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대출 축소에 건설업계 '진퇴양난'

소민호 2010. 3. 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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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주택사업 어려워져 공급감소 부를듯...부도 도미노 가능성도 제기

[아시아경제 소민호 기자] 금융권이 갈수록 늘어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에 주목, 대출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PF대출 한도와 함께 각종 PF심사기준이 강화돼 건설사들의 주택공급을 위한 PF가 어려워지게 됐다. 특히 건설업계는 주택 소비심리 위축 상태에서 자금조달원이 막혀 신규 주택공급 여력이 줄어들고 연쇄부도 가능성까지 높아질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2일 금융감독당국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PF대출확대, PF ABCP 발행 증가 등 잠재적 불안요인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며 PF대출 규제 강화에 나섰다.

금융감독당국은 PF대출 연체율 증가에 주목하고 있다. 2009년 6월말 5.91%이던 연체율은 작년말 6.37%로 증가했다.

이중 중견건설업체들이 주로 이용하는 저축은행 PF연체율은 더욱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 PF연체율은 9.56%에서 10.60%로 올라섰다.

금융위원회는 연체율이 높아지는 등 PF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저축은행의 PF대출 한도를 강화하고 건설업계가 많이 이용하는 ABCP에 대한 예탁 및 공시 강화와 매입약정 감독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건설업계는 이같은 조치가 경영환경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진행중인 건설사업에 대해 PF대출이 까다로워지면 부도를 야기할 수 있다"며 "이는 제2금융권의 동반부실화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올해 갚아야 할 PF자금이 절대적으로 많아 건설업계의 부도 도미노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 자료에 따르면 36개 업체 PF 우발채무 잔액 46조원중 53%에 달하는 24조원이 1년 이내 만기도래가 예정돼 있어 올해중 상환압박이 들어올 것으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시행사나 건설사업의 명목회사인 SPC가 PF 만기때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면 건설업체가 이를 책임지는 구조로 돼 있어 건설업체의 유동성 악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는 지적이다.

건설업체들의 PF대출 상환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아 금융기관들이 PF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나설 경우 주택공급은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 수요자들의 보금자리주택 등 기대심리가 퍼지면서 민간 분양아파트 선호도가 크게 낮아져 있다"며 "기존에 분양한 주택입주율이 낮아지고 금융조달마저 어려워지면 신규 주택공급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문제는 정부당국의 시선이다. PF연체율이 높아지고 주택업체들의 경영위기가 현실화되고 있지만 정부는 부도위기 가능성이 적거나 과대포장돼 있다고 치부한다는 것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민형 연구위원은 "국토부 등 정부당국은 그동안 부동산 관련 규제완화 등을 통해 충분히 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면서 "또다시 규제완화와 자금지원 등을 요구하는 데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건설업계의 부도 방지를 위한 추가적인 정부의 규제완화나 지원대책 등을 조만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조치 연장요구나 DTI 규제 축소, 민간주택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도 이런 기조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업계는 정부의 지원이 어렵고 경기회복 지연에 보금자리주택 기대감 등으로 주택소비심리마저 회복되기 어려워져 부도가 조만간 현실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금융기관 등이 나서 동반부실화를 막기위한 선제적 조치를 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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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민호 기자 smh@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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