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속속 불거지는 김건희 이상 행보들…대기업 연루설도
‘여사 민원 담당’ 직원 경찰 조사…통일교 이어 수사 확대되나
(시사저널=김현지 기자)
특검 정국이 시작되면서 상황은 1년여 만에 반전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한 달도 되지 않아 닻을 올린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채 해병)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정조준하고 있다. 지난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품가방 수수 의혹 등 여러 사건에서 수사망을 피한 김건희 여사는 이제 특검의 칼날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서울남부지검이 지난해 말부터 수사한 무속인과 종교단체가 얽힌 청탁 의혹도 추가됐다.
이런 가운데 시사저널 취재 결과 한 대기업도 김 여사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거론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여사가 대기업 측에 개인적인 여러 민원을 부탁했다는 취지다. 검찰 조사 단계에서 나타난 의혹 수준이지만, 특검이 향후 이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파헤칠지 주목된다. 전방위적으로 김 여사를 겨냥한 태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건진, 이권 위해 尹 부부 이름 내세웠을 수도"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는 지난해 말부터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윤석열 정부 시절 각종 이권에 관여한 의혹을 수사했다. 김건희 여사의 이름은 이 과정에서 등장했다. 통일교 전직 고위 간부 윤아무개씨가 전씨를 거쳐 김 여사에게 고가의 금품을 전달한 정황이 포착되면서다. 전씨의 처남 김아무개씨도 정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여기에 김 여사가 2022년 모 대기업 인사와의 자리에서 자신의 측근인 A씨를 가리키며 "잘 살펴봐달라"는 취지로 부탁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김 여사에 대한 추가 의혹도 조심스레 떠올랐다. 김씨 또한 평소 주변인들에게 해당 대기업의 계열사와 관련한 일을 할 것이라는 취지로 그 대기업을 거론했다고 한다.
이는 현재까지 검찰 조사 단계에서 나온 의혹 수준이다. 다만 향후 특검의 수사 성과에 따라서는 대기업 관련 논란도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 특검법상 기업들이 김 여사의 코바나컨텐츠 관련 전시회에 뇌물성 협찬을 제공한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기 때문이다. 경찰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다. 경찰은 6월25일 직권남용 건으로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관계자 B씨를 불러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윤 정부에서 김 여사의 민원 처리를 주로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대 대통령선거 때 윤 전 대통령 캠프의 핵심 인사로도 알려졌다. B씨는 경찰 조사와 관련한 시사저널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주목하는 배경은 청탁 문제가 더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김씨가 김 여사와 얽힌 대기업 계열사와의 협업을 토대로 술 접대 등을 받았다는 진술도 검찰에서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윤 정부 대통령실은 2022년 전씨 일가가 해당 기업을 포함해 여러 기업을 상대로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관계를 과시했다는 첩보를 받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공직기강비서관실 측이 전씨 측에 수차례 경고했다는 것이다. "전씨 일가가 이권을 챙기기 위해 대통령과 김 여사의 이름을 일부러 내세웠을 가능성이 크다"고 복수의 정치권 관계자가 말하는 배경이다.
이를 고려해서인지, 전씨 사건을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측도 전씨를 '브로커'로 잠정적으로 보고 있다. 전씨가 검찰에 진술한 대로 기도비로만 현금을 챙긴 게 아니라, 공천 개입이나 사건 무마 등 명목으로 '뒷돈'을 받아 생활한 게 아니냐는 취지다. 6·3 대통령선거 직후 특검 정국이 본격화하면서 공은 이제 민중기 특검팀으로 넘어갔다. 전씨 사건 수사팀 일부도 특검에 파견돼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특검은 전씨 사건 외에 김 여사와 관련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도 들여다볼 예정이다.

특검, 통일교 윤씨 넘어 한학자 수사 가능성
이뿐만이 아니다. 전성배씨 사건에서 김건희 여사의 이름을 띄운 통일교 관련 수사가 관건이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舊 통일교, 이하 가정연합) 세계본부장을 지낸 윤아무개씨는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전후 전씨를 거쳐 김 여사에게 고가의 금품 등을 전달한 것으로 지목됐다. 문제는 윤씨가 '왜' 이처럼 행동했느냐다. 검찰 측은 윤씨가 교단 역점 사업 추진 과정에서 윤 정부의 도움을 받기 위함이라고 보고 있다. 가정연합 측은 윤씨의 개인적인 판단이라며 교단과 선을 긋고 있다. 6월20일에는 윤씨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고 출교 조치까지 했다. 그러나 윤씨는 '한학자 총재의 결재를 받고 한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상사이자 한 총재 비서실장 정아무개씨에게도 책임을 묻고 있다.
