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자도 없는데 "방위비 더"?…트럼프 '뜬금포'에 선그은 이시바

김종훈 기자 2025. 4. 1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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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에 돌입한 미국과 일본이 주일미군 방위비 분담과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건을 두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불공정 무역 주장을 앞세워 부과하려는 관세가 명분일 뿐 여러 현안 전체가 협상 대상임을 시사하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갑자기 직접 나와 방위비 문제를 꺼낸 데 대해 일본에선 불편해 하는 반응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브리핑에서 "US스틸이 미국에 남았으면 한다"며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이번 관세 협상 대상으로 삼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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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에 돌입한 미국과 일본이 주일미군 방위비 분담과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건을 두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불공정 무역 주장을 앞세워 부과하려는 관세가 명분일 뿐 여러 현안 전체가 협상 대상임을 시사하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갑자기 직접 나와 방위비 문제를 꺼낸 데 대해 일본에선 불편해 하는 반응이 보인다. 다음 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방미를 앞둔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 무역 파트너들은 일본 협상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로이터=뉴스1

18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이날 참원 본회의에서 주일미군 주둔비 분담 문제에 대해 "양국 합의에 근거해 적절히 분담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둔비 분담은 관세 협상에서 양보할 문제가 아니라고 재차 선을 그은 것이다.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와 직접 관련 있는 나카타니 겐 방위상은 "관세와 방위비 부담 방식은 별개 문제"라고 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지난 16일(현지시간) 협상을 몇 시간 앞두고 갑자기 예고한 대로 협상장에 직접 나와 미국산 자동차 수출 확대를 위한 무역장벽 완화, 미국의 대일본 무역적자 해소와 함께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제기했다. 일본 협상단 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일본이 2022년부터 연평균 2110억엔(2조1000억원)씩 분담 중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분담금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협상단에는 방위비 관련 주무부서인 방위성 관계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일본 입장에서는 갑자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이 문제를 꺼낸 것은 허를 찔린 셈이다.

TV아사히에서 일본 정부 관계자는 방위성 직원이 동행한다면 분담금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도 좋다는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나카타니 방위상은 이와 관련해 미국의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협의를 했지만 구체적인 미국 측 요구가 없었다"고 밝혔다. 협상 이전 사전에 실무진 사이 논의되지 않은 내용을 트럼프 대통령이 덜컥 꺼낸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일본 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 이후 장관 간 회담에서는 방위비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상호관세를 90일 미루고 일본과 공개적으로 대화하며 협상전을 시작한 미국은 빠른 결실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을 만나서는 "일본과의 협상이 최우선"이라고 한 것으로 전해지고, 다음 주 현지에서 협상을 시작할 한국도 협상을 이루려는 우선순위에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쫓기는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17일(현지시간) 그는 무역협상 관련해 "모든 국가가 우선순위에 있다"면서도 "서두르지는 않겠다"고 언론 앞에서 말했다.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백악관 홈페이지

첫 협상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문제도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브리핑에서 "US스틸이 미국에 남았으면 한다"며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이번 관세 협상 대상으로 삼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인수건에 대한 그의 입장은 계속 오락가락하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 무역협상을 개시한 일본의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18일 귀국해 "미국의 관세 조치는 매우 유감이며 잇따른 조치를 재검토할 것을 강력 요청하는 등 할 말을 했다"고 밝혔다고 NHK 등이 전했다. 일본 역시 90일 유예기간 안에 상호관세 등 문제를 풀기를 원하지만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생각이다.

AP통신은 "일본은 미국과 공개 협상을 시작한 첫 국가"라며 "(회담 결과가) 트럼프 행정부와 의미 있는 협상을 이룰 수 있느냐를 보여주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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