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완화 힘받나.. 집값 5개월 연속 상승
전국의 주택 매매가격이 5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솟는 전세가에 '아예 집을 사자'는 수요가 늘고 있고 지난해 말 입법이 완료된 여러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도 매매가 상승에 도움을 주고 있다. 올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매매·전세가 동반 상승=한국감정원은 1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를 실시한 결과 매매가격이 전달에 비해 0.24% 상승했다고 2일 밝혔다. 매매가격은 지난 9월부터 5개월 연속 오름세다. 상승폭도 전달의 0.16%보다 커졌다. 수도권은 0.20%, 지방은 0.28%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대구가 1.20%로 가장 많이 올랐고 경북 0.79%, 대전 0.32%, 충남 0.31%, 제주 0.28%, 서울 0.23% 순으로 상승했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0.37% 상승한 반면 연립주택과 단독주택은 0.01%로 오름폭이 둔화됐다.
전세가격은 전국 평균 0.59% 올라 17개월 연속 상승했다. 선호도가 높은 학군으로 이사하려는 수요가 많고 봄 이사철과 결혼시즌을 앞두고 직장인과 신혼부부가 매물을 선점하면서 수도권 전셋값 오름세가 지속되는 분위기다.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0.87% 상승했고 연립주택이 0.23%, 단독주택이 0.05% 올랐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62.1%로 전달에 비해 0.3%포인트 상승했다. 아파트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69.1%다.
◇"올해 수도권 집값 오른다"=한국감정원은 매매가 상승이 지속되는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봤다. 먼저 실수요자의 매매 전환이다. 전세가가 매매가에 가까워지자 전세를 포기하고 집을 사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더불어 취득세 영구인하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등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가 가격 상승의 배경이 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특히 1월 주택거래량이 평년에 비해 급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모두 4497건으로 지난해 1월(1134건)에 비해 4배, 2012년 1월(1451건)에 비해 3배 정도 늘었다.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전문위원은 "국내외 실물경기 회복 전망과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심리적 안정 등으로 전반적인 매수심리가 살아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서울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가 사업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점도 수도권 집값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설 연휴 이후 곧바로 봄 이사철이 시작돼 집값이 오르는 곳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연구소가 부동산중개업소 회원 316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37.7%가 올해 수도권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답했다. 강보합세라고 답한 19.1%와 합하면 56.8%가 집값 상승을 예측한 셈이다. 하지만 상승폭에 대해서는 '물가상승률 수준'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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