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부동산 대책, 내성 생겼나?"..시장 '시큰둥'
[머니투데이 지영호기자][[12·3 부동산후속조치]"별볼일 없는 대책"…제한적 상황 '인정' 의견도]
정부가 후속조치를 포함해 3일 네번째 부동산대책을 내놨지만 시장 반응은 시큰둥하다. 잦은 대책에도 핵심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탓이다. 정부 역시 이번 '12·3 부동산후속조치'를 국회를 거치지 않는 금융지원 확대에 초점을 맞추긴 했지만 시장이 정부 의지대로 움직여줄 지 미지수다.
그래픽=강기영 디자이너 |
'12·3 후속조치'에서 드러난 정부의 부동산 정책방향은 대출 확대로 신규 매매수요를 시장에 진입시켜 거래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빨라진 이사수요를 잡기 위해 내년 1분기 학군수요를 미리 매매로 전환하도록 유인해 매매시장을 살리겠다는 전략이다.
학계와 전문가들은 국회에서 법안 통과가 어려운 정부 정책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연이은 부동산대책의 정책기조가 변하지 않으면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김용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정부는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직도 모르는 듯하다. 이번에도 한계가 드러난 부동산 대책만 붙잡고 있다. 별 내용도 없는 후속대책을 왜 발표했는지 모르겠다"고 질타했다.
임대차시장 안정화가 우선적으로 필요함에도 정부는 임대주택 공급확대에 주안점을 두기보다 주택구입을 종용해 위기를 모면하려 한다는 것이다. 임대주택 공급확대없이 매매수요만 끌어올리면 단기적으로 효과를 볼지 몰라도 중·장기적으로 시장에 영향이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이번 대책은 부동산 관렵 법률의 국회 통과 불발로 발생하는 문제를 차단하고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한 우회적 수법"이라며 "근본적 시장 침체 원인이 가계부채 증가와 높은 집값으로 '전세는 안전자산이란 인식 확대'에서 비롯된 만큼 정부의 주택구입지원책은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를 시장에 끌어들여 거래 활성화를 꾀하려는 정부정책은 하우스푸어 트라우마에 사로잡힌 시장을 회복시키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목돈안드는 전세제도와 정책모기지 통합으로 오히려 시장에 혼란만 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정재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는 "목돈 안드는 전세제도는 이미 시장에서 외면받은 정책인데 이를 지속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오히려 서민 부담을 완화할 월세시장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정부가 하우스푸어 대책으로 내놓은 희망임대주택리츠 역시 1가구1주택자에서 일시적 2주택자와 현행 85㎡에서 면적 제한을 두지 않도록 수정한 점은 도덕적 해이를 야기시킬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주택금융공사 손실을 국민주택기금에서 보전하는 정책모기지 통합은 공적자금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재호 교수는 "2주택자를 서민으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희망임대주택리츠는 기존 1주택자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야 했다"며 "국민주택기금을 주택금융공사 기금과 합쳐 통합운영한다는 점은 환영하지만 공적자금 손실이 가능한 구조여서 활용에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래픽=강기영 디자이너 |
다만 국회라는 벽에 막혀 제한적으로 정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정부의 상황을 고려하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는 견해도 있다.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법률적 뒷받침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그동안 대책에서 거둔 결과를 바탕으로 재조정했다는 점은 인정할 만하다"며 "이번 보완책의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침체할지 모를 부동산 심리를 붙잡아 주는 역할은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시장 반응은 냉랭하다. 이미 나온 법안의 재탕 삼탕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태양공인 정지심 대표는 "이미 알려져 있던 내용인데다 추가된 내용도 색다른 게 없다"며 "정부가 시장을 살릴 의지가 있다면 차라리 국회에 계류된 법안이 통과되도록 힘쓰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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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지영호기자 tell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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