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명동성당 1000여 명 교황 추모 미사
서울대교구 명동 대성당서 봉헌
사제·신자 1000여 명 참석 애도
대주교, 교황의 한국 사랑 소개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 기도"
"올바른 말과 모범으로 양떼를 보살피시다가 당신의 품에 안기노니,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에게 비추소서..."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안식을 염원하는 추모 미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거행됐다.
이날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추모 미사를 집전한 정순택 대주교는 교황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모인 신자들을 향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참된 신앙의 길을 몸소 보여주신 분"이라며 "평생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증거하셨던 교황이 이제 주님의 품에서 영원히 평화를 누리시기를 기도하자"고 말했다.
본당에서 진행된 추모 미사는 '영원한 안식'이라는 뜻의 레퀴엠(장례미사곡)을 시작으로 1시간 30분 동안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서울대교구 소속 신부와 수녀, 신자 등 1,000여 명이 자리를 채웠고, 본당에 들어가지 못한 신자들은 꼬스트홀에서 영상으로 미사에 참여했다. 추모 미사가 거행된 명동성당은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했을 때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한 곳이다.
정 대주교는 강론에서 "교황은 사제들에게 '양 냄새 나는 목자'가 되라고 당부하시며 교회를 야전병원처럼 모든 이에게 열린 자비와 치유의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셨다"며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과도 끊임없이 대화하며 소통하고 포용하는 교회를 이루고자 애쓰셨다"며 추모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의 남달랐던 한국 사랑도 전했다. 정 대주교는 "2014년 방한 당시 한국교회의 순교자들을 위해 로마 밖에서는 처음으로 시복 미사를 집전하시고, 신앙의 유산을 기리셨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이시고 기도하라고 당부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2024년 11월 세계 청년대회(WYD) 십자가 전달식이 열린 바티칸에서 교황은 한국을 재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표현하셨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며 "'용기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는 요한복음 말씀으로 주제를 정해주시면서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려고 하셨다"고 했다.
주한 교황대사인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도 추도사에서 "교황은 단순하고 핵심을 관통하는 말로 복음을 전파하셨다"며 "교회를 환대와 자비의 장소가 되게 하고 신자 모두 교회뿐 아니라 세상 희망이 되도록 이끌어준 교황님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겠다"고 애도했다.
미사 마지막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일대기를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교황의 유년시절, 사제 수품과 활동 당시 모습, 교황 즉위 후 전 세계를 방문해 사역하는 영상 속 사진들을 보면서 눈시울을 붉히는 참석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는 26일(현지시간) 오전 10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엄수된다. 한국 천주교에서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 의장인 이용훈 주교, 염수정 추기경, 정순택 대주교, 임민균 신부가 참석한다. 국내 추모 미사와 장례 미사는 교구별 재량에 따라 이날부터 26일까지 각 지역 주교좌 성당에서 봉헌된다. 명동성당에 마련된 공식 분향소는 현지 장례 미사가 진행되는 26일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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