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위험 외주화' 포스코의 '엉뚱한' 조치

안준형 2025. 8. 7.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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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 작업장에서 올해 들어 근로자 5명이 사망했다.

'위험한 작업은 외주로 넘긴다'는 위험의 외주화가 포스코그룹에서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포스코그룹도 위험의 외주화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지난달 포스코그룹은 안전관리 혁신계획을 통해 "대한민국 하도급 문제 해결의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자세로 하도급구조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겠다"며 "원청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 다단계 하청구조를 통한 위험의 외주화를 막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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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국형 사고보다 '위험의 외주화' 더 비극적
2022~2024년 재해사망자 모두 협력사 직원
"하도급위반은 계약해지"로 해결할 수 없어

포스코그룹 작업장에서 올해 들어 근로자 5명이 사망했다. 건설 계열사 포스코이앤씨 4명, 포스코 광양제철소 1명이다. 사망원인은 추락과 끼임 등으로, 기본적인 안전수칙만 지켰다면 예방할 수 있었던 후진국형 사고다.

포스코그룹 작업장에서 벌어진 참극은 작업자의 소속을 보면 더욱 비극적이다. 5명 중 4명이 하청업체나 협력업체 소속 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험한 작업은 외주로 넘긴다'는 위험의 외주화가 포스코그룹에서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올해만 벌어진 현상은 아니다. '2024 포스코홀딩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자. 작년 그룹 업무 재해 관련 사망자 6명 중 임직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지난해 사망자는 모두 협력사 직원이다. 협력사 사망자수는 2022년 1명, 2023년 2명, 2024년 6명으로 늘었다. 3년간 포스코그룹에선 재해로 죽은 임직원이 한 명도 없었다.

이번 달 4일 포스코이앤씨의 광명·서울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감전으로 의식불명에 빠진 작업자도 하청업체 소속이다. 6일 휴가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해 "건설면허 취소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 보고하라"고 지시하며 파장은 커지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사망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안전 전담 조직을 세우고, 직원 안전 교육 시간과 예산을 늘렸다. 임원을 평가하는 KPI(핵심성과지표)에 중대재해자 수를 포함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하청업체 소속 직원의 사망사고는 막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그룹도 위험의 외주화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지난달 포스코그룹은 안전관리 혁신계획을 통해 "대한민국 하도급 문제 해결의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자세로 하도급구조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겠다"며 "원청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 다단계 하청구조를 통한 위험의 외주화를 막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엔 위험의 외주화를 끊어낼 수 있을까. 이번 계획도 회의적인 이유는 이 혁신계획에 담긴 아래 문장 탓이다. 포스코그룹은 "모든 현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하도급 위반사례에 대해서는 거래중단 및 계약해지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강력한 조치에는 포스코그룹의 책임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하청업체에 대한 엄포만 있다. 대부분의 하도급 위반이 원청업체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보면, 이번 조치는 엉뚱하고 아이러니하다. 포스코그룹이 추진할 강력한 조치는 하청업체에 대한 계약해지가 아닌, 하청업체에 대한 '강력한' 안전관리다. '위험의 외주화'를 끊어내기 위해선 외부가 아닌 내부를 들여 다 볼 때다.

안준형 (why@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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