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못 받는 근로자 내년 300만명 넘어설 듯
법위반 업체 적발 건수는 되레 급감
지금도 국내 근로자 7명 중 1명은 최저임금(시간당 6,030원)에도 못 미치는 보수를 받으며 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280만명 수준인 최저임금 미달 근로자 수는 내년 31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16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에 보고한 ‘최근 최저임금 동향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보수를 받고 일하는 근로자 수는 올해 280만명에서 내년엔 313만명까지 늘어날 걸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전체 근로자 대비 최저임금 미달 근로자 비중 역시 올해 14.6%에서 내년 16.3%로 올라갈 전망이다. 내년 최저임금(시간당 6,470원) 기준으론 근로자 6명 중 1명이 최저임금 이하 대우를 받게 될 거란 얘기다.
한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미달 근로자 비중은 2010년 12.4%에서 2012년 10.7%로 잠시 주춤했으나 2013년(11.9%) 이후 다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업종별(2016년 기준)로는 농림어업 분야의 최저임금 미달 비중이 가장 높았고, 음식숙박ㆍ예술여가ㆍ사업지원ㆍ부동산임대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이처럼 법에 규정된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근로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법 위반 적발 건수는 2013년 6,081건에서 2014년 1,645건, 2015년 1,502건으로 오히려 급감하고 있다. 최저임금을 주지 않아 적발되더라도 처벌 받은 비율(2014년 0.97%)이 1% 미만에 그치는 ‘솜방망이 처벌’과 광범위한 예외 조항 등이 문제를 악화시키는 원인이라고 한은은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근로감독 강화를 통해 최저임금 준수율을 높여 나가고, 중기적으로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 등 최저임금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한은은 경제단체들의 주장과 달리 최저임금 인상이 전체 근로자의 전반적 임금상승을 불러올 가능성은 적다고 평가했다. 상관관계 분석에서 평균임금과 최저임금의 상관계수는 0.2에 그쳐 연관성이 미약한 것으로 나왔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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