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문건 담긴 PC 주인은? 檢 "최씨와 관련 정황" 崔 "내것 아니다"

이현정,서태욱,조성호 2016. 10. 2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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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 국정개입 / 최순실 둘러싼 4대 의문점 ◆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으로 지목된 최순실 씨(60·최서원으로 개명)가 27일 세계일보와 인터뷰하면서 "청와대 자료를 받아본 적은 있지만 미르·K스포츠재단 개입, 인사 개입 등은 사실이 아니다"고 입을 열면서 최씨를 둘러싼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씨가 관련 의혹을 대부분 부인했지만 그가 두 재단과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전방위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핵심 의혹들을 정리한다.

① 태블릿PC 실사용자 논란
최씨 사진 2장·딸 이름이 아이디

최씨를 둘러싼 최대 의혹은 지난 25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야기한 '청와대 문건 유출' 논란이다.

최씨는 이날 "태블릿PC를 가지고 있지도 않고, 쓸 줄도 모른다. (청와대 문건이 저장돼 있던 태블릿은) 내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가 그런 것을 버렸다고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다. (해당 의혹을 처음 제기한 JTBC가) 남의 PC를 보고 보도한 것 아닌지 모르겠다. 취득 경위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 등을 사전에 받아보고 수정했다는 의혹은 24일 밤 JTBC가 최씨의 PC 자료를 입수했다고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취재진은 해당 PC가 최씨가 사무실을 비우면서 건물 관리인에게 처분해 달라고 두고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당초 데스크톱PC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튿날 검찰이 "JTBC로부터 삼성 태블릿PC 1개를 제출받았다"고 밝히면서 구체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언론사는 26일 태블릿 소유주가 '마레이컴퍼니'이며, 김한수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이 회사 대표를 지냈다고 보도했다. 김 행정관이 회사 명의로 태블릿을 개통해 최씨에게 줬다는 설명이다.

또 최씨가 해당 태블릿을 사용했다는 근거로 저장돼 있던 최씨 사진 2장과 태블릿의 사용자 이름이 '연이'라는 점을 제시했다. '연이'는 최씨의 딸 정유라 씨(20)의 개명 전 이름인 '유연'을 가리킨다는 것이다.

검찰도 태블릿이 최씨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② 최순실 복잡한 종교계 인연
통일교인사·무속인 등과 오랜 친분

최씨와 종교계의 인연과 종교적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블로그 '시크릿 오브 코리아'를 운영 중인 재미 언론인 안치용 씨는 26일 "최씨와 통일교 관계자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안씨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최씨가 전 통일교 유럽총책이며 세계일보 간부를 지낸 S씨를 이탈리아대사로 추천했다가 조응천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반대로 무산됐다는 의혹이 있다"며 "세계일보의 인터뷰도 S씨가 주선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보도했다. 매일경제는 S씨에게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다.

여전히 최씨가 통일교 신자인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관련 흔적은 다른 곳에서 이미 포착됐다. 최씨의 딸 유라 씨는 통일교재단에서 운영하는 경복초등학교와 선화음악영재아카데미를 다녔다.

한편 최씨는 평소 강남 일대에서 유명한 한 무속인과도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굿을 전문으로 하는 이 무속인은 최씨의 아버지인 최태민 씨 사망 이후 추모 천도재 등에도 참여하고 수시로 최씨에게 상담을 해줬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최씨가 무속인을 가까이하는 것은 부친이 1970년대 불교, 기독교, 천도교를 종합해 만든 '영생교'와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1976년 박 대통령은 최태민 씨가 여러 단체를 통합해 만든 '새마음봉사단'의 총재를 지냈고 훗날 "그분은 목사님으로 나라가 어려울 적에 많이 도와줬다. 고마운 분"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최씨가 아버지로부터 '교주' 자리를 물려받았다는 소문도 나온다.

③ 獨주택구입비 4억5천만원 어떻게
1만弗이상 반출 신고의무 어겼나

최씨가 언론 인터뷰에서 "독일 현지 주택을 구입할 때 36만유로(약 4억5000만원) 상당의 비용이 들었다"고 언급해 자금 확보 경위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씨는 해당 자금 출처에 대해 은행의 예금 담보와 강원도 부동산을 담보로 해서 은행에서 빌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매일경제는 최씨의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최씨 소유의 미승빌딩과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도사리 소재의 토지 등기부등본을 조회해봤다. 그 결과 미승빌딩을 통해서는 2012년과 2014년 모두 7억여 원을 빌렸고, 2015년 말에는 평창군 땅을 담보로도 3억여 원을 빌린 것으로 확인됐다. 두 곳의 부동산에서만 총 1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한 것이다.

최씨가 미르·K스포츠재단을 통해 빼돌린 돈으로 주택을 구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지만 주택 구입 자금 정도는 자신의 현금으로 구입할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 다만 이 같은 거액의 자산을 해외로 어떻게 들고 나간 것인지는 또 다른 문제다. 외환관리법에 따르면 1만달러(약 1150만원) 이상의 현금을 해외로 반출하려면 신고가 필요하고 신고할 경우에는 금융당국에 의해 자금 유출입 경위와 탈세 여부 등을 추적받게 돼 있다. 이날 세계일보와 인터뷰하면서 최씨는 해당 자금의 신고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 같은 의혹이 일자 27일 금융소비자원은 최순실 씨 모녀 등에 대해 검찰에 고발했다.

④ 독일서 모습 드러낸 최씨 귀국은 언제
崔 "당분간 안해" 檢 신병확보나서

최씨가 26일(현지시간) 독일 헤센주의 한 호텔에서 한 언론 인터뷰가 공개되면서 지난달 초 출국 이후 묘연했던 행방에 대한 의혹은 해소됐다. 최씨는 "비행기를 탈 수 없을 정도로 신경쇠약에 걸려 있고 심장이 굉장히 안 좋아 병원 진료를 받고 있어서 돌아갈 상황이 아니다"며 당분간 귀국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최씨가 이번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떠오른 만큼 검찰은 최씨의 신병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최씨 귀국 시점이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 청와대가 비서진 개편 등 문책성 인사를 언제 단행할지도 귀국 시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씨도 특검 도입이 가시화하는 등 수사망이 좁혀오자 국내에서 지인을 통해 거물급 변호사를 물색하는 등 대비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복수의 전·현직 법조계 인사들에 따르면 최근 최씨 지인 A씨는 특별수사통 고위 검찰 간부 출신들을 위주로 변호사 선임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특히 전관 변호사들 가운데 현직 검찰 간부들과 소통이 원활한 변호사를 찾고 있어 특검에 앞서 진행 중인 검찰 수사부터 대응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A씨는 또 접촉한 변호사들에게 "최씨가 조만간 귀국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정 기자 / 서태욱 기자 /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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