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이어 이제 MLB 기록에도 도전···이정후, 94년 묵은 MLB 단일 시즌 2루타 기록 ‘67개’도 경신할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MLB) 2년차를 맞은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루타 머신’으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한국프로야구의 단일 시즌 기록을 갖고 있는 그가 이제 MLB에서도 94년 묵은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정후는 18일까지 타율 0.348, 출루율 0.403, 장타율 0.652, OPS(출루율+장타율) 1.055, 3홈런, 14타점, 19득점을 기록 중이다. 이번 시즌 18경기에만 나섰음에도 지난 시즌 기록들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2루타다. 이번 시즌 이정후는 10개의 2루타를 쳐 MLB 전체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2위 카일 파머(콜로라도 로키스)에 1개가 앞서 있다.
지난 시즌 이정후는 데뷔 첫 시즌이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MLB 투수들의 강속구에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100마일 이상의 강속구에도 잘 대처하면서 안타를 생산해내고 있다. 18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9회초 대타로 나와 호세 알바라도의 100.3마일(약 161.4㎞) 싱커를 공략, 안타를 만들어내는 장면은 이정후가 더이상 강속구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여기에 지난 시즌 왼손 투수를 상대로 고작 0.227의 타율을 기록하며 고전했는데, 올 시즌은 0.421까지 끌어올리면서 왼손 투수에게도 더이상 약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1번 타자로 경기에 나섰던 이정후는 올 시즌에는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의 의중에 따라 중심타선인 3번에 배치돼 경기에 나서고 있다. 이를 두고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는데, 이정후는 현재까지는 대단히 잘 ㅈㄱ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정후는 지금 페이스를 이어가게 되면 올 시즌 90개에 가까운 2루타를 칠 수 있다. 물론 어디까지나 산술적으로 본 것으로, 실제로 이정후가 이렇게 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래도 오랜기간 깨지지 않고 있는 MLB 단일시즌 2루타 기록에는 도전해볼만 하다. 이 부문 기록은 1931년 얼 웹이 기록한 67개다. 설령 기록을 못 깬더라고 해도 웹을 포함해 6명 만이 도달했던 단일 시즌 2루타 60개 도전도 가능하다. 2000년대 기록은 2000년 토드 헬튼과 2023년 프레디 프리먼(LA 다저스)이 세운 59개다.
이정후는 키움에서 뛰던 2020년 49개의 2루타를 쳐 한국프로야구 단일시즌 최고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이제 무대를 옮겨, MLB에서도 대역사에 도전하고 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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