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세 협상은 허위 정보”…트럼프 발언 선 그었지만 신중하게 주시

박은하 기자 2025. 4. 2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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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주 내 대중국 관세율을 낮출 수 있고 중국과 매일 접촉하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중국 정부가 “허위 정보”라고 일축했다. 다만 중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를 주시하고 있으며 물밑에서는 접촉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협상 관련 발언의 진위를 묻는 질문에 “모두 허위 정보”라고 답했다. 궈 대변인은 “내가 아는 바로는 중·미 양국은 관세 문제에 대해 협상을 시작하지 않았고 합의에 도달한 것은 더욱 아니다”라고 말했다.

궈 대변인은 “중국의 관세 문제에 대한 입장은 명확하다”며 “싸운다면 끝까지 싸울 것이지만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 대화는 평등하고 서로 존중하며 호혜적이어야 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향후 2~3주 안에 관세율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IIF) 연설에서 “무역협상 전 관세를 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중앙TV(CCTV)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베선트 장관이 관세 전쟁이 조만간 완화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면서 중요하게 보도했다. 그 이유로 미국의 물가상승과 생필품 부족, 금융시장 혼란 등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문제가 자신의 정치적 위기로 번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출구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매체들은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율 인하 시사 발언은 ‘중국이 협상장으로 나오는지 시험해 보는 것’이라면서 신중한 접근을 추구하는 논평을 냈다. 환구시보는 “한편으로는 중국과 합의에 도달했다고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계속해서 극한 압박을 하는 것은 중국과 거래하는 올바른 방식이 아니며 통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중국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보낸 출구전략을 찾는 신호를 주시하고 있다. 판궁성 인민은행 총재는 이날 주요 20개국(G20) 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홍콩 성도일보는 “오는 26일까지 열리는 G20 중앙은행 총재·재무장관 회의 기간 판 행장과 베선트 장관이 접촉할 수도 있다”며 “물밑에서는 이미 협상이 시작됐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중국 재정부는 이날 1650억위안(약 32조5000억원) 규모의 올해 첫 특별국채를 발행했다. 관세 전쟁의 여파가 나타날 것에 대비해 본격적인 돈 풀기에 나선 것이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이어지는 데다 미국과의 무역 단절로 광둥·저장성 등의 수출기업의 휴·폐업 속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중국도 90일 이내 협상을 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지난 1분기까지 6분기 연속 감소하며 3.2% 하락했다. 코로나19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최장 기간 하락이다.

중국은 미국과 다른 나라들의 협상도 주시하고 있다. 왕후닝 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은 전날 베이징을 방문한 일본 연립여당 공명당의 사이토 데쓰오 대표와 회담하며 중·일 관세 공동대응을 논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위구르 인권 문제를 제기했던 유럽의회 의원들의 제재를 해제할 준비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역시 유럽연합과 관세 문제에 공동 대응하려는 사전 작업으로 해석된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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