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멘붕시킨 'SPF지수 조작 논란' 선크림들 근황
지난해 12월 유튜브에서 시작된 ‘선크림 자외선 차단지수(SPF) 허위 표기 논란’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날이 더워지면서 선크림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다.
선크림 SPF 지수 논란은 안인숙 한국피부과학연구원 원장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국내 선크림 14개 제품 성능 검사를 진행하면서 불거졌다. 검사 결과 제품 대부분이 겉면에 표기된 SPF 50에 미치지 못했고, 이중 5개 제품은 SPF 30 미만으로 확인되면서 소비자들은 ‘멘붕’에 빠졌다.
안 원장은 당시 브랜드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실루엣을 알아본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결국 몇몇 제품은 슬그머니 단종됐고 일부 제품은 전면 환불 조치가 진행됐다. 이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 286명은 지난달 집단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을 통해 선크림 SPF 지수 허위표시·광고 의혹을 받는 회사들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집단 신고했다.
선크림 SPF 논란 후 3개월, 각기 달랐던 업체들의 대응을 한눈에 정리했다. 식약처 집단신고 대상에 포함된 5개 업체와 공식입장이 나온 2개 업체를 추렸다. (가나다순)
닥터자르트의 ‘솔라바이옴 앰플 SPF 50’은 논란이 불거진 후 갑자기 단종됐다. 이번 사태와 관련 현재까지 입장 발표나 별다른 해명도 없는 상태다. 닥터자르트는 글로벌 화장품 기업 에스티로더가 2019년 인수한 첫 아시아 뷰티 브랜드다. 인수 당시 기업 가치는 17억 달러(약 2조원)에 달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장 배신감이 크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디어클레어스는 지난 1월 29일 공지를 통해 ‘소프트 에어리 UV 에센스’의 SPF 지수가 제품에 표기된 50과 차이가 있음을 인정했다. 디어클레어스는 “식약처의 기능성 화장품 생산 규정을 준수했으며 식약처로부터 기능성 화장품 허가를 완료 받았다”면서도 “최근 시험 기관의 테스트 방식과 가이드라인, 제품 도포량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제품의 SPF 실측 지수에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디어클레어스는 제품 판매는 중단했지만, 환불 조치는 아직인 상태다. 명확한 SPF 지수를 확인하고 이후 고객 보상방안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재검사를 위해선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이상이 소요된다고 한다.
라운드랩은 11일 현재에도 선크림 논란에 대한 입장문을 홈페이지 첫 화면에 걸어두고 있다. 문제가 된 ‘자작나무 수분 선크림’은 정해진 기한 없이 교환 및 환불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강화된 품질 기준에 따라 해당 제품을 리뉴얼해 출시했다.
라운드랩은 “앞으로 생산하는 제품은 화장품 제조업체에서 제공하는 기능성 심사 보고 확인 절차 외에 공신력 있는 제3의 검측 기관에서 자외선 차단 인체 적용 시험을 별도 실시하고 결과를 홈페이지에 고시하겠다”며 “제품에 표기되는 자외선 차단 지수는 국내 화장품법에 의한 기준값과 제3의 검측 기관 측정값 중 낮은 수치를 기준으로 기재하겠다”고 약속했다.
비플레인 역시 이번 논란에 적극 대처한 업체 중 하나다. 홈페이지 첫 화면에 선크림 관련 공지를 유지하고 있고 구체적인 제3임상기관 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비플레인은 지난 1월 27일 공지를 통해 “SPF 지수의 경우 ‘논나노 마일드 선스크린’은 52로 50 이상임이 확인되었지만, ‘클린 오션 모이스처 선스크린’의 경우 가임상 단계에서 기준 미달로(30.7) 중간에 실험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환불 및 교환 대상은 ‘클린 오션 모이스처 선스크린’만 해당하고, 신청 기한은 7월 31일까지다.
킵쿨에서 논란이 된 제품은 ‘수드 대나무 선 에센스’다. 킵쿨은 지난 1월 28일 공지를 올리고 “제조사와 독립된 별도의 기관에서 임상시험을 의뢰한 결과 본 제품의 수치가 제품에 표기된 수치에 미달하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킵쿨은 “화장품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말 외에 향후 대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환불 신청은 지난 2월 28일까지로, 다른 업체에 비해 짧은 편이었다.
퓨리토는 해외에서 먼저 SPF 조작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난해 12월 초 ‘센텔라 그린 레벨 세이프 선’ ‘센텔라 그린 레벨 언센티드 선’ ‘컴피 워터 선 블록’ 등 선크림 3종에 대한 환불 조치를 진행한 바 있다.
이후 지난 2월 24일 3개 제품 모두 SPF 지수 50에 미치지 못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그러면서 자사의 선크림 전 제품에 대한 환불 조치를 진행하기로 했다. 환불 신청은 3월 31일 마감됐다. 1차 환불 기간을 포함하더라도 환불 요청 기간이 두 달이 채 되지 않았다.
퓨리토 측은 앞으로 최소 2곳 이상의 국내·해외 검측 기관에서 시험을 시행하고, 그 결과를 홈페이지와 SNS로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매년 무작위로 제품을 선정 후 자체적으로 시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휘게도 여전히 선크림 관련 공지를 홈페이지 첫 화면에 공개하고 있다. 휘게는 “제품 자외선 차단 지수 인정 과정에서의 인위적 조작 등 위법한 행위는 없었으나, 사용감 개선 등을 위해 추가로 첨가된 보습 및 발림성 관련 성분이 해당 제품의 실제 자외선 차단 지수를 낮출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휘게 측은 문제가 된 ‘릴리프 선 모이스처라이저’에 대한 교환 및 환불을 진행하고 원하는 고객에 한해 리뉴얼한 선크림을 증정했다. 교환 및 환불 요청 기간은 7월 1일까지다.
이외에도 누리꾼들은 메디힐 ‘N.M.F 선세럼’, 더랩바이블랑두 ‘올리고 히알루론산 선 에센스’ 등 다른 선크림 제품에 대해 SPF 허위 표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메디힐과 더랩바이블랑두는 소비자에게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두 제품 모두 갑자기 품절되거나 판매 중단됐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컨슈머리포트] 피부에 봄이 촉촉… 가성비가 순위 갈랐다
- 해리스 전 주한미대사 “박영선 부산시장 축하…앗 실수”
- 김정현 ‘시간’ 태도 논란에…스태프 “제작진과 마찰있어”
- 소비자 멘붕시킨 ‘SPF지수 조작 논란’ 선크림들 근황
- 핵심인물 ‘강 사장’, 소환 전 땅 팔았다… 추징보전 추진
- “수백명 모여 춤춰” 강남 무허가 클럽서 댄스동호회 적발
- ‘엄마처럼 바람 피지마’…친딸 흉기로 찌른 의처증 50대
- 며느리가 알고 보니 친딸…그래도 결혼 강행했던 이유
- ‘4월23일’ 바뀐 아이, 굶어 죽은 뒤 미라로 변했다
- 종이 갈라보니 플라스틱…이니스프리 ‘소비자 기만’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