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상권에 돌아온 외국인…롯데·신세계 본점 새단장 맞대결

임재우 기자 2025. 4. 20.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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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맞수인 롯데와 신세계가 최근 백화점 본점을 잇달아 새단장(리뉴얼)하는 등 명동 상권을 두고 정면 대결을 펼치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은 최근 연달아 명동 본점 새단장에 나섰다.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롯데·신세계백화점의 본점이 나란히 위치한 명동 상권은 외국인 의존도가 높아 그동안 부침이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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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문을 연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더 헤리티지’. 신세계백화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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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맞수인 롯데와 신세계가 최근 백화점 본점을 잇달아 새단장(리뉴얼)하는 등 명동 상권을 두고 정면 대결을 펼치고 있다. 내수 침체로 외국인 매출 비중이 커지면서,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뒤 돌아온 외국인으로 북적이는 명동이 핵심 상권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은 최근 연달아 명동 본점 새단장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본점 신관 건물을 ‘디 에스테이트’로 새롭게 개선한 데 이어, 지난 9일에는 10년 전 사들인 옛 제일은행 건물을 원형에 가깝게 복원해 ‘더 헤리티지’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하반기에는 본관 건물도 ‘더 리저브’라는 이름으로 바꿔 문을 연다. 2021년부터 꾸준히 본점 매장을 새단장해온 롯데백화점 역시 지난달 말 영플라자의 운영을 중단하고 전면 개보수에 들어가는 것으로 맞불을 놨다.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롯데·신세계백화점의 본점이 나란히 위치한 명동 상권은 외국인 의존도가 높아 그동안 부침이 적지 않았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과 코로나19 유행이 수년 간격으로 이어지면서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탓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1979년 개장 뒤 40여년간 전국 매출 1위 점포였다가 사드 사태로 인한 중국 관광객 급감 타격을 입은 뒤 2017년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처음 1위 자리를 내줬고, 코로나19가 유행 중이던 2021년에는 잠실점에 롯데백화점 1위 점포 자리도 내줘야 했다.

하지만 내수침체로 외국인 매출 비중이 커지면서, 백화점 업계 역시 다시 시선을 명동으로 돌리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리테일 시장 보고서’를 보면, 코로나19 유행 시기 50%를 넘었던 명동의 공실률은 지난해에는 4.40%으로 줄어들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명동 본점을 찾은 외국인의 매출 신장률은 2023년에는 전년대비 514%, 2024년 458% 폭증했다.

두 회사 모두 점포 새단장의 핵심은 쇼핑·식음·문화생활이 동시에 가능한 ‘타운화 전략’이다. 기존에 ‘유커’가 주류였던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명품에 치중돼 있었다면, 최근 개별화된 관광객들은 미디어에서 봤던 한국 문화를 경험하는 데 관심을 두는 등 ‘체험형 소비’를 즐기기 때문이다. 백화점보다 올리브영·다이소에 우선 들리는 외국인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서라도 점포의 기능을 확장해 최대한 ‘가볼 만한 장소’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신세계백화점은 ‘디 에스테이트’에 김수사·광화문국밥 등을 입점시키는 등 식음료 매장을 대폭 강화했고, ‘더 헤리티지’에는 전통 기프트숍과 한국식 디저트 매장도 조성했다. 롯데백화점은 새단장할 공간을 패션·푸드·라이프스타일 등 케이(K)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꾸밀 예정이다.

4월 전면 개보수에 들어간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 롯데백화점 제공

소매 판매의 대세가 이커머스로 넘어간 뒤 어려움에 부닥쳤던 롯데와 신세계는 각 회사의 매출 1위 점포인 잠실점과 강남점에서 이런 전략의 성과를 봤다. 두 점포는 쇼핑·식음료·문화·숙박 기능이 밀집해 시너지를 낸 것으로 평가받는 대표적인 ‘타운화’ 매장들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 역시 단순 구매를 넘어 체험할 요소가 있어야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다. 타운화 전략은 외국인뿐만 아니라 강북 소비층을 동시에 노린 다목적 포석”이라고 짚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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