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분기 실적 ‘선방’…트럼프 관세 대응책은?
현대자동차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리며 호실적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 3일(현지시간)부터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대해 관세 25%를 부과하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관세 충격이 본격화할 2분기부터는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외 시장에서 생산하던 완성차 물량을 미국 공장으로 옮기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4조4078억원, 3조633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9.2%, 2.1%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8.2%를 기록했다.
현대차가 1분기 글로벌 시장에 판매한 차량은 총 100만1120대다. 지난해 동기 대비 0.6% 감소했지만, 하이브리드차가 39.8% 늘어난 13만7075대 팔리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전기차 판매량은 39.1% 증가한 6만4091대였다. 전체 판매량에서 하이브리드차 비중은 역대 최고인 13.7%까지 뛰어올랐다.
다만, 현대차는 관세 등 통상 환경의 변화와 이에 따른 실물경제 침체 가능성이 향후 경영활동의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이날 시장조사기관 ‘S&P 글로벌 모빌리티’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와 상호관세를 바탕으로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을 예측한 결과, 올해 승용차 생산량이 총 94만4000대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의 경우 관세와 정치적 불안정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승용차 생산량이 올해와 내년에 각각 11만2000대, 20만3000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성호재 한국신용평가(한신평)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이날 무디스·한신평 공동 웹세미나에서 “25% 관세 부과가 지속되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합산 영업이익률은 약 1.8%포인트 낮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해 24조1000억원에서 올해는 5조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차는 미국 현지화 전략으로 ‘관세 충격’을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연산 규모를 기존 30만대에서 50만대로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멕시코 기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투싼을 미국 앨라배마 공장(HMMA)으로 돌리고, HMMA에서 생산하던 일부 차종을 멕시코에서 생산해 캐나다로 보내는 방안도 시행 중이라고 현대차는 전했다.
현대차는 당분간 급격한 가격 인상에 나설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이날 1분기 실적 콘러펀스콜에서 “관세는 완성차뿐 아니라 부품, 철강, 알루미늄에 포괄적으로 부과되므로 종합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지난달 말까지 최대한 완성차 선적을 추진했고, 3.1개월의 재고를 북미에서 갖고 있는 데다 부품은 그것보다 더 긴 재고를 갖고 있어 일정 기간 대응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미국 자동차 및 부품 관세에 따른 수익성 악화 규모는 아직 구체적인 수치로 밝히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본부장은 “관세 영향 산출에서 세부 사항에 대한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좀 더 불확실성이 제거된 후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했다.
권재현 선임기자 jaynew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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