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이라던 강남 3구도 "투기지역 해제"..혼란 앞장서는 정부

2008. 12. 1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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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지난 11.3대책을 통해 전국의 투기지역을 대폭 해제하면서 '상징적'인 측면에서 투기지역을 유지했다고 밝혔던 강남 3구에 대해서도 정부가 결국 주택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해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더욱이 이같은 투기지역 해제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주무 부처인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가 서로 '엇박자'를 보인 데다, 기획재정부 내부에서 마저도 하룻 만에 말을 뒤집는 등 정부가 앞장서서 국민들에게 혼란을 부추기고 있는 모습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강남3구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지정 해제, 지방 미분양 주택 양도소득세 한시 면제 등 국토부가 제시한 방안들에 대해 기본적으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부동산 투기를 걱정해야 할 때가 아니라 자산 디플레를 걱정해야 할 때이며, 규제완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는 게 강 장관의 설명이다.

이는 정작 투기지역 지정·해제 주무 부처인 재정부가 바로 전날 밝힌 방침과 전혀 상반되는 내용이다. 김동수 재정부 제1차관은 17일 라디오 및 케이블TV 등과 가진 인터뷰에서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와 관련해 "현 단계에서 해제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강남 3구는 그동안 많이 올랐고, 다른 주택가격 상승에 주도적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관련 규제를 해제하는 문제를 좀 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면서 "당분간은 부동산값 하락이 지속되겠으나 수도권의 만성적인 주택 부족은 여전히 있어 전반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크게 낮아질 것을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김 차관의 입장 표명은 재정부 소관인 투기지역 외에 투기과열지구 지정·해제의 소관 부처인 국토부가 강남 3구에 대한 주택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 같은 날 알려지면서 비롯됐다.

그러나 이처럼 재정부가 전날의 입장을 뒤집은 것과 관련해 18일 강 장관은 "해외출장을 다니는 등 바빠서 실무자들과 의사소통을 제때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이해하기 어려운 답변을 전했다.

국토부는 내년 초에 강남·서초·송파 등 서울 강남 3구를 주택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하는 방안을 오는 22일 있을 업무보고에 포함시킬지를 놓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각 언론들을 통해 일제히 보도됐다.

이 밖에도 국토부는 민간택지 내 주택에 대해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는 방안과 함께 전매제한을 추가로 완화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관계자도 "사실상 모든 방안이 검토대상"이라며, 강남 3구 투기과열지구 해제 방안 등에 대해 검토 중이라는 사실을 시인했다.

이같은 국토부의 입장 역시 한 달여만에 당초의 입장을 뒤집은 모양새다.

정종환 국토부 장관은 지난 11.3대책 발표 때 강남 3구를 해제 대상에서 제외한 의도에 대해서는 "부동산 투기지역 등을 해제하면서 전국적으로 여러가지 지표 등을 검토했는데 강남 3구에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면서 "또 항상 과거에 여러 가지 부동산의 붐을 일으키는 데 하나의 진원지 역할을 했기 때문에 제외했다"고 강조해 사실상 이 지역에 대한 규제가 해제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를 풍겼다.

이처럼 같은 날에도 정부부처 간에 '엇박자'를 보인 데다, 한 부처 내에서도 하루 만에 말을 뒤집는 이같은 상황에서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정규기자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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