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규제에, 중대형 오피스텔 몸값 '껑충'
작년 4분기 오름 폭의 4배 넘어
정부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 및 세금 규제를 강화하자 주거용 오피스텔, 이른바 ‘아파텔’이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다. 투자 수요는 물론, 내 집 마련 목적의 실거주 수요까지 몰리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청약 경쟁도 치열하다. 과거 오피스텔은 1~2인 가구를 위한 소형 평형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방이 2개 이상 있는 중대형 오피스텔이 아파트의 대체재로 인기를 얻고 있다.
◇아파트 규제에 오피스텔 ‘풍선 효과’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작년 4분기 대비 0.23% 올랐다. 작년 4분기 상승률(0.05%)보다 오름 폭이 4배 이상 커졌다. 작년 2분기만 해도 오피스텔 가격은 전분기 대비 0.32% 하락할 정도로 수요가 뜸했지만, 3분기 하락 폭을 0.06%로 줄이더니 4분기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올 1분기 오피스텔 전셋값(전분기 대비 0.57% 상승), 월세 값(0.26%)도 역대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청약 시장에서도 오피스텔 인기는 뜨겁다. 지난 1월 분양한 경기 성남시 ‘판교밸리자이’ 오피스텔은 282실 모집에 6만5503명이 몰리며 평균 232.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단지 아파트의 1순위 경쟁률(64.6대1)을 웃돈다. 지난달 청약 접수를 받은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에’도 217실 모집에 6711명이 몰리며 평균 30.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과거 오피스텔은 1~2인 가구를 위한 소형 평형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중대형의 인기가 두드러진다. 부동산원의 면적별 가격 통계를 보면, 올 들어 2월까지 전용면적 85㎡ 초과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1.01% 올랐지만 40㎡ 이하는 0.14% 떨어졌다.
실거래가 동향에서도 중대형 오피스텔의 인기는 확인된다. 고양시 ‘힐스테이트 삼송역’ 전용면적 84㎡는 지난 2월 8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면적의 1년 전 거래 가격이 5억~5억2000만원 수준이었으니 1년 사이 3억원 넘게 오른 것이다. 대구 수성구 ‘범어 라온프라이빗’ 전용 84㎡도 지난달 5억44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해 11월에 비해 1억원가량 오른 금액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하우스의 김병기 리서치팀장은 “과거와 달리 오피스텔을 아파트의 대체재로 인식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중대형 평형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최근 들어 대단지에 커뮤니티시설까지 갖춘 오피스텔도 있어 아파트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고 했다.
◇오피스텔에 대출 규제 추가될 수도
오피스텔이 인기를 누리는 가장 큰 이유로는 아파트에 비해 낮은 진입 장벽이 꼽힌다.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서는 아파트를 살 때 담보대출 한도가 시세의 40%로 제한되고, 15억원이 넘으면 대출이 불가능하다. 반면 오피스텔은 가격 관계없이 70%까지 대출 가능하다. 또 오피스텔 분양권은 취득세와 양도세를 매길 때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집을 한 채 가진 사람이 단기 차익을 노리고 투자할 수도 있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주택 소유 여부나 거주지를 따지지 않기 때문에 성인이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다만 오피스텔의 가격 상승세가 앞으로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지난달 공직자들의 투기 방지 대책을 발표하며 토지, 오피스텔 등 비(非)주택의 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오피스텔에도 담보대출비율(LTV) 40%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임병철 부동산114 연구원은 “오피스텔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수요가 줄어들고 가격도 조정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인기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간의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으므로 신중한 검토 없이 오피스텔에 무작정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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