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 몰린 노·도·강…재건축 규제완화에도 하락거래 계속
경매 낙찰율, 낙찰가율 서울 평균 밑돌아
서울의 외곽지역이자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집중돼 영끌족 수요가 몰린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이 경매 시장에서도 외면받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자금조달 여건이 나빠지면서 직격탄을 받은 이 지역은 최근 재건축 규제 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하락거래가 확대되고 있다.
18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16일 노도강 지역에서 아파트 경매는 총 60건이 진행됐는데 이중 6건만 낙찰됐다. 이 지역 낙착률은 10.0%로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의 낙찰률(30.3%)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를 나타내는 노도강 낙찰가율은 78.9%로, 이 역시 서울 전체 낙찰가율(86.4%)을 밑돌았다.
노도강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지난해 12월까지만해도 28.2%를 기록해 서울 평균(29.8%)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최근들어 하락거래가 증가하고 새해 부동산 매수심리가 그닥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이어지면서 노도강 경매 시장이 얼어붙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가 잇달아 내놓은 재건축 규제 완화 조치도 아직은 시장 반등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 방침이 나온 ‘1.10 대책’ 이후 4억5000만원에 거래된 노원구 태강아파트(49.6㎡·15층)는 지난해 12월 거래된 같은 평수, 같은 층 아파트 대비 약2000만원 가격이 더 떨어졌다. 지난 15일 4억9000만원에 팔린 공릉동한보에센시티아파트(59.4㎡·11층)는 4억9700만원~4억9000만원에 거래된 지난 해 12월 매매가에서 거의 변동이 없었다.
노도강 아파트 하락거래는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화했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을 분석해보면 지난해 4분기 거래된 서울 아파트 중 3분기보다 가격이 떨어진 하락거래는 52.6%였는데, 도봉구(70.7%), 강북구(66.7%), 노원구(59.2%)는 평균치를 크게 넘어섰다. 도봉구를 예로 들면, 10건 중 7건 거래가 3분기보다 가격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다.
노도강은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된 만큼 부동산 시장이 뜨거울 때 가장 늦게 반응하고, 시장 열기가 식으면 빠르게 집값이 조정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매수자 중 2030 영끌족 비율도 높아 금리 변동에 더 취약하다는 분석도 있다. 이자 상환 부담에 급매가 쉽게 쏟아지고, 그러면서 집값이 빠르게 빠지는 구조라는 것이다. 지난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대출 한도가 줄고,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이 종료된 외부 여건도 이 지역의 거래를 크게 위축시킨 것으로 보인다.
서울 내 지역별 집값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노도강과 강남 3구 평균 아파트값 차이는 2022년 16억7236만원에서 2023년 16억9113만원으로 확대됐다. 강남3구 집값이 오른 것보다, 노도강 등 지역의 낙폭이 커지면서 양극화가 심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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