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한 어르신 5명 중 1명 사망"…갑자기 식욕·기력 뚝→'폐' 봐야

정심교 기자 2025. 4. 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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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노인 폐렴의 위험성
21일(현지 시간) 88세의 일기로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랜 기간 폐렴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선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의 90%가 65세 이상 고령층이다. 폐렴 고위험군인 임산부·어린이·노인은 폐렴에 걸리면 외래가 아닌, 입원 치료를 받는 비율이 절반을 웃돈다. 이처럼 고령층의 생명을 위협하는 폐렴에 대해 고대구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심재겸 교수와 함께 알아본다.
Q. 폐렴 환자의 사망률은?
폐렴은 고령층에서는 사망률이 매우 높은 위험한 질병이다. 폐렴으로 입원한 65세 이상 고령층의 사망률이 5명 중 1명가량 될 정도로 높다. 중환자실로 입원해야 하는 중증 폐렴은 사망률이 35~50%에 이르므로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기저질환이 있다면 위험도는 더 높아진다.
Q. 폐렴의 발병 원인은?
세균·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폐에 염증이 생기고, 폐포 내 미생물 균주가 증식하고, 환자가 균주에 대한 면역반응을 일으키면서 폐와 전신에 염증반응을 일으킨다. 이에 따라 가래·기침·발열 등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 폐렴이다. 폐렴균 중 가장 흔한 세균인 폐렴구균의 병원소는 무증상 보균자의 비인두다.
입안, 인·후두 안 분비물이 잠을 자거나 할 때 무의식적으로 기도로 미세하게 흡인되면서 균이 분비물과 함께 기도로 들어가는 게 가장 흔한 감염 경로다. 우리 몸의 여러 단계의 방어 작용에도 불구하고 균이 폐의 안쪽까지 들어와 폐포까지 들어오고 균이 증식되면, 주변에 있는 염증 세포들이 모여 염증 반응이 시작되고 염증반응의 부산물로 발열·가래 같은 폐렴의 임상증상이 유발된다.
Q. 폐렴 증상은?
폐렴의 주된 증상은 발열·기침·객담(가래) 등이며 오한, 흉부 통증, 호흡곤란이 동반되기도 한다. 그러나 호흡기질환의 5대 증상인 기침·객담·객혈·호흡곤란·흉통 등이 모두 나타날 수 있어 증상만으로는 폐렴과 다른 질환을 구분하는 건 어렵다. 폐렴환자는 호흡기 증상 외에도 두통·오심·구토·복통·설사·근육통·관절통 등이 나타난다. 객담은 흔히 누런색·녹색을 띠지만 암적색을 띠거나 객혈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비정형폐렴은 객담을 배출하지 않는 편이다.
고령층은 발열·기침·객담과 같은 전형적인 증상 없이 식욕부진이나 기운이 없고 의식이 처지는 등의 비특이적인 반응으로 내원한다. 고령층 폐렴은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므로 65세 이상이면서 평소와 달리 식욕·기력이 없으면 폐렴 여부를 검사해보는 게 권장된다.
Q. 폐렴 합병증은?
폐는 숨 쉬는 공간이기 때문에 염증이 심하면 자기 힘으로 숨을 쉴 수가 없다. 항생제 치료 후 회복할 때까지 기도에 기관을 삽관하고, 인공호흡기를 달아 기계 힘으로 숨 쉬어야 한다. 폐렴으로 인해 전신의 염증 반응이 조절되지 않고 장기부전이 발생하는 패혈증이 동반되면 사망할 수 있다.
Q. 폐렴 진단·치료는 어떻게 하나?
폐렴은 세균 감염 등으로 폐에 염증이 유발된 질환이므로 흉부방사선 검사상 새로운 폐 침윤이 있으면서 발열, 화농성 객담, 백혈구 증가 등의 염증성 반응을 보일 때 진단된다. 주로 폐렴에 합당한 임상적 증상과 함께 흉부 엑스레이·CT(컴퓨터단층촬영), 혈액 검사상 백혈구 수치, 객담 검사 등을 토대로 진단한다. 폐렴은 원인에 따라 항생제 복용으로 치료한다. 객담 검사 때 원인균이 검출되는 경우는 30%에 불과하고 균 검사에 3일 이상 걸리므로 대부분 균을 확인한 후 치료하기 보다는 경험적으로 항생제를 사용한다.
국내에서 가장 흔한 폐렴 원인균은 '폐렴구균'(전체 원인균의 40~50%)이다. 그래서 보통 경험적으로 폐렴을 치료할 때는 기본적으로 폐렴구균에 대한 항균력이 있는 항생제를 선택한다. 항생제는 임상적으로 안정을 보이면 5~7일 사용한 후 중단할 수 있다. 항생제를 오래 먹는다고 몸이 더 좋아지는 건 아니다. 다만 폐에 농이 차거나, 폐가 괴사하거나, 결핵으로 폐가 망가졌거나, 기관지확장증 같은 구조적 폐 질환이 있는 사람은 원인균이 다를 수도 있다. 항생제를 좀 더 오래 사용해야 할 수 있으므로 이를 고려해 치료 약·기간을 정한다.
Q. 폐렴 예방법은?
폐렴을 막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예방접종'이다. 폐렴에 걸렸을 때 중증으로 진행할 수 있는 65세 이상, 65세 미만이더라도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 면역저하자를 중심으로 예방접종이 권고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폐렴구균 백신은 '4종류'다.

△23가 다당질 백신으로 65세 이상 국민이 보건소에서 무료로 접종할 수 있는 백신 1종, 한 번 맞으면 면역력이 오래 지속되는 단백결합백신 3종(13가 단백결합 백신, 15가 단백결합 백신, 20가 단백결합 백신)이 그것이다. 그동안 13가 단백결합 백신과 23가 다당질 백신의 순차 접종을 권고했지만, 최근 15가 단백결합 백신과 20가 단백결합 백신의 국내 출시·승인이 완료돼 백신접종 권고안도 개정됐다.

자신의 접종 이력, 질병 상태에 따라 의사와 상의해 백신 종류, 접종 스케줄을 결정하면 된다. 백신은 폐렴구균만 예방하고, 30~50%의 유형만 예방하므로 전체적으로 백신으로 인한 모든 폐렴 예방률은 대략 20% 정도다. 하지만 백신을 접종하면 폐렴구균으로 인한 침습성 감염을 80% 이상 예방하고, 중증도·사망률을 많이 낮출 수 있다.

폐렴을 비롯한 호흡기감염증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하고 저렴한 방법은 손씻기다. 손을 잘 씻는 것만으로도 감기는 물론 폐렴까지 막을 수 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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