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토론회]'대한민국 부동산 안전한가'

2008. 10. 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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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송복규기자][[MTN 개국특집 대토론 지상중계-3부]]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이하 사회)=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 경제를 위협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부동산 경기가 더 빠른 속도로 침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미국은 시장 구조가 달라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될 것이라는 상반된 견해도 있습니다. MTN 개국특집 토론회 '대한민국 부동산 안전한가'를 통해 국내 부동산 시장을 진단하고 부동산 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겠습니다.

사회=

미국 금융위기가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까지 영향을 미쳐 한국판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금융위기가 부동산 복합불황 위기로 이어질까요.

이재영 국토해양부 주택토지실장(이하 이재영)=

서브프라임 사태 발생 당시 미국의 부동산 담보대출 연체비율이 16% 였습니다. 일부 지역 집값은 50%나 하락했습니다. 올해 우리나라 집값을 보면 8월까지 오히려 4% 올랐습니다. 물론 강남·과천 등 종전에 집값이 많이 올랐던 지역은 떨어졌지만 전반적으로 상승했습니다. 제1 금융권의 가계담보대출 연체율은 0.8%에 불과합니다. 정부는 국내에서 미국과 같은 서브프라임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태경 토지정의시민연대 사무처장(이하 이태경)=

서브프라임모기지로 부동산 가격 급락, 주택금융시스템 마비 사태를 맞고 있는 미국과 우리나라는 시장 상황이 다릅니다. 참여정부시절 버블세븐 등 수도권 집값이 많이 올라 사회적 문제가 됐었는데 사실 우리나라 집값 상승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일본 다음으로 가장 낮습니다. 참여정부가 세제 및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 적절한 정책으로 부동산 거품을 사전에 차단했습니다. 버블세븐을 제외하면 집값 거품을 우려할만한 지역이 거의 없습니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이하 곽창석)=

금융위기와 관련된 불황인지 여부는 확실치 않지만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불황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올 2월부터는 투자문의가 끊어졌고 8월 이후 거래량은 연초 대비 30∼40% 줄었습니다. 거래 가격이 연초 대비 3∼5%, 많게는 10% 정도 떨어진 곳도 있습니다. 추석 이후에는 급매물도 거래가 안된다는게 더 큰 문제입니다. 지금은 수급 균형이 완전히 깨진 시장입니다. 연내에 외환위기때도 벌어지지 않았던 상황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조용석 도시통계표준연구소 소장(이하 조용석)=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한 시장의 해석은 다소 과장된 면이 있습니다.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는 일시적, 국지적 현상으로 보는 것이 적합합니다. 잠실.과천 등 집값이 떨어진 지역은 갑자기 공급량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공급량이 부족한 강북은 집값·전셋값이 동반 상승하고 있습니다. 서민들은 다른 전셋집을 구할 수도, 그렇다고 집을 살 수도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강남권 아파트값도 현재는 잠잠하지만 내년 이후 공급이 줄어들면 다시 오를 수 있습니다.

사회=

이명박 정부가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규제 완화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얼마전에도 9.19대책을 발표했는데요. 주요 골자는 무엇입니까.

이재영=

9.19대책은 크게 두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수요에 맞는 주택을 탄력적으로 공급하는 것입니다. 향후 10년간 500만가구를 공급한다는 것이 가장 큰 줄기입니다. 수도권 외곽에 주택 공급이 집중돼 직주분리, 교통혼잡 등 문제가 심각한 만큼 도심과 도시근교에 더 많은 주택을 짓기로 했습니다. 둘째는 무주택 서민 등 자력으로 주택을 마련할 수 없는 소외계층을 위해 값싼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한다는 것입니다. 기존 분양가상한제 주택보다 분양가를 15% 이상 낮추고 국민주택기금을 활용해 30년 장기저리대출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사회=

공급에 중점을 둔 정부의 중장기 대책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재정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재영=

공공분양주택이나 임대주택을 짓는데 연간 국민주택기금에서 6조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보금자리주택 등 9.19대책 추진을 위해서는 지금의 2배인 12조원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정부는 추가로 필요한 6조원 가운데 1조원은 재정을 투입하고 나머지 5조원은 국민주택기금과 공공자금관리기금 등을 활용해 충당할 방침입니다. 현재 관계부처 협의가 원만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사회=

도심 등 수도권 주택 공급을 위해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그린벨트 해제 등 획기적인 택지개발이 추진되고 있는데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이태경=

문제가 많습니다. 주택 공급은 매우 중요하지만 연간 50만가구씩 지을 필요가 있을까요. 현재 지방은 물론 수도권까지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위례신도시 등 2기 신도시 물량도 줄줄이 쏟아질 예정입니다. 뉴타운 25곳을 추가로 지정한다는데 교통·환경 대책은 세웠는지 의문입니다. 미국 등 선진국은 50년, 100년을 두고 도시계획을 세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도시계획보다는 공급확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린벨트 풀어 임대아파트 짓겠다는데 계층간 주거공간 분리로 소외계층이 고립되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지도 모색해야 합니다.

