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세상 증오하며 자란 李, 소통하면서 살아온 나… 이번 대선은 양자택일”

김형원 기자 2025. 4. 17.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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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대선 주자 인터뷰] 홍준표 前 대구시장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15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홍 후보는 “(본선) 후보가 되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뿐만 아니라 민주당 계열 비명 인사들도 모셔와 대선을 치르겠다”고 했다./ 조인원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15일 본지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은 홍준표 정권이냐, 이재명 정권이냐 양자택일의 선거”라며 “집권하면 개헌으로 제7공화국을 열고, 정책의 중심은 오로지 국익에만 둬서 좌우 국민 통합을 이루겠다”고 했다. “마지막 도전”이라며 대구시장직을 내려놓고 경선에 출마한 홍 후보는 “까막눈 우리 엄마처럼 착한 사람이 잘사는 나라 만드는 것이 내 마지막 꿈”이라고 했다. 홍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경선 후보를 겨냥해 “홍준표는 누구보다 험난한 유년을 보냈지만 누구처럼 증오로 성장해오지 않았다”고 했다. ‘반(反)이재명 빅 텐트’ 구성을 제안한 홍 후보는 “내가 국민의힘 후보로 결정되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민주당의 비명(非明) 인사들을 모셔올 것”이라고 했다.

−본선을 포함해 세 번째 대선에 도전하는데.

“87체제의 사명은 민주화 완성으로 끝났다. 이제는 체제 정비를 통해 대한민국이 제7공화국 선진 대국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다. 내가 집권하면 그 즉시 개헌 추진단을 띄우겠다. 까막눈 우리 엄마처럼 착한 사람이 잘사는 나라 한번 만들어 보는 것이 내 마지막 꿈이다. 열심히 일하고, 착한 사람들이 존중받는 그런 정상적인 사회가 되어야 한다.”

−‘착한 사람이 잘사는 나라’란 꿈을 꾸는 이유가 있나.

“내 아버지는 무학(無學), 어머니는 문맹(文盲)이었다. 그 시절 우리는 참 힘들게 살았다. 누구보다 어려웠던 시절이지만 어머니는 남을 원망하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만 가르쳤다. 내 인격은 평생 착하게 사셨던, 지금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통해 형성됐다. 지금도 가장 존경하는 사람을 꼽으라면 까막눈 우리 엄마다.”

−어려운 형편에서 유년을 보낸 건 이재명 후보도 비슷한데.

“그런데 이 후보는 ‘애들을 때려보고 싶어서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고 하지 않았나. 또 ‘권력은 잔인하게 써야 한다’고도 했다. 어릴 때부터 그런 심성을 가지고 성장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선 안 된다. 홍준표는 세상을 증오하면서 성장하지 않았다. 권력은 잔인하게 쓰면 안 된다. 권력은 국민 통합을 위해서 써야 한다.”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에도 출마했는데.

“박 대통령이 탄핵되고 내가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선출되면서 당원들에게 ‘우리 이제 숨지 맙시다’라고 했었다. 그 당시 우리 당 지지율이 4%였다. 하지만 이번엔 양상이 다르다. 2017년 탄핵은 보수 우파 진영에 대한 탄핵이었지만, 이번에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에 맞서고 있지 않나. 국민이 이번 탄핵은 본질을 윤 전 대통령 개인에 대한 탄핵으로 인식한다는 뜻이다. 해볼 만하다. 아직 50일이나 남아 있다.”

−이재명 후보를 ‘양아치’라고 하는 건 과한 표현 아닌가.

“이 후보가 실제로 양아치 짓을 많이 하지 않았나. 내가 ‘양아치’라고 수십 번도 더 말했지만 민주당에서 아무 반응이 없다. 실제로 양아치이기 때문에 반박하지 못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막말이라고 하겠지만 점잖게 타이를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는 양아치가 아니다. 양아치는 거칠게 다루어야 한다.”

−그래도 이 후보 지지도가 가장 앞서 있는데.

