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마지막 1년 더!”를 외친 WKBL의 레전드 김정은,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박종호 2025. 4. 16.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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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도 오래도록 선수 생활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김정은(179cm, F)은 부천 하나은행을 넘어 WKBL 그리고 한국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지난 2024~2025시즌에도 평균 9.3점 6.8리바운드 2.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건재함을 선보였다. 또, WKBL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가 됐다. 누구보다도 의미있는 시즌을 보낸 김정은이다.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룰 것은 다 이뤘기 때문. 그러나 여전히 하나은행은 김정은이 필요했고, 김정은 역시 코트 위에서 ‘1년 더’를 외쳤다.

김정은은 본지와 통화에서 “구단에서 잘해주셨다. 이제는 정말 잘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번 시즌은 진짜 '1년'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정말 마지막이다. 이 1년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라며 “사실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뛰었다. 남편과 가족들도 ‘이번이 마지막이겠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팀 성적이 좋지 않았다. ‘정말 이렇게 은퇴해도 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꼴찌를 했다.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았다. 시상식장에서도 갑작스럽게 질문을 받았고, 가족들과 상의해야 할 부분도 있었다. 그리고 진짜 마지막 1년 더 하기로 결정했다”라며 재계약의 이유를 설명했다.

한 시즌을 더 치르기로 한 김정은의 가장 큰 과제는 팀의 ‘리빌딩’ 완성이다. 새롭게 합류한 이상범 하나은행 감독과 팀의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야 한다. “하나은행에 돌아올 때, 단순히 나 혼자 잘하겠다는 생각으로 오지 않았다. 친정팀에 온 만큼, 팀원들과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었다. 때로는 쓴소리도 했고, 좋은 말도 했다. 그런 부분을 후배들이 고맙게 생각해준다. 오히려 내가 더 고맙다. 후배들의 마음도 이번 결정을 내리는 데 영향을 줬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은 휴가 중이라 모든 선수들을 만나지는 못했다. 그래도 ‘잘 마무리할 수 있게 너희도 언니를 도와줘야 한다’는 말을 전했다. 물론 내가 더 잘해야 한다. 성적이 이렇게 된 데에는 고참들, 특히 나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코칭스태프가 전면 교체되면서 어려움도 있었고, 감독님과 선수들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잘 해내야 한다고 느낀다”라고 덧붙였다.


또, 새로운 감독 이 감독을 언급하자 “감독님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나를 필요로 하신다고 하셨다(웃음). 감독님은 리빌딩이 무조건 어린 선수들만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신다. 고참들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말씀하셨고, 그 부분에 나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진짜 더 잘하고 싶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감독님도 첫 시즌이기 때문에, 내가 얼마나 힘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반응했다.

2006시즌 데뷔한 김정은은 코트 위에서만 벌써 19시즌을 보냈다. 리그 최고참이다. 또, 김정은보다 어린 선수들이 은퇴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경은(신한은행)이 은퇴를 한 후 신한은행 코치로 갔다. 또, 김정은과 2살 차이가 나는 최윤아 감독은 신한은행의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이에 대해서는 “아직도 이상한 느낌이다(웃음). 내년에도 유니폼을 입고 뛸 것 같은 기분이다. 아마 코트 위에 서봐야 실감이 날 것 같다. 두 분 다 같이 선수 생활을 했었다. 이상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하지만 ‘나도 이렇게 나이가 들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계속해 “무엇보다도 박정은 감독님이 이번에는 우승도 하셨다. 그러면서 우리 후배들에게 또 하나의 길을 열어주신 것 같다. 사실 여성 지도자가 나오기 힘들다는 편견이 있었다. 그러나 박 감독님과 최 감독님이 그런 편견을 깨주셨다. 후배로 감사하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정은에게 ‘후배들을 위한 한마디’를 부탁하자 “‘반복에 지치지 마라’는 말을 자주 한다. 허예은 선수가 그 이야기를 듣고 감명을 받았다고 하더라(웃음). 내가 대단한 선수는 아니지만, 그런 한마디가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다. 나도 어느덧 20년 차다. 늘 똑같은 패턴으로 시즌을 치르기 때문에, 사실 반복이 가장 힘들다. 하지만 프로 세계에서는 그 반복을 이겨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치면 진작에 은퇴했을 것이다(웃음). 후배들도 오래도록 선수 생활을 이어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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