2012~2013년 사이 평양에서 집행된 공개처형에서 사망자의 유해를 화염방사기로 불태웠는데, 이 장면을 본 사망자의 아버지가 기절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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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단체, 탈북자 증언 바탕
김정은 집권기 처형 보고서 공개


북한 당국이 남한 영상 시청 등을 이유로 주민 수백 명을 모아놓고 총살을 자행했다는 탈북자들의 진술이 나왔다.

북한인권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은 집권 10년을 맞은 김정은 정권의 처형 실태에 관한 ‘김정은 시기의 처형’ 보고서를 15일 공개했다.

이 단체는 2011년 12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탈북한 200명을 통해 2018년까지 집행된 공개처형 관련 진술 23건을 확보했다.

이 중 21건은 총살 부대에 의해 집행됐고, 나머지 2건은 교수형이었다. 수백 명에서 많게는 1000명이 넘는 군중을 모아놓고 3명의 사격수가 총 9발을 사격하는 방식이었다고 탈북자들은 진술했다.

주로 직장 동료 등 처형 대상자와 같은 조직에 속한 사람들이 군중으로 소집됐다고 한다. 가족에게 처형 장면을 강제로 보게 했다는 진술도 다수였다. 한 탈북자는 2012~2013년 사이 평양에서 집행된 공개처형에서 사망자의 유해를 화염방사기로 불태웠는데, 이 장면을 본 사망자의 아버지가 기절했다고 진술했다.

처형 전 무자비한 폭력도 자행된 것으로 보인다. 2014년 황해북도 사리원시에서 공개처형을 목격했다는 한 탈북자는 나무기둥에 묶인 사형 대상자의 입속에 자갈돌이 채워져 있었다고 말했다.

공개처형된 사람들의 혐의는 남한 영상 시청·배포가 7건으로 가장 많았고 마약 및 성매매(각 5건), 인신매매(4건), 살인·살인미수 및 음란행위(각 3건)가 뒤를 이었다.

김 위원장은 외부 문물의 유입을 막지 않으면 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에 남한 드라마 등 영상물 유통과 남한식 옷차림·말투 등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있다.

이 단체는 공개처형 대부분이 북·중 국경과 도심부에서 떨어진 비행장이나 주변 언덕, 산비탈, 들판 등에서 집행됐다고 분석했다. 처형 실태 정보의 외부 유출을 막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공개 재판에서 ‘최고 지도자의 용서’로 처벌하지 않는다는 선고가 내려졌다는 진술도 상당수 있었다. 이 단체는 “김 위원장을 자비롭고 관대한 지도자의 이미지로 구축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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