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주인들 내년 '보유세 폭탄'..집값 상승 영향 공시지가 '최대 3배' 껑충
[헤럴드경제=이운자] 다음달 1일부터 납부할 종합부동산세가 이번 주부터 본격 통보되면서 고지서를 받아든 집주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집값 상승으로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서울 강남 등 일부 고가주택 보유자와 종부세가 중과되는 다주택자들은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친 보유세가 작년보다 최대 3배까지 올라 체감 인상 효과가 상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은 지난 8월부터 시작해 내년 1월1일 기준으로 고시할 주택 공시가격과 토지 공시지가 산정 업무를 진행 중이며, 내달 중순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과 표준지 공시지가 예정가격 열람을 시작으로 내년 4월 말 공동주택 공시가격까지 ‘부동산 공시’ 랠리가 이어진다.
정부는 올해 초 발표한 2019년 공시가격 산정 방향을 형평성·균형성 제고에 두면서 서울지역 표준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을 역대 최고 수준인 17.75% 상향했다. 단독주택보다 현실화율(시세반영률)이 높았던 공동주택(아파트) 공시가격도 12년 만에 최대인 14.02% 끌어올렸다.
정부는 그러면서 내년 공시가격도 현재 단독주택 53%, 공동주택 68.1%인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더 높이고 지역·유형별 불균형을 줄여나가겠다고 발표했다. 내년 공시가격도 만만찮은 인상을 경고한 셈이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비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10월까지 0.81% 하락했다. 이는 지난달 말부터 가팔라진 가격 상승세가 반영되지 않은 결과다.
국민은행이 조사한 서울 아파트값도 작년 말 대비 이달까지 1.82% 올라 작년 같은 기간 13.44% 뛴 것에 비하면 상승폭이 크게 둔화했다. 그러나 실제 서울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주요 아파트 단지는 올해 재건축, 일반 아파트를 막론하고 실거래가격이 2억∼3억 원 이상 뛴 곳이 수두룩하다.
국토부와 서울시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84.97㎡는 올해 5월 실거래가격이 23억7000만원이었으나 지난달 중순 거래된 가격이 27억9800만원으로 4억2000만원이 뛰었다. 실거래가 상승률만 따지면 17.7%에 달한다.
층과 조망권에 따라 매매가격 차이가 크긴 하지만 정부의 강력한 규제 대책에도 불구하고 입지여건이 좋은 인기 아파트는 집값이 여전히 상승 중이다.
재건축 단지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전용 76.5㎡는 작년 말 실거래 가격이 17억1000만∼17억4000만 원 선이었으나 올해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압박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말 19억8000만원에 팔려 2억5000만원(14.8%)이 상승했다.
공시가격은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시세 변동과 실거래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는 만큼 집값이 오른 곳은 공시가격도 따라 오른다.
강북에서도 마포·용산·성동구 등 도심 인기지역과 영등포·동작·광진·양천구, 경기도 과천 등 수도권 일부의 집값이 뛰면서 내년 공시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정부가 공시가격 산정시 고려하는 현실화율까지 높일 경우에는 집값 상승폭보다 공시가격 상승폭이 더 커질 수 있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7㎡의 경우 올해 공시가격은 17억3600만원인데 현재 이 아파트의 시세는 30억 원을 웃돈다. 정부가 현실화율을 70%에만 맞추면 이 주택형의 내년 공시가격은 21억 원, 80%에 맞추면 24억 원으로 급등하게 된다.
공동주택보다 현실화율이 낮은 단독주택은 현실화율 반영 폭을 확대하면 올해처럼 내년 공시가격이 집값 상승분보다 더 많이 오를 수 있다. 감정원 조사 결과 올해 서울 단독주택 매매가격은 3.48% 올라 가격 상승률도 아파트보다 높다.
2주택자 이상의 보유세 부담은 이보다 훨씬 높다. 2주택자의 종부세 세부담 상한은 전년도 납부액의 200%, 3주택 이상자는 300%에 달해 공시가격이 일정 금액 이상 계속해서 오르면 보유세 부담이 해마다 2∼3배씩 뛸 수 있다.
세무법인 정상 신방수 세무사는 “개인별 주택 보유수, 종부세 세액감면 등 조건이 다양해 일률적으로 종부세 부담이 커진다고 볼 순 없다”면서도 “앞으로 공시가격 현실화가 가장 큰 보유세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yi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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