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막아라'…세입자, 집주인 '세금체납여부' 본다

채신화 2022. 11. 2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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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세사기 피해방지책 후속조치 
선순위 임차인정보·체납정보 확인토록
관리비 기재란 신설·최우선변제금 확대

예비 임차인이 임대차계약 체결 전 임대인에게 '납세 증명서'를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

살고 있던 집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 소액 임차인의 우선적 권리를 보장하는 우선변제금액 범위는 지역별로 1500만원씩 올려 최고 1억6500만원까지 상향한다. 

그동안 '깜깜이'였던 관리비도 주택임대차 표준계약서에 항목을 추가해 투명해진다. 이른바 '깡통전세' 등으로 인한 전세보증금 미반환 피해와 우회적 임대료 상향을 막기 위한 대책들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임대인 체납 정보 확인 요구권 신설

법무부와 국토교통부는 내달 31일까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 및 동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고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를 개정한다고 21일 밝혔다. 

전세사기 피해방지대책의 후속 조치다.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해 '깡통전세'와 같은 전세 사기가 만연하고 '깜깜이' 관리비로 주거비용 부담이 증가한 데 따른 대책이다. 

앞서 국토부와 법무부는 지난 9월1일 전세사기 방지대책, 10월24일 관리비 투명화를 위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이달 11일 당정 협의를 실시한 바 있다. 

예비 임차인이 임대인의 체납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요구권을 신설했다. 

임대인이 계약 전 체납한 세금이 있으면 국가의 조세채권이 임차인의 보증금반환채권보다 우선이지만 임대인이 알려주지 않는 이상 임차인이 알 수 없었다.

앞으로는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예비 임차인이 계약 체결 전 임대인에 대해 납세증명서 제시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신설한다.

납세증명서는 납부기한연장액, 압류·매각의 유예액 등을 제외하고는 다른 체납액이 없음을 증명하는 것으로 인터넷으로도 발급 가능하다. 

다만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임대인이 납세증명서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임대인의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제출'이 아닌 '제시' 하도록 했다. 

임대인이 납세증명서를 제시할 수 없거나 제시하려 하지 않는 경우는 예비 임차인이 과세관청에 체납사실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동의함으로써 제시의무를 갈음할 수 있도록 했다. 

선순위 임차인 정보 확인권도 신설했다. 현행법상으로도 예비 임차인은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확정일자 부여기관에 선순위보증금 등 임대차정보를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임대인이 거부하면 정보를 얻을 수 없다.
 
앞으로는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임대인에게 선순위보증금 등 정보제공에 관한 동의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을 문언상 분명히 하고, 그 경우 임대인이 이에 동의할 것을 의무화한다.

 관리비는 투명하게, 최우선변제금은 상향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을 일부 개정해 최우선변제를 받을 소액임차인의 범위와 최우선변제금도 상향한다.

최우선변제를 받을 소액임차인의 범위는 △서울 1억6500만원 이하 △과밀억제권역, 용인·화성·세종·김포 1억4500만원 이하 △광역시, 안산·광주·파주·이천·평택 8500만원 이하 △그 밖의 지역 7500만원 이하로 각각 1500만원 올린다.

최우선변제금액은 △서울 5500만원 이하 △과밀억제권역, 용인·화성·세종·김포 4800만원 이하 △광역시, 안산·광주·파주·이천·평택 2800만원 이하 △그 밖의 지역 2500만원 이하로 각각 500만원 상향한다. 

계약체결 후 입주 전 임대인의 담보권 설정금지 특약도 신설했다.

지금은 임차인의 대항력이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전입신고)을 마친 다음 날 발생한다. 이를 악용해 일부 임대인이 계약 직후부터 전입신고 하는 날까지 사이에 다른 사람으로부터 돈을 빌리고 저당권을 설정해 줄 경우 임차인이 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를 개정해 임차인이 전입신고를 하기로 한 다음 날까지 임대인이 저당권 등 담보권을 설정할 수 없다는 조항을 추가한다. 위반 시 임차인에게 해제·해제권과 손해배상청구권이 인정된다는 점을 명시한 특약사항도 만든다.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에 관리비 항목을 신설해 '깜깜이'였던 관리비의 투명성을 높인다. 

또 공동주택 50가구 이상일 경우 관리비 등 장부작성과 증비자료보관 의무를 만들고, 표준규약에 관리비 세부 항목을 명시하도록 한다. 

이 내용을 포함한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정부안)은 지난해 3월25일 국회에 제출된 바 있으며, 정부가 법안의 조속한 통과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같은 대책들은 입법예고 후 법제처 심사, 차관·국무회의를 거쳐 내년 초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시행령을 공포·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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