이재영=

미분양은 경기 순환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입니다. 수도권은 연간 30만가구 이상 지어야 1인가구나 재건축·재개발 이주수요 등을 보충하고 소득수준 향상에 따른 주거이동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또 전국 주택의 약 3분의 1인 400만가구는 지은지 20년 이상된 주택입니다. 이들 주택은 어떤 형태로든 주택 개량이 필요합니다. 물론 주택 공급을 확대하면 여러 가지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도시기본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주택을 건립해 문제를 최소화할 계획입니다.

조용석=

이번에 발표한 공급정책 가운데는 기숙사형 주택 등 참신한 아이디어가 많습니다. 다만 주거유형별 공급량을 재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주민등록 기준 가구 증가율을 따져보면 1∼2인가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1∼2인을 위한 33㎡ 안팎의 초소형 주택을 중점적으로 공급해야 정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도심을 과밀화해 수요를 흡수하고 나머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환경보호입니다.

이재영=

정부도 1인 가구 급증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다세대.다가구의 주차장 규제, 층고제한 합리화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올해는 단지형 다세대를 도입했습니다. 조마난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춘 다세대주택이 등장할 것입니다. 1인가구를 위한 기숙사형 주택도 연내 제도를 마련해 내년부터 도입할 계획입니다. 보금자리주택도 유형을 다양화할 것입니다. 임대주택단지가 사회적으로 고립된 외딴 섬이 되지 않도록 신경쓰겠습니다.

사회=

당장 시급한 문제는 미분양아파트입니다. 미분양 해소를 위한 추가대책이 있습니까.

이재영=

올들어 두차례 미분양대책을 내놨는데 경기침체, 미국발 금융위기 등이 겹쳐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매제한·양도세 완화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책은 다 내놨다고 판단합니다. 건설업계가 요구하는 대출규제 완화는 거시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분양 사태만 보고 결정할 수 없습니다. 개별 건설사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미분양 사태가 빨리 진정될 수 있도록 후속조치를 서두르겠습니다.

이태경=

건설업계는 무안무치의 극치입니다. 과거 비싸게 분양해 과도한 이득을 얻었으면 경쟁령 향상 방향을 스스로 마련했어야 합니다. 시장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지방 미분양 사태를 만들어 놓고 왜 정부에 해결책을 요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시장 논리를 넘어서는 정부 개입은 지양돼야 합니다. 1∼2년의 불황을 견디지 못할 정도로 부실한 기업은 이번 기회에 차라리 정리되는 것이 낫습니다.

곽창석=

미분양이 증가한 것은 참여정부의 시장개입 때문입니다. 정부 규제로 미분양이 늘었는데 시장 원리로 알아서 해결하라면 사업자들은 억울한 면도 있습니다. 지금 시장은 안정돼 있습니다. 가격은 떨어졌고 금리도 높은 상황입니다. 최근의 경제위기는 국내에 국한된 상황이 아닙니다. 앞으로 4∼5년 정도 세계적 불황을 겪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도한 규제를 과감히 풀어 시장이 정상화되도록 해야 합니다. 심리적 관성효과를 우려해 시장의 눈치만 보다간 규제 완화 타이밍을 영영 놓칠수도 있습니다.

사회=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이재영=

정부의 주택정책 목표는 일시적인 가격안정이 아닙니다. 국민주거수준을 높이고 최소한의 주거안정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이는 시장이 제 기능을 해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정부 개입은 최소화할 것입니다. 시장 기능 정상화를 위해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사회=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나 시장 전망에 대한 견해는 저마다 다릅니다. 지금과 같은 혼란기에는 각자의 주장만 내세우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는 관용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한 언론기관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 대다수가 일관성 없는 부동산 정책 때문에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다양한 의견을 종합한 이번 토론이 국민들이 믿을 수 있는 정책 마련의 초석이 되기를 바랍니다.[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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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복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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