실제로 정씨가 김 여사 관련 청탁 의혹에 관여된 정황도 포착됐다. 검찰은 앞서 윤씨 측근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분석한 결과, 정씨가 윤씨 측에게 구체적으로 지시한 내용이 드러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여사에게 전달할 선물과 관련해 "ㅇㅇㅇㅇ을 통하라"라고 보낸 메시지가 단적인 예다. 검찰 측은 나아가 한학자 총재를 비롯한 가정연합 측 고위 간부의 해외 원정도박 자금 의혹도 살펴본 바 있다(시사저널 6월20일자 「[단독] '김건희 특검' 뜨자 통일교 원정도박 자금 추궁 나선 검찰」 참조). 현재까지 명품가방 등 금품에 국한됐지만, 수사 상황에 따라서는 자금 문제로도 비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 20대 대선 당시 당선 축하금 등의 돈이 지출됐다는 교단 내부자들의 이야기도 존재한다.
공을 넘겨받은 특검이 향후 한 총재 등 윤씨의 '윗선' 수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실제 한 총재와 정씨 등 일부 교단 고위 간부에 대한 출국이 금지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조만간 이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윤씨의 직속 상관이자 한 총재를 대신해 자금 처리 등 주요 업무를 지휘한 정씨가 우선 조사 대상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한 윤씨가 정씨를 필두로 가정연합 측을 상대로 폭로전을 예고한 상황이다. 앞으로 정씨와 한 총재 등 가정연합과 관련한 추가 의혹이 나올지도 주목되고 있다.
가정연합 측은 이와 관련해 한 총재 등의 출국 금지는 사실 무근이며, 한 총재 등이 특검의 주요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허위 사실에 기반한 무리한 논리 전개"라고 6월27일 알려왔다.
전씨에서 비롯된 김 여사 관련 전방위적 수사의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서울남부지검이 지난해 가상자산 관련 사건을 수사하던 중 한 사업가와 전씨의 수상한 자금 거래내역을 파악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이후 전씨가 2018년도 지방선거 예비후보자들에게서 공천헌금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포착해 지난 1월 전씨 등을 재판에 넘겼다. 윤씨 등 가정연합 관련 의혹 등도 전씨의 휴대전화, 이른바 '법사폰'을 통해 드러나게 됐다. 전씨의 윤 정부 인사 개입, 특정 사건 무마 등 추가 의혹과 관련한 진술도 일부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김 여사의 코바나컨텐츠 고문,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 상임고문 등을 지냈다.

압박 조여오는 특검 칼날…김건희 측 "특검 조사 응할 것"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민중기 특별검사(특검)팀의 정면 수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민 특검팀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에서 검찰의 칼날을 피했던 김 여사를 겨냥한 수사에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법조계는 주목하고 있다. 윤 정부를 정조준하는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팀' 가운데 김 여사 사건은 그간 검찰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는 게 법조계와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비판이다.
민중기 특검팀의 주요 수사 대상은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등의 청탁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등 16개 사안이다. 7월 본격적인 수사를 앞두고 특검팀은 수사 인력을 구성했다. 특검과 특검보 4명, 파견검사 40명, 파견 공무원 80명 및 특별수사관 80명 등이 팀에 합류한다. 최대 205명이다. 검찰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김 여사 관련 사건 이첩을 요청한 상황이다.
법조계는 여러 사건 중 김 여사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舊 통일교, 이하 가정연합) 관계에 대한 수사를 주목한다. 전씨를 거쳐 김 여사에게 명품가방 등을 건넨 혐의를 받는 윤아무개씨(전 가정연합 세계본부장)가 폭로전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씨가 가정연합과 윤 정부와 관련해 유의미한 진술을 한다면, 특검 수사가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윤씨의 상사인 한학자 총재 비서실장 정아무개씨, 나아가 한 총재까지 소환조사를 받을 가능성도 점쳐졌다.
최대 관심사는 김 여사의 소환조사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고검, 명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등의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은 바 있다. 김 여사는 지난해 7월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한 최재영 목사와 관련한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해서는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 조사에 응한 적은 있다. 당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사전 보고를 하지 않아 '총장 패싱'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내란 특검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에 나서는 등 3대 특검의 압박이 조여오자 김 여사 측에서도 "특검 조사에 응할 것"이란 입장을 내놓고 있다. 특검 수사에 대비하기 위해 변호인단 구성에도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조만간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김 여사도 특검 앞에 모습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김 여사는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다.
민중기 특검팀도 자금 추적 인력을 보강하는 등 본격 수사에 앞서 채비에 들어갔다. 한국거래소와 예금보험공사, 금융감독원, 국세청 등 기관에도 파견을 요청한 상태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한 본격적 조사 움직임도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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