“지금은 탄핵 직후여서 (지지도 구도가) ‘이재명 일극 체제’가 된 측면이 있다. 진영 논리의 결과라고 본다. 지금 여론조사에 잡히는 지지율은 강성 지지 집단이 견인한 것이다. ‘우리 진영 사람이라면 전과 4범이어도 좋다. 온갖 중범죄로 5건이나 기소되어도 좋다’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과연 국민의 절반을 넘을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반(反)이재명 빅 텐트 구성을 제안했는데.

“대선 후보 중심으로 반명(反明) 빅 텐트를 펼치자는 얘기다. 내가 국민의힘 후보가 되면 당무(黨務) 우선권을 행사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뿐만 아니라 민주당 계열 비명(非明) 인사들도 모셔와 대선을 치를 것이다. 그렇게 되도록 만드는 것이 정치력이다.”

−국민의힘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12·3 비상계엄은 정치적 미숙으로 벌어진 일이다. 계엄이 아니라 정치로 풀었어야 할 문제였다고 본다. 지금은 윤 전 대통령께서 좀 억울하시더라도 참고 견디는 세월을 보냈으면 좋겠다. 국민의힘 경선에 응원도, 개입도 하지 말고 자중해주셔야 할 때다.”

−개헌에 대한 구상은.

“미국식 4년 중임제와 정·부통령제로 권력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 대통령 궐위 시에 임명직인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는 지금의 제도는 변칙적인 것이다. 의회도 상·하원 양원제로 바꿔야 갈등 조정이 원활해진다. 집권하자마자 개헌추진단을 띄울 것이고 바로 국회와 개헌 협상에 돌입하겠다. 2026년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한다는 구상이다. 2028년 신(新)헌법으로 총선을 치르고, 2030년에 첫 중임제 대통령이 선출되도록 하겠다.”

−국민 통합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좌파와 가장 소통이 잘되는 사람이 홍준표다. 나는 모든 정책의 중심을 국익(國益)에 두면서 좌파냐 우파냐 가리지 않는다. 과거 내가 공약했던 ‘반값 아파트(토지임대부 분양주택)’는 좌파 정책이었다. 내가 집권하더라도 거대 야당 민주당은 그대로다. 민주당을 대화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 정치 세력 청산은 정권이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선거로 하는 것이다.”

−‘한덕수 대선 등판론’은 어떻게 생각하나.

“몇몇 철딱서니 없는 의원들이 띄우는 것 아닌가. 일고의 가치도 없다. 한 대행이 뛰쳐나오면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대행의 대행을 맡을 텐데 그걸 국민이 납득하겠나. 이번 대선은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다. 그 정권에서 총리를 한 사람이 출마한다는 것은 반(反)상식적이다.”

−일각에서 거론하는 ‘명태균 리스크’는 문제없나.

“이재명 후보는 이미 전과가 4범이다. 기소된 5건도 중범죄다. 매일같이 재판받으러 다니는 사람이 유력 대선 후보라는 민주당에서 (명태균이 나의) ‘여론조사비를 대납했느냐 안 했느냐’ 문제 삼는 건 코미디다. 그쪽에서 김동연·김경수 후보가 대선 후보로 뽑히고 나서 그런 이야기를 한다면 (명태균 리스크를) 다시 생각해 보겠다.”

−국민의힘 경선 전망은.

“앞으로 다른 후보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선거는 내가 잘해야 한다. 경선은 즐겁게, 본선은 치열하게 치르겠다.”

☞홍준표

경남 창녕 출신으로 대구 영남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로 임관했다. 무학(無學)인 부친과 문맹(文盲)인 모친을 생각하며 법조인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1992년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 시절 슬롯머신 사건을 수사하며 일명 ‘모래시계 검사’로 이름을 알렸다. 1996년 김영삼 대통령이 이끄는 신한국당에 입당해 그해 4월 15대 총선 때 서울 송파갑에서 당선됐다. 국회의원을 5선 했고, 경남지사·대구시장을 지냈다. 2017년 자유한국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해 2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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