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배신자 한동훈 돕지 마라?…文때 나도 '배신자' 공격당했기에"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8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최재형(왼쪽)· 조경태 공동 선대위원장 등 캠프 인선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4.18/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최재형 전 국민의힘 의원은 한동훈 경선 후보를 돕는 건 자신 또한 '배신자' 프레임이라는 유령에 시달린 아픔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전지법원장, 서울가정법원장, 사법연수원장을 거쳐 문재인 정부 감사원장을 지내는 등 최고위 법관 출신인 최 전 의원은 21일 SNS를 통해 "저를 오랫동안 지지해 온 분들이 '윤석열의 배신자 한동훈을 돕는다니 한숨이 나온다. 한동훈을 돕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저를 아끼고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담은 문자를 보냈다"고 알렸다.

한동훈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최 전 의원은 "저도 문재인 정부 감사원장을 그만두고 나왔을 때도 '배신자'라며 엄청난 공격을 받았다"며 당시 '배신자'라는 유령에 무척 시달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간관계나 이념에 치우친 진영논리가 아닌 옳고 그름에 대한 상식과 양심을 지닌 많은 분이 지지해 줬다"며 그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최 전 의원은 "어떤 분들은 비상계엄은 잘못된 것이지만 우리 당 의원 전원이 반대했으면 탄핵소추는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탄핵소추에 찬성한 의원들을 배신자라고 비난한다"며 "이재명 후보 집권을 걱정하는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다.

하지만 "만일 헌법과 법률이 예정한 위기관리 시스템인 탄핵 절차로 넘어가지 못했다면 과연 우리 정치권이 대화와 타협으로 정치적 혼란을 종식시킬 수 있었을까 의문이다"며 "아마 정치는 파행에 파행을 거듭,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는 혼돈 속에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배신자론이 주류 담론이 된다면 가장 기뻐할 이들은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이다'는 지적도 있다"고 소개한 최 전 의원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며 배신자론을 사이에 두고 갈라서 있을 것이 아니라 이재명 집권을 막기 위해 손을 잡자고 했다.

그러면서 "제게 문자를 보내온 분께 '좌파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고 우리 후대에 자유와 번영을 물려주기를 바라는 우리의 마음은 하나라고 생각한다'는 답장을 보냈다"며 한동훈 후보 역시 이재명 집권을 막기 위해 나섰으니 배신자 프레임을 벗어 던져달라고 당부했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