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일등공신 된 'MASGA' 카드 … 韓 조선기술·美 AI 함께 간다
구윤철 "협상에 가장 큰 기여"
1500억弗규모 조선 재건펀드
신규조선소·인력 양성·MRO
생태계 포괄한 프로젝트 전망
자율운항선·스마트조선소 등
AI분야는 美기업 시너지 창출

31일 한미 무역 협상을 통해 합의된 양국 조선업 협력 방안은 한국이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위해 1500억달러(약 210조원)를 투입한다는 것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협상 타결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고 밝힌 한미 조선 협력 '마스가(MASGA) 프로젝트'는 자국 내에서도 경쟁력이 없다고 비판받고 있는 미국 조선업계에 한국 조선업체의 선체 설계·건조 기술과 효율적 공정 관리 노하우를 전수해 재건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마스가 프로젝트의 구체적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정부 설명에 따르면 조선 펀드는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설, 조선 인력 양성, 조선 관련 공급망 재구축, 선박 건조, 유지·보수·정비(MRO), 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한다.
국내 조선업체 관계자는 미국 조선업의 경쟁력에 대해 "배 한 척을 만들려면 한국보다 평균 6배 더 돈이 든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면서 "숙련된 인력과 필요한 기자재·부품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비용과 기간이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것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도 이런 현실을 심각하게 보고 무역 협상의 조건으로 자국 조선업 재건을 우선적으로 요구했다. 심순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안보전략산업팀장)은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위해서는 숙련된 인력 공급과 더불어 부품·기자재 등을 납품해줄 수 있는 업체, 즉 공급망이 정상화되는 게 급하다"면서 "한국 조선업체들이 미국에 투자한다면 우선적으로 이런 쪽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이 미국 현지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뒤 중점적으로 들여다본 분야도 생산성 향상이었다. 최근 필리조선소는 한국 취재진에 "현재 1~1.5척 수준인 연간 선박 건조량을 2030년까지 10척으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한국 내 조선소의 공정 관리 노하우와 시스템을 필리조선소에 적용하는 방안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모든 산업 분야에 적용되고 있는 인공지능(AI)도 한미 조선 협력에서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AI를 통한 협력은 미국이 주도하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세계 최고의 설계·건조 경쟁력을 보유한 우리 조선 기업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한 미국 기업이 힘을 합친다면 자율운항 선박 등 미래 선박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HD현대 관계자는 "선박 건조 분야에서 미국 AI 업체인 팰런티어와 데이터 기반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AI에 기반한 조선업 효율성 제고는 생산성을 최대 30%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조선소'는 AI와 자동화 기술을 적용한 조선소로 작업장을 가상 공간에 구축해 최적화된 공정을 도출하기 위한 계획이다.
조선업 협력에 투입될 1500억달러라는 천문학적 규모 때문에 미국 내 조선소를 신규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HD현대는 미국 조선소의 현지 건조를 돕고 미국이 필요로 하는 산업 생태계와 기술을 제공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HD현대가 미국 조선소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화그룹은 필리조선소의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현재 보유한 도크를 증설하는 것보다 조선 기자재 공급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에 따라 부분품 제작을 위해 시설을 확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소와 협력 관계에 있는 중소 업체도 미국에 동반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이들 중소 업체가 이를 통해 경영이 안정되고 성장한다면 우리 조선업계의 전반적인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입장문을 내고 "마스가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며 "미국 필리조선소 확장, 신규 조선소 건설, MRO 확대 등을 통해 미국 조선업 재